Alfons Mucha, Winter Night



프라하에서 무하 박물관에 갔을 때 저 그림이 한쪽 벽을 다 차지하면서 크게 걸려있는 걸 봤다. 무하의 평소 그림체에 익숙했던 나는 그림의 크기와 단순함과 색감에 압도되었다. 짙푸른 청색의 어둠 속에 앉아있는 여인의 실루엣. 하얀 눈밭. 저 여인은 무엇 때문에 저러고 있는 것일까. 많은 상상력과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바흐도, 헨델도, 비발디도, 모짜르트도, 브람스도, 슈베르트도, 슈만도, 멘델스존도, 프랑스 낭만곡도, 쇼팽도, 리게티도, 야나첵도, 바르토크도, 퍼셀도, 브리튼도, 엘가도, 쉬츠도, 르네상스 시절의 이름모를 이들의 폴리포니도, 중세음악도 다 필요 없는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오로지 베토벤 밖에 없다.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데는 베토벤밖에 없다. 정말로. 위에 언급한 모든 이들의 음악을 다 사랑하지만, 그리고 사랑할 수 있지만, 인간의 내면 깊숙하게 침잠해들어갈 수 있는 건 정말 베토벤밖에 없다. 그 자신이 그렇게 바닥을 치고 올라온 사람이었기에.


내가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해서 이 곡들을 칠 수 없는 건 피아노에게는 다행이다. 칠 수 있었다면, 피아노줄 몇 개는 끊어먹었을지도 모른다. 1시간 반 동안 씩씩대며 지치도록 걸어대도 풀리지 않는 건 어쩌면 피아노 줄이 끊어져도 풀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Beethoven Piano Sonata 

No.23 Op.57 in F minor

"Appassionata"

3. Allegro ma non troppo

Wilhelm Backhaus, piano

1969년 4월 제네바 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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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Piano Sonata 

No.14 Op.27 No.2 in C Sharp minor

"Moonlight"

3. Presto agitato

Wilhelm Backhaus, piano

1958년 10월 빈 실황

Posted by 리히테르


Beethoven, Piano Sonata No.21 op.53 Waldstein 

3.Rondo Allegretto Moderato

Louis Lortie, piano



안드라스 시프의 강연을 다시 들어봐야 할 것 같지만... 나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치는 사람도 꽤나 피곤하게 하는 1악장의 도입부와 달리, 양손 교차 신공으로 나아가는 3악장은 꿈결같이 부드럽게 시작한다. 막판에 휘몰아치는 프레티시모 Pretissimo Coda 에 이르기까지, 이 꿈결같은 주선율은 계속 발전해서 정말이지 극적으로 고조된다. 어쩌다가 받은 악보가 베토벤의 자필 악보인지라... 한 번 올려본다. :) 뭘 듣든지간에 항상 바흐 아니면 베토벤으로 돌아와서 이것 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듣는데도 그 반복 반복 마다 다른 곡에 이끌리게 되는 참으로 신기한 작곡가들, 신기한 곡들.



어차피 악보는 집에 빈 원전판으로 전곡 한 질을 가지고 있었고, 듣기엔 쉽게 들려서 한 번 쳐보고 싶은 욕심에 악보 펴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가 호되게 당했다. 도입부는 그렇다 치고 2, 3번 손가락으로 트릴 계속 하면서 새끼손가락으로 주선율을 쳐야 하는 건 내 수준에선 묘기에 가까웠으니까. -_-;; 베토벤 중기 곡들은 정말 "피아니스틱" 하다더니, 정말인 것 같다. 사실상 베토벤은 모짜르트와 달리, 연주자든 작곡가든 이전에 귀족의 후원 하에 종속된 존재가 아닌, 근대적인 의미를 지닌 "전문 직업", 즉 프로로서의 음악가라는 지위를 서서히 잡아가던 참이었으니, 그만큼 곡 자체가 프로페셔널한 피아니스트에게 맞게 작곡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줍잖은 실력으로 덤볐다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다는 거지. 내 귀에 쏙 들어오게 쳐 주시는 수많은 연주자들께 그저 감사드릴 따름.


루이 로르티는 프랑스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59년생.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 변주곡인 에로이카 변주곡으로 상 받았다는데, 그저 꼭 한번 그걸 들어봐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ㅎ 이 사람 음반은 베토벤 말고 다른 걸 들어보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쭉 들어보니 차갑고 똑 부러지기보다는 온화하고 따뜻한 음색이다. 파란색에서 빨간색까지의 스펙트럼을 그려 놓았을 때, 폴리니가 파란색 쪽이라면, 이 사람은 그보다는 빨간색 쪽이라고 느꼈다.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포근하달까. 내 취향엔 꽤 잘 맞는 연주였다. 지금 한창 전성기로 활동하는 분이라, 이것 저것 다방면에서 고르게 음반을 내 주고 계시니 들어보고 싶은 곡들은 종종 사서 들어보게 될 거 같다. 


유투브 동영상은 바렌보임 연주. 그닥 좋아하는 연주자는 아니지만, 잘한다 +_+


동영상이 앞부분이 좀 잘린 것 같은 느낌인데, 저 속도로 봐서는 연주시간이 10분을 넘어갔을 것 같으니, 앞쪽 반복구를 자른 것 같습니다. 유투브의 경우 구독자수가 많지 않으면 10분이 넘는 영상은 안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니. 




음악만 올리기엔 허전하므로.


요즘 맛있는 빵집을 몇 개 발굴해서... 빵 사진 올려드립니다.

좀 맛있어 보이죠? 위꼴사 죄송합니다 ㅋㅋㅋ





Posted by 리히테르


Sviatoslav Richter, piano

개인적으로 꽤나 좋아하는 슈베르트 소나타. 다소 무겁고 쳐지는 주제 사이사이에 낀 아기자기한 발전부들이 마음에 들어서. ㅎㅎㅎ 거기만 따서 벨소리 만들고 싶다 :)

물난리 난 곳, 빨리 복구되고, 회복되기를-
사는 곳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라, 오며 가며 목격한 가족들의 말로는 정말 끔찍하다고.
산이 없어졌다고. 하아...



이런 하늘을 다시 보여줘.



Posted by 리히테르



이 곡의 3악장은 모짜르트의 터키 행진곡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의 1악장은... 방금 전에 모짜르트 클라리넷 오중주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시드니 폴락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나옵니다. 어떤 장면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으세요? 로버트 레트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음악에 맞춰 주위에서 춤 추던 장면입니다... :) 사실 전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보다 이 장면의 이 음악이 더 좋았습니다. 결말을 알면, 더 슬프게 들리는 음악이었지요.

음반에서 추출하려고 하니 길이가 긴 곡 (14분) 이라 대부분 둘로 나뉘어져 있네요. 변주곡이기도 한 데다가, 실제 곡의 분량 자체는 그렇게 길지가 않은데, 반복을 다 지키다보면 길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잉그리드 헤블러의 음원을 추출하려고 했지만 너무 용량이 크네요. 아쉽습니다. 퍼다놓은 유튜브 링크는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연주입니다.


Part I


Part II

Posted by 리히테르
+) 간만에 듣고 싶어서 위로 끌어올리고 트위터 발행.

2009.6.27. 작성됨

참 맑고 청명한 음악. 음악도 음악이거니와
아마도- 미켈란젤리가 치니까 이런 소리가 나는 게야.
라고 생각한다.

이거 들은 음반 폐반인데... 참 아쉽다. 재발매 안 하나?
나도 어떻게 어떻게 여기 저기 뒤져서 어렵게 구한 것인데...

^_^

요새 마음이 너무 흙탕물 같았는데... 음악이 너무 좋다.
간만에 맘에 드는, 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그림 하나.


Meadow flowers.
들판에서 꽃을 따 온 모양이다. 꽃병에 막 꽂힌 듯한 꽃이
향기가 좋은지, 눈을 감은 여인.
참 곱다. 향기가 그림 밖으로 풍기는 것 같아.




Baldassare Galuppi
Piano Sonata No.5 in C major
1. Andante

Piano,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Posted by 리히테르


Deiter Zechlin, piano
1969년 녹음.


앞서 올린 2번 4악장에 이어지는 곡이다.
베토벤 초기 소나타인  op. 2의 세 곡은 모두 당시 음악계의 지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인물, 하이든에게 헌정되었다.

때문인지, 모짜르트-하이든에서 보이는 고전적인 특성이 상당히 잘 드러나있는데,
베토벤답게 그냥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귀족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스케일이 꽤 크다. 특히 이 3번 1악장은 협주곡을 연상 시킬 정도이다.

연주자인 디히터 체흘린은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주로 활동했던 독일의 피아니스트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피아노계의 보물이라고 하던데, 나도 근래에 음반이 나와서 처음 알았다.
그의 슈베르트를 들어보고 몹시 마음에 들어했었는데
SnC 의 핑가몽께서 이 사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아주 입에 침이 마르게 극찬을 하길래
속는 셈... (ㅠ_ㅠ 여기에 넘어간 게 한두번이 아니지만...) 치고 들어보았다.

역시 핑가몽의 추천은 여러 사람 감동시키는 데가 있다.
그분의 뽐뿌질에 넘어가도, 밑져야 본전이다. 참 예민한 귀를 가진 분이다.

정통 독일 피아니즘의 엄격함과 단정함, 그리고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다이나믹.
뭔가 절묘할 정도로 60년대의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피아니즘과
80년대 이후의 현대적이고 깔끔함을 중시하는 모던 피아니즘의 경계를
왔다 갔다하는 외나무타기의 긴장감.

상당히 매력적인 연주다.
켐프와 비슷한 스타일인것 같은데, 극명한 다이나믹은 오히려 오피츠와 닮았다.
연주의 다이나믹이, 흡인력을 몇 배로 강화시키는 듯 하다.
오피츠의 60년대 버젼이라고나 할까.

간만에 맘에 맞는 연주를 들어서 기분이 완전 좋음...
으그 으그... -_- 학회 가서  피아노 연주 듣고 오더니 필 받았다...



Martin John, Manfred & Alpine Witch


Posted by 리히테르


Beethoven, Piano Sonata Op.2 No.2 in A major
4. Rondo, Grazioso

Emil Gilels, piano


Grazioso는, 우아하게, 라는 뜻이다.
내가 처음으로 쳤던 베토벤 소나타는 비창 2, 3악장과 월광 1악장,
그리고... 템페스트 1악장과 3악장이었다.
비창 3악장과 템페스트 3악장과 눈물 나게 고전을 겪은 끝에
도전해 본 첫 초기 소나타.

단조 보다는 장조를 좋아하고
악장의 빠르기 대신에 붙은 이 '우아하게'란 수식어가 참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던 곡인데, 이 곡에 이어서 배웠던 3번 1악장도 그렇고 이 곡도 그렇고
죄다들 악보가 10페이지가 넘는 긴 곡이었다. 쯧, 내공 하고는.... -_-+
배우면서, 곡도 까다롭고 길이도 길고 해서 배로 고생했다. 흑...
이 2번은 1악장도 참 예쁜 곡인데, 그걸 했으면 훨씬 쉬웠을꺼라는 아쉬움도 살짝 든다.

뭐, 그래도 이걸로 예과 때 부전공 피아노를 이수한 덕분에
아직도 내 학교 메일 계정으로는 피아노 연주 수업 안내서가 날아온다. 풋.
시간 되면 한 번 관악으로 가서 들어보고 싶건만...
결국은 그러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에밀 길렐스의 연주는...
이 곡을 가장 "우아하게" 연주한 것 같아 내가 가장 좋아한다.
들어본 연주 중에서 가장 느리기도 하고, 음색이 가장 아름답기도 하다.
리히테르가 그랬던가.
에밀 길렐스의 황제를 듣고서,
"그의 연주가 가장 훌륭하기 때문에, 자신이 황제를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거" 라고.
그 값을 톡톡하게 한다고 느꼈던 다른 연주가 바로 이 곡이었다.

중간에 발전부에서 쿵쿵 두드리는 데 놀라지 마시길. ㅋㅋㅋ
봄도 다 지나갔는데, 어째 아래 그림에 보이는 풍경은 오히려 지금을 더 닮은 것 같아서
한 번 올려본다.

Carl Lasson, The Old Man & the New Tress

Posted by 리히테르

2악장 Andante con moto
Emil Gilels, piano

잠이 오지 않는 밤,
다시 듣고 싶었던 음악, 잊고 싶지 않은 음악들을
계속 찾아내서 올리고 있다.

폭풍 전의 고요함 같은 열정 2악장...
거기에 잘 어울렸던 묵직한 에밀 길렐스의 음색...

난 정말 다시 이 소리를 기억하고, 찾아낼 수 있을까.
예전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내가 그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뺏겼던 소리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12월 18일 전에, 논문 두 개 얼렁 써서 던져버리자! ㅠ_ㅠ

Posted by 리히테르

1. Allegro
Alain Planes, piano

흐흐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신보. 알랭 플라네의 하이든 >_<
후기 소나타 중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곡 중 하나이다.
연습하면서 길이가 길다고 욕을 많이 했던 곡. ㅋㅋ
들으면서 느끼는 건데, 다이나믹함을 참 잘 나타낸다.
piano를 작게, forte를 크게. 이건 피아노를 다루어 본 사람이면 다 알겠지만
정말 의외로 까다로운 부분인데...
피아노란 악기는 크기 자체가 커서, 이런 부분을 섬세하게 살리기 어려운데...
이 사람 연주는 그런 면에서 참 섬세하다.

찌들어가고 있어서 우울할 땐 경쾌한 음악이 최고!


Splenders of antumn 2


Sunset



흑... 학회 끝나고 가을 산행-저널발표-대학원발표. 으악... oTL
진짜 이번 달 왜 이러지.
이거 뭐 하나 제대로 빵꾸나게 생겼다.
살아남아야 할 텐데.
Posted by 리히테르
냐하. 이 개그 작곡가 할아버지께서 저세상 간 지가
벌써 200년이나 되었다네.

좋아하는 피아노 소나타 한 악장 올려봅니다.
간만에 비가 오니 건조한 것 보단 나은 듯 한데
바람이 너무 부네요... 벌써 장마란 말인가. oTL

우중충한 기분 띄우기 용으로 딱 좋은 곡.
이탈리아 분위기가 진해서 그런지,
악보를 보니 괄호하고 파르티타라고 적혀있다.

알랭 플라네의 연주인데,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의 명인이야
현대 피아노 연주로는 부흐빈더, 브란델, 쉬프 등과
포르테피아노 연주로는 슈타이어, 쇼른스하임 등 여럿 있지만
이 사람의 연주기법은 좀 독특한 맛이 있다.
고악기 연주하는 것 처럼 가볍게 친다고 해야 하나. ^^
악기는 스타인웨이인데
어째 듣다 보면 포르테피아노인가, 살짝 헷갈리는 게. ㅎㅎㅎ

재밌는 건,
이 연주자는 실제로 포르테 피아노 연주도 꽤 하는 사람이라는 거. 
신기하게도 하이든보다 후대에 작곡된 고전곡(모짜르트, 베토벤 같은),
혹은 심지어 낭만곡까지 포르테 피아노로 연주하기도 했는데
정작 정말 그 시대에 짤없이 포르테피아노가 사용되었을
하이든의 곡은 현대 피아노로 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다.
뭔가 다른 효과를 노리는 거겠지?




Haydn Piano Sonata No.11 Hob.XVI:2
1. Moderato

Alain Planes, piano Steinway


이거 예전에 vol. 1, 2, 3 셋 나왔는데 열심히 꼬박 꼬박 사다 들었다.
소박한 수채화 자켓도 예뻤고.
그런데 별 인기가 없어서였는지, 일찍 절판되었다.

최근에 하이든 기념 음반으로 재발매 한다는 기쁜 소식이.


Posted by 리히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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