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이런 드라마를 공중파 -_- 에서 해준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Channel 4는 BBC, iTV, Sky 의 뒤를 잇는 영국의 마이너 채널.
설립 취지 자체도 기존의 메이저 언론에 다소 반발하는 목적이고, 때문에
내용 자체도 조금은 진보적 성향이 강하며, 다른 채널에 비해 마이너하고 소외된 것들을 많이 다루고
그래서 그런지 수위도 다른 채널에 비해서 꽤나 "세다". (Shameless 만 해도 뭐...)

그런 채널4가 이번에는 현대사회의 gadget, 즉 스마트폰을 위시한 SNS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 를 만들었다.

1주일에 하나씩 총 3부작, 옴니버스식의 구성이다.
지지난 주 일요일 (2011.12.4, 현지 시간 기준 밤 9시 반) 에 첫번째 에피소드가
지난 주 일요일 (2011.12.11, 현지 시간 기준 밤 9시 반) 에 두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되었고
이번 일요일 (2011.12.18)에 마지막 세번째 에피소드가 방영 예정이다.

언급한 바와 같이 최신작이기 때문에
현재 이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경로는 어둠의 경로가 아니면 전무하다. -_-;;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드라마의 내용도 수위도 우리나라에서 방송되기엔 무리수라고 생각.
저작권 따위 껒. 주변엔 심지어 프록시 서버를 뚫고 영국 생방송으로 보는 사람도 생겼다.
(영국 방송의 온라인 시청은 지역 제한 location lock을 걸어놔서 엔간하면 보기 힘들다;;;
그리고 저 방영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 새벽 6시 반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보고 꽤나 충격을 받았더랬다...(...)
내 트위터 타임라인은 거의 블랙 미러로 뒤덮였더라는.

드라마의 시선과 의도,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날카롭다. 45분, 60분이라는 분량 안에서 이런 걸
이런 수준으로 다루기도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굉장히 압축률이 좋은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감독/연출자인 찰리 브루커 Charlie Brooker 가 가디언지에 쓴 기사도 링크해 본다.

[기사 링크 : http://www.guardian.co.uk/technology/2011/dec/01/charlie-brooker-dark-side-gadget-addiction-black-mirror?INTCMP=SRCH ]

한 번쯤 생각을 곰곰히 해 볼 만한 소재를 잘 다룬 것 같다.
셜록 시즌 2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에게는 꽤나 흥미로운 떡밥일 듯.

트레일러 대령이오. 얼마나 흡인력이 좋은 드라마인지 한 번 보시라.

참고로, 드라마의 제목인 블랙 미러 Black Mirror, 즉 검은 거울은 모니터나 핸드폰의 전원이 꺼져 있을 때 거울처럼 보이는 까만 화면을 뜻한다. 

티저 트레일러



첫번째 에피소드 : National Anthem 트레일러



두번째 에피소드 : Fifteen Million Merits 트레일러


세번째 에피소드 : The Entire History of You




Posted by 리히테르
정식 명칭이 저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트위터에 뜬거 보고 팬덤이 발카닥 뒤집힘.
잘 찾아보면 셜록 편집본도 있습니다. 공정성 (... 야!) 을 위해 풀버젼만 올려둡니다.

개인적으로 셜록은 어차피 내년에 한다 치고 무엇보다도 Birdsong!  Birdsong! Birdsong! Birdsong!
Sebastian Falks라고! 시배스천 폭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새의 노래가 드라마로 나온다고! (꼬로록... *기절*)
Sinking of Laconia와 비슷해서 망할거 같다는 조언이 있거나 말거나. 시대극이다.
시대극이다. 하앍... (언제부터 시대극 좋아했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은 없습니다만...)
나 저거 자막할래! 말리지마!



로만걸느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허허허...

현재까지 제 트친분들의 반이 사망하고 한명은 이미 좀비로...(...)
프로모에 나온 드라마 목록입니다. 등장 순서대로 나열이에요.


Frozen Planet
Planet Dinosaur
Empire
Kid's in Speech
The Voice
Death in Paradise
The Royal Bodyguard
The Borrowers
Sherlock, season 2
Call the Midwife
One Night
Birdsong

맨 첫번째 둘은 올해 초 방영했던 Human Planet의 뒤를 있는 다큐 삼부작입니다.
역시 비비씨는 천부적인 다큐 채널. 프로즌 플래닛! 끄악!
The Voice는 British Got Talent와 X-factor의 뒤를 잇는 예능(?)경연 프로그램인데,
노래 위주로 하는 것 같아요.
콜더미드와이프는 시트콤인것 같구요.
개인적으로 기대작은 Death in Paradise와 스티븐 프라이가 나오는 The Borrowers.
특정 드라마가 굵게 보이는 건 당신의 착각입니...[퍼억!] (딴 사람 블로그 따라하기...-_-)
닥터후는 이미 시작해서 저 프로모에 포함되지 않은 듯 하고, 문제는 멀린이네요.
촬영은 셜록 보다 빨리 끝났는데, 프로모에 포함되지 않아서 셜록 못지 않게 팬덤이 발칵 뒤집힌 듯.
어쨌든, 한줄요약


사람 낚는 BBC




런던가면 반드시 저놈 싸다구를 때려주고 오겠습니...(야! 정신차려!)

Posted by 리히테르
(써놓고 보니 이미 영업글인가...ㅠ_ㅠ)

지금은 4월 서지컬이라 바빠 죽겠고... 5월에 본격적으로 영업합니다. 은근히 재미나요.

영국산 의학드라마라니. 사실 처음이기도 하고... 게다가 제가 발 담궜다가 이젠 몸도 담궈버린 neuropathology와 관계되는 neurosurgeon들의 이야기라니. 신경외과라고! 헑. iTV에서 방영하는 신작 드라마입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Marchlands 시즌 1이 끝나고 이어서 하는 것 같네요.

예전에 Zen 포스팅에 달렸던 댓글에 등장한 Jeckyll 에 나온 James Nesbitt 제임스 네즈빗이 주인공인 신경외과 어탠딩 Dr. Monroe...로 나옵니다. 이 Monroe 가 Foramen of Monro, 즉 interventricular foramen (lateral ventricle과 third ventricle을 연결하는 뇌척수액 연결 통로)의 그 Monroe 라면 -_- 또다른 British detail의 승리 인증.
                                                                       

▼요기 있는 거




당연하지만 한글자막은 아직 없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1회는 한글 자막이 되어 있네요.

http://gall.dcinside.com/england_drama/89894
이 한글자막은 아래 올릴 영자막과는 싱크가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영국산 한니발릴이라... (아마도) pdtv 릴이고, hdtv릴이 아니라서요.

근데 영자막으로 맛뵈기로 한두 편 보기 시작한 저로서는 의학용어 말고는 특별나게 어려운 영어가 별로 없다는 느낌이 들었구요. Marchlands와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운 정도? 영자막으로 그럭 저럭 볼 만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1~6화 영자막 from Addic7ed :)



일단 오프닝이 너무 이뻐요. 영상미가 참...ㅠ_ㅠ 첫 회 오프닝은 좀 심드렁한데
요전에 본 4회 5회는 참 이쁘게 뽑혔네요. 계속 보진 못하고... 전체적으로도 아웃포커싱과 뽀샤시 필터를 적극 활용해서 영국 특유의 아련아련한 영상미가 참 좋습니다. 화면빨이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iTV 영상이... 아니 BBC도 마찬가지지. 하여간에 영국 방송들 영상이 원래 이런 것 같긴 한데. ㅎㅎ
워낙에 이게 좀 질질 늘어지고 우울함이 차고 넘치다 못해 화면 밖으로 스멀 스멀 새어나오는
전형적인 영국 드라마인지라 졸다가 보다가 → 치면서 넘기다가 졸다가 보다가 해서
정확한 스토리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제임스 네즈빗 참... 훈훈하게 나옵니다. 저런 신경외과 선생님이 있다면
내 머리통을 믿고 맡기고 열어달라고 해도 될 것 같은 이미지.
날림으로 본 분위기 상 의학보다는 연애 막장 스토리의 비중이 커 보여서 그레이 아나토미 스멜이 나는 것 같지만.
ㅋㅋㅋ 나름대로... 괜찮아요.
무엇보다도, 런던 병원 다 이런지 모르겠지만 -_- 병원 건물 같지 않은 건물에 있을 게 다 있는 게 정말 신기함...

아 저 오프닝은 진짜 PPT에 갖다 써도 될 것 같음.


Posted by 리히테르



첫 3분 맛뵈기



지난 주 부터 매주 목요일 영국시간으로 밤 9시에 방영하는 itv의 신작 드라마, 3월의 땅 ㅋㅋㅋ
유투브 영상을 보니까 설명에 Supernatural이라고 적혀있다.
Marchlands is a new supernatural drama on ITV,
starring Alex Kingston, Dean Andrews, Jamie Thomas King,
Tessa Peake-Jones, Anne Reid and Jodie Whittaker.

Helen James Productions was at the press launch,
and caught up with the show's stars.

뭣이라. Supernatural이라. 그러니깐 소위 귀신얘기렸다.
내 취향 아는 분들은 아시겠으나 난 스릴러, 공포물은 정말 질색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다가 뭐가 왁! 하고 튀어나와서 사람 간떨어지게 하는 류는 정말 소심해서 절대 못 본다. 피비린내 나고 징그러운 게 차라리 낫다. 직업상 맨날 보는 거라 무딘 탓도 있다. 그래서인가, 일본 공포영화류는 정말 절대 못 보고 보면 악몽 꾸는 레벨이며 그나마 서양 쪽에서 만들어서 나오는 것 중에서 슬래쉬 같은거는 누가 끌고가서 보여주면 꾸역 꾸역 또 보는 편이지만 자청해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건 마치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 같아서, 일단 스타트를 끊을려면 엄청난 스트레스 장벽을 넘어야 한다. 물론 일단 장벽을 넘으면, 탄탄대로.

근데, 서양산 귀신들을 보면... 꼭 왁 튀어나와서 간 떨어지게 하진 않는데 꼭 뒤가 켕긴다고 해야 하나 싸늘하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에 주변 환경의 온도를 낮추는 종류의 ㅎㄷㄷ한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아주 능력이 뛰어난 듯 하다. 이 드라마가 전형적인 그런 스타일인 듯 하다.

약간 스포일러를 해 보자면

드라마 소개를 빙자한 스포



뭐 대충 이 정도면 대강의 설정이랑 결말이 빤히 보일 것 같은 스토리이긴 한데, 이 드라마의 최대 매력은 영상미와 연출력인 것 같다. 서로 다른 세 시대, 즉 60년대 80년대 2010년대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식상하지 않게 연결하는 연출력과 영국 특유의 뽀얗고 우울한 분위기, 공포영화 특유의 썰렁함을 나타내는 화면의 색감과 영상미가 정말 최고다.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를 다 찍어 누르고 시청률을 휩쓸었다더니, 그게 과장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계속 볼 수 있으면 보고 싶은 드라마이다.
지금 현재 시각으로 찾아보니 한글자막, 영자막, 영상 다 구할 수 있음 :)
난 영자막으로 보고 한글자막은 아직 못 봤는데, 영자막으로 봐도 크게 내용 이해하는데 방해 되지 않는 수준인 듯.
요즘 영어 잘하는 젊은 사람들(...)은 걍 무자막으로 봐도 괜찮을 만한 드라마.

의외로, 영국식 발음은 미국보다 밋밋해서 덜 시끄럽게 들리고, 더 또박또박 말하는 것 처럼 들리는 경향이 있어서 나한테는 생각보다 그렇게 안 맞진 않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 참에 끼얹어 보는 itv winter season trailer 모음.
신경외과 의사 이야기인 Monroe 가 참 땡깁니다. Foramen of Monro 의 그 Monro 패러디한거면
영국놈들 -_- 디테일 쩐다. 인정. BBC로도 모자라서 itv까지 나한테 똥을 줬어!. 흙...




Posted by 리히테르
영드갤 Dr.How횽의 셜록 DVD국내 발매 기념 퀴즈를 위해서 셜록 복습하다가 2화에서 너무 졸린 나머지 문득 Benedict가 출연했던 The Last enemy 의 한글자막이 2화까지 나왔는데 그동안 계속 바빠서 못 봤다는 생각이 문득 나서, 달렸다. -_-a

총 다섯 개 에피소드, 일종의 미니시리즈.
네이버 블로그에서 찾은 몇몇 리뷰를 링크해보자면 다음 둘 정도가 제일 괜찮은 듯.
(스포 포함이니 유의!)
1. 스푸키캣님의 리뷰 : 오타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정리가 무척 잘 된 글
http://blog.naver.com/kynnus/90098605983
2. 한량님의 글 : 베네딕트 팬서비스라고 해도 좋을 만한 주옥같은 캡쳐와 결말 스포 :)
http://blog.naver.com/hailey_kim28/90102458181

한글 자막은 일단 영드갤의 Francesca횽이 episode 2까지 두 편을 제작해 주셔서 일단 거기까지 봤다가 네이버 검색에서 결말을 확인하고 스포당하고 마지막 편(episode 5)의 마지막 장면을 돌려봤다. 보고 난 다음에 나도 모르게 세상에 맙소사. ㅠ_ㅠ 결말에 정말 제대로 낚임. 헐리우드 영화와의 차별화를 위해 해피 엔딩이 아닐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 하긴 했지만 뭐 이런 최악의 인생 종결자가 다 있다니. -ㅁ- 이건 뭐 죽고 싶어도 죽지도 못하고. 안 그래도 추운 날 싸늘하게 등골이 오싹한 것이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악몽과 같은 결말이라. 제목의 Last enemy가 이런 뜻이었나. 이건 좀 너무하잖아.

사실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느끼긴 참 힘든 것이, 그렇지 않아도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대표로 하는 헐리우드 영화를 굳이 꼽아대지 않아도 이런 CCTV를 기반으로 한 감시 체제와 그걸 넘어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심지어 생물학적인 식별자를 가지고 사람을 추적하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꽤나 자주, 다양하게 다루어지는 소재이다. The Last Enemy는 여기에 좀 더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TIA라든지, 바이러스라든지...) 여기에 정치판 싸움이라는, 다소 무게가 있는 소재를 끼워넣은데다가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의 배후나 전말을 얼키고 설키고 꼬아놔서, 보는 사람이 머리가 터지다 못해 결국 지루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거다. BBC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니. 나빴어. 이게 마지막회 시청률이 정확하게 첫 회의 반토막 났다던데, 보고 있으면 그럴 법도 하다고 끄덕끄덕 하게 된다. 에라이. 그나마 나같이 베네딕트 팬 자청하는 사람들은 이 배우의 해맑은 눈빛과 달달한 애정씬 때문에 봐주는거지. 나머지는 그럭 저럭 영자막으로 보는데 당최 멈춰가면서 봐도 대사량이 많고 어려운 문장들이 계속 나오니, 뭔 소린지 알 수가 있어야지 말입니다. 아니, 뭔 소린지 알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래걸려. 어느 세월에 다 보니.

헨젤과 그레텔에서 보면 길 잃은 아이들이 빵쪼가리를 떨어트리고 집으로 찾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빵쪼가리들은 현대에서 개인이 알게 모르게 흘리고 다니는 정보에 비유된다. 인터넷에서 로그인을 하고 신용카드 결제를 하고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카드로 찍는 것 까지 자신의 개인 정보를 알게 모르게 흘리고 다닌다는 것. 게다가 동화에서 빵쪼가리는 새들이 먹어치우기라도 하지, 정보는 쉽사리 삭제되지도 않는다. 어딘가에 계속 쌓이고 tracking되고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이런 사회에서는 정말 '잠적' 하거나 '죽은 사람' 행세를 하는 게 정말 힘들다는 것은 종종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그런 상황에서 한 술 더 떠서 지문이나 홍채를 넘어 DNA와 같은 생물학적인 표지자를 개개인을 식별하는 데 쓰는 것이, 그저 보안을 위해서가 아니라 "테러 방지를 위한 국가적인 감시체제를 위해서 이용되기 시작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런 것들이 현실화 될 경우, 그게 최악의 경우로 치닫는다면, 생각해보면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게 아닌데, 무슨 폭탄 테러나 살인, 하다못해 사기나 도둑질조차 못 하는 나약한 인간이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주려고 한 것이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시스템에 의해서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혀버리게 된다면, 그것이 한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최악의 상황으로 바꾸어 놓는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감시체제가 가져다주는 여러가지 이득까지 전혀 배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드라마는 의도했던 바를 전달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듯 하다.

계속해서 나오는 ID를 요구하는 장면이라든지, 카드 인식, 감시 카메라 영상, 컴퓨터 화면들 편집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지속적인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경고하고 다닌다. 다만 몇 컷마다, 몇 분마다 쉴틈을 주지 않고 overdose에 가까운 경고성 메세지를 계속 뿜어내다보니, 보는 사람이 지친다는 게 문제.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이런 경고성 메세지였다면, 정말 다섯 회는 좀 너무 오버인듯 하고,한 3회나 4회로 깔끔하게 마무리지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드라마가 무슨 나무늘보도 아니고 늘어지는 건 또 늘어지는 거지만 막판에 가서 후다닥 벌려놓은 떡밥들을 정신없이 주워담아 급하게 정리하는 모양새도 과히 좋지 않다. 생각해보니 이런 패턴, 낯설지 않다. BBC 드라마들 중에서 특히 스릴러나 액션을 다루게 되면 꼭 나오는 고질적인 단점이었지, 아마.

개인적으로 "콘스탄트 가드너"와 같이 보고 나서도 이런 식으로 논란거리나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영화를 의외로,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마냥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들에 좀 식상해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남들 다 별로다 재미없다 하며 안 보는 이 드라마에 의외로 꽂혀서 꽤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자막 나머지 세 편도 만들어주시면 안될까요. (굽신 굽신. 내가 만들고 싶지만 시간이 정말 없다고요.) 편집이 조악하고 시놉시스가 엉성한건 베네딕트의 애정씬으로 용서해 줄 수 있다고 치자. 헐. 애정씬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주제랑 너무 동떨어져 있잖아. 이런 심각한 영화에 무슨 이런 달달한 로맨스를 끼워넣어서. 아무리 그렇고 그런다지만 눈이 하트모양이 되고 도 남겠다. 왤케 안타까운거니. ㅋㅋㅋ 솔직히 BBC 연출과 영국 배우들의 쩌는 연기력에서 뿜어나오는 위엄은 정말 줄글로 써놓자면 불륜, 동성애 등과 같은 막장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럴수도 있구나, 하며 심하게 공감sympathy하게 하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는 거다. 솔직히 여기 주인공 연애도 정상적인 코스가 아닌데 왜 보면서 같이 두근두근 설레게 하고 마음 아파하게 만드는 거냐고. 그래, 내가 낚였지. 님하 짱드셈.

개인적으로 미국의 드라마는 "보여주는 드라마"인 것과 비교해서 영국의 드라마는 "말하는 드라마"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원래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지만 이건 자기 스타일을 벗어나려고 할 때 제대로 안 되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너무 잘 나타나는 영화인 듯. 정말 이 Last enemy의 경우에는 뭔가 영국에서 '보여주고 싶은데' 결국 '말하게 되는' 것 같다.

































이하는 스포 포함 캡쳐 위주. 당연히 편견 가득한 캡쳐이므로... 낚이실려면 낚이고
싫으면 조용히 마우스를 옮겨서 창을 닫으시기를.



첫번째 에피소드 캡쳐들... 당연히 줄거리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위주로 -_-a
주인공인 스티븐 에자르(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캠브리지 출신 젊고 앞길 창창한 수학자(최연소 필즈 상 수상자에 빛나는 천재 수학자... -_- 역할이라니. 역시나. 정말이지 이 분 호킹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geek, nerd 캐릭터로 나온다.)로, '에자르의 정리'로 유명세를 탔지만 영국을 떠나 중국에 있다가 형인 마이클 에자르의 부고를 듣고 영국으로 돌아온다. 4년동안 친형과 연락도 없고 영국의 변화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 스티븐은,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형의 장례식에 늦고, 형의 집에 도착해서 만난 형의 아내, 야심 안와(안나마리아 마린카). 야심과 스티븐은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ㅁ- ...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으. 써놓고 보니 정말 막장이네. 아무리 죽었다지만 형수랑 형의 장례식날 밤에 저러면 어쩔... ;;; 이런 심각한 상황에 러브신이 이렇게 달달해도 되는 건가여...;;  그나저나 분명 둘 다 홀딱 벗고 나오는데 야하지 않게 느껴지는건 내가 무감각한건지 연출의 승리인건지. ㅠ_ㅠ

첫 에피소드라 그런지, 한꺼번에 많은 사건이 벌어지고, 전개도 굉장히 빠릅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몇 분 간격으로 숨막히는 긴장감을 끌어가면서 사건을 벌려놓긴 하더군요. (그래도 보면서 걱정은 되더이다. 나중에 어찌 수습할 작정이신가... -ㅁ-) DVD에는 제작 다큐(메이킹 필름)도 있다고 하는데, 궁금합니다... 진짜...



Viwon님께서 알려주신 1화의 명장면. 동창(?) 엘레노어 내무장관이 반 강제적으로 TIA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하지만 계속 내켜하지 않던 스티븐은 하룻밤을 보내자마자 사라져 버린 야심을 찾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추적하느라고 밤 새고 나서 호텔에서 꾸벅 꾸벅 졸면서 커피에 설탕 타려다가 야심을 발견하고 뛰쳐나간다. 저 스푼 휴지로 감싸쥐고 먹는 행동 보시라오. 네에, 디테일 쩝니다. 밤 새운 초췌한 표정으로 꾸벅 꾸벅 조는 표정하며. 저 설탕이 커피에 물들어가는 시퀀스도 참... 저 상황과 주인공의 상태, 혹은 앞날... 이랄까, 그런 것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하는 장면인 것 같다. 이런 명장면을 놓쳤다니. 제가 죽일놈입니다 -ㅁ-




이어서 두번째 에피소드. 여긴 내용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캡쳐해놓고 보니 이 모양입니다. 네에. 사심이 너무 가득해서 미안해요. 한글 자막은 여기까지 나와서 일단은. 근데 3편 보기 참 지친다고 해야 하나, 그래, 지친다. 스토리가 너무 머리 아파서... 감정적으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햄릿스럽다고 해야 하나, 영국스럽다고 해야 하나. 질질질 끄는 느낌이 참 ㅠ_ㅠ 안습입니다. 사람을 지치게 해. 헐리우드한테 밀리기 싫어서 만든 거라면 각본 좀 깔끔하게 잘 쓰지 그랬니.

아. 그리고 첫번째의 손 캡쳐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컷이다. 주인공 스티븐은 화면에서 언뜻 언뜻 보여지기로 상당히 심한 OCD(obssessive-compulsive disorder)가 있는 걸로 그려진다. 주로 청결에 대한 강박에 기인하는데, 첫화 첫 등장 장면에서 마스크 쓰고 눈가리개 하고 비행기 안에서 자는 모습 클로즈 업 해주는 걸 보고 저게 그 배우라고 상상도 못하다가 뿜었던 기억이. 어쨋든, 저 정도면 상당히 일상생활 하는데 큰 지장은 없는 걸로 묘사되지만 내가 분명 국시 준비 할 때 외운 바로는 원래 그 질환(OCD) 자체가 그닥 좋지 않은 예후를 가졌다고 알려진 만큼 스크린에서 묘사되는 행동거지를 봤을 때, 원래 저것 보다는 중증이었을 거고 저 정도 까지 호전 되는 데만 해도 엄청나게 힘들었을 거다. 그런 사람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먼저 손을 잡기란 쉽지 않다. 스티븐과 야심의 애정씬을 보면 좀체로 스티븐이 (당했으면 당했지 ㅋㅋ) 먼저 나서서 안아주고 키스해주는 장면이 별로 없는데, 거의 유일하게 첫 사진 캡쳐할 때 쯤 손을 먼저 잡는 장면이 잡힌다.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나 할까. 그런 사람이니 얼마나 "감시" 체제에 예민했을까. 보는 내가 식은 땀이 다 흐를 정도로 긴장하고 다닌다. 소심하고, 여리고, 상처 잘 받는, 그런 캐릭터이다. 


그리고 마지막화. (episode 5)

스포라니깐!



사실 여기에 나오는 베네딕트는... 안그래도 하관이 긴데 머리를 올리고 나오는 바람에 이마가 훤칠하니 넓어보여서 얼굴이 제대로 가분수 (...) 라는. 콩깍지가 씌인 제 눈엔 그저 이쁘게만 좋게만 보이지만 솔직히 객관적으로 누구한테 사진을 보여주더라도 저게 잘 생겼다는 얘기를 들을 상은 아니다. 그래. 인정할 건 해야지. ㅠ_ㅠ

그나 저나, 마지막회로 갈수록 주인공이 살이 빠지는게 느껴진다. 배우님 다이어트하셨나요. 왤케 안타까워. 하긴 그 고생하고 살이 안 빠지는 게 더 이상하긴 하지만 정말 자연스럽게 속이 빼작 빼작 타들어가는게 살 빠지는 걸로 나타나다니... 허걱. 설마 시청률이 반토막이 나는 바람에 속상해서 그런건 아니겠지.





아. 이런 허접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에겐 감사드립니다. 네에. 이런 글을 안 써버릇해서 잘 못써요.
게다가 스압 장난 아니군요. 내 이래서 드라마 리뷰 쓰면 망하는 거긔 ㅠ_ㅠ
Posted by 리히테르

> 스압 유의 포스팅 <

며칠 동안 2004년 BBC에서 제작된 호킹박사에 대한 드라마, "Hawking"에 버닝...
호킹박사에 대한 일종의 "TV Drama"장르로, 1시간 반 짜리.
다 보고 나서 얘기 하는 거지만, 이건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 수준이잖아.
이런 걸 만들어서 TV로 송출하는 BBC 니네 좀 무섭다. -_-
수신료와 프로그램 수출료가 수입원이라서 광고도 안 내보낸다면서...-ㅁ- 

주연 배우의 연기가 워낙 눈길을 끌었는지라
무자막으로도 몇 번은 돌려봤지만, 역시 아무리 내가 중고등학교 때 물리를 좋아했어도
저렇게 김명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기가막히게 motor neuron disease...를 연기해 주시는 관계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대외적으로 간간이 알려지는 호킹박사의 임상양상은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Lou Gerhig disease 와는
좀 안 맞는 면이 있기도 있다고 생각해서 좀 넓은 카테고리이자 이 드라마에 쓰였던 용어인
'motor neruon disease'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BBC가 무서운 이유 하나 더 추가.)

거의 술먹고 헤롱헤롱 거리는 수준으로 / 그러나 물리 얘기만 나오면 속사포로 읊어대는 대사
+ 영국식 발음을 많이 들어보지 못한 경험 부족 -_- 을 이유로 어찌 되었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대략 난감... 해서 한글 자막이 참 아쉬웠는데, 다행히도 제작이 되었다.

어쨋든 자막이 나오기 전에도
맘에 들었던 이 시퀀스에 깔리는 배경 음악 때문에 이 포스팅 해보려고 벼르고 있었다.

평소에 이 바흐의 '푸가의 기법' 자체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드라마를 계속 보다가 좋아지게 된, '주객전도'의 좋은 예 되겠다.

아래 동영상이 그 주객전도를 불러일으킨 시퀀스.

로저 펜로즈와 호킹... 로저 펜로즈의 위상 수학과 특이점에 대한 강의를 듣고
특이점과 우주의 시작에 대해서 연구해 보고 싶어 하지만, 병의 진행은 막을 수 없고...
어느 날 펜로즈의 방에 쳐들어온 (!) 호킹, 벽에 걸린 '거꾸로 가는 시계'를 보다가 대화를 시작합니다. 




"This....Music. Bach didn't finish it."
"He died before he finished it."
"But it's so perfect. ... You can hear it after it starts.
Listen...
... Can you hear?
.....Can you hear?"

멈추어진 음악의 여백에 시계의 초침소리가 똑 딱 똑 딱 덧입혀지면서 빛나는 사제간의 눈길 교환이라니.
이렇게 강렬한 여운을 주는 거 봤냐구요 ㅠ_ㅠ

로저 펜로즈는 사실 고등학교 때 그의 저서인 '황제의 새 마음'을 통해서 알게되었긴 하지만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을 뿐더러... (사실 저 책은 우주론이나 특이점보다는 물리학에 쓰이는 수학 그 자체와
컴퓨터에 대한 내용, 사람의 마음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 책이라...)
꽤나 저명한 수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 호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지했었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통해서 재조명되는 걸 보고 처음 알았다죠.





어쨌거나, 자꾸 갈팡 질팡 하니 옆길로 새는 이야기를 잡아 본론으로 되돌아가면,
이 장면을 보고 완전히 혹 해버려서,
도대체 이 시퀀스에서 흐르는 바흐의 푸가의 기법 Art of Fugue, BWV 1080의 마지막 푸가인
Contrapuctus XIV, Fuga a 3 Soggetti 가 누구의 연주지...
라는 의문점 때문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는
클래식 들은 지 끽 해야 5~6년정도 밖에 되지 않은 탓에, 역시 블라인드 테스트는 무리인 듯.

 -_-

이 죽일놈의 -_- 호킹 때문에 집안에 있는 푸가의 기법 음반을 탈탈 털었는데... 역시
별로 관심 가지지 않던 음악인지라, 음반이 씨가 말랐더군요.
특히 피아노 음반은, 피아노 연주가 워낙 적은 탓에, 어쩌자고 꼴랑 에마르가 연주한 거 하나.
에마르의 연주는 저 드라마의 방영/제작 연대인 2004년으로부터
최소한 5년은 지난 2009년의 연주라서 줄 쫙쫙 긋고 후보에서 삭제. 흑...
하다 못해 관현악 편곡이나 하프시코드는 몇 개 더 있는데 말입니다.
이래서 편식은 안 좋아. -_-;;
풍월당에 들린 김에 굴드(sony)와 니콜라예바(hyperion) 연주를 사왔는데...
니콜라예바 연주를 듣는데,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오면서, 혹시 이거 아닐까... 싶긴 했지만, 설마... 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
설마가 사람 잡는다지.

EURECA!

구글신의 기적에 의해 찾아낸 음반은...
(정말 구글에 "BBC 2004 Hawking Art of Fugue" 라고 치니까 떡 하니 나와버린 -_-
KCM 선생님의 "관심 있으면 다 찾아져"가 귓가에서 자동 재생 되는 건 대체 어쩔...ㅠ_ㅠ)
역시나 영국 답게 하이페리온 hyperion. ㅋㅋㅋ. 아 정말 답다 다워.
아래 사진은 하이페리온 홈피 캡쳐. ㅋㅋㅋ 아래쪽에 빨간색 별표 참조~


아이고. 그리하셨군요. 1992년에 녹음한 걸 1960년대 배경으로 갖다 쓰시다니 ㅋㅋㅋㅋㅋㅋ
니콜라예바의 이 마지막 푸가 연주는 위의 동영상에서도 나타나지만, 상당히 호흡이 느립니다.
그런 고로 길이가 장장 13분에 육박. 인코딩을 96kbps로 해서 좀 구질구질합니다.


Bach, The Art of Fugue BWV 1080
Contrapuctus XIV, Fuga a 3 Soggetti
Titiana Nikolayeva, piano

아래는 배경화면이 "Universe" 인 에마르의 연주. 유튜브에서 퍼옴.





어쨌든 이 푸가의 기법 번호인 1080이 바흐의 작품번호 중 마지막 번호이기도 하고
(그니깐 바흐가 작곡 혹은 작곡되었다고 생각되는 곡이 최소한 천 개는 넘는다는 거죠... ㅎㄷㄷ)
워낙 마지막 푸가를 완성하다가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리고 피아노 연주가 거의 없는 이유는 미완성으로 끝내면서
바흐가 악기 지정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따라서 이걸 뭘로 연주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데 기인합니다. 여러 학자들이 '챔발로' 와 '오르간'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흐가 미완성으로 남겼던 원본 악보 Urtext 는 현대의 피아노로는 연주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지론.
때문인지 이 푸가의 "폴리포니Polyphony"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오르간이나
관현악, 혹은 현악 4중주로 연주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모던 피아노 연주는, 어느 정도 편곡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워낙 길고 복잡한 작품이기 때문에 연주 순서도
조금씩 바뀌고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 마지막 푸가는 14번이 아니라 19번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은데, 아마
푸가 여러개를 나누다 보니 생기는 오차인 듯. 어디서 자르냐, 어떤 기준으로 자르냐의 차이인 거겠죠.

푸가의 특성상 메인 테마에 해당하는
다음의 음들이 계속 겹쳐지고, 이어지고, 겹쳐지면서 만들어내는 화음은 정말
바흐 음악의 "우주성" 을 나타내는 좋은 예로 쓰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데는 저도 심히 공감.
실제로, 바흐의 푸가는 '괴델, 에셔, 바흐'와 같은 과학 서적에서도 자주 인용되는데
음악의 치밀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로 많이 쓰이죠. 그 대표적인 게 바로 이 푸가의 기법.



마지막 푸가는 느리고 장중하게 시작해서 한참 고조되고 난 다음에 뚝 하고 끊어집니다.
바로 맨 위 동영상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바흐의 둘째아들이 뒤를 이어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바흐의 마지막 작품을, 그의 미완성 그 자체를 기리기 위해서 바흐가 작곡한 곳 까지만 연주하고 중단합니다.


사실 호킹 드라마를 보면서 꽤 재밌었던 건, 
초반에 호킹이 바그너 드립 치는데 제인이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가 좋다고 우기던 것과
마지막 장면에서 또 나오는 호킹의 바그너 드립 -_- 입니다.
꽤 웃겼어요. ㅋㅋㅋㅋ 전 안티 바그너에 버금갈 만큼 바그너를 싫어하는지라...
제인을 갈구는 호킹을 피식 피식 웃으면서 봤다는. (에라이 이 4가지야... 하면서...-ㅁ-)

말 꺼내고 보니 브람스와 라흐마니노프 포스팅도 한 번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으힛~
정말 BBC덕질은 끝이 없다니 -_- (이런 자세로 논문을 썼으면
SCI 몇 편은 썼겟지... ㅋㅋ) 내가 이거 아니었으면 이걸 포스팅 할 생각 따윈 안 했을 거라구...ㅠ_ㅠ

쓰고 나니, 이건 분명히 푸가의 기법에 대한 포스팅이라고 우기고 싶어진다.
호킹 리뷰 따위가 아니라구요.
Posted by 리히테르

내가 셜록 땜에 못살겠다.

도대체 어쩌다가 셜록을 접하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로다주+주드로의 헐리우드판 셜록 홈즈에는
코방귀도 뻥긋하지 않던 내가 왜 하필 bbc 판 드라마를 접해가지고서는...
9월 말부터 헤롱헤롱 중. 이게 몇달 째야.
중학교 때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완전히 꽂혀서 몇 달 동안
그 가사를 깡그리 다 외울 지경이었던 때와 맞먹고 있다.
(덕분에 레미제라블 노래들은 지금도 들으면 따라부른다는.)
이건 진짜 제대로 개미지옥. --;

난 진짜 초중고대학생시절에 무슨 스타나 연예인이나 배우나 여하튼 뭐든지간에
어디 빠져서 팬질을 한 적 따위가 없는 사람인데
늦바람이 무섭고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댔나.

그나마 팬질이라고 할 만한 건 이미 죽은지 십년 넘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가 최초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네버 아니었다.

덕분에 좋은 점 (...) 은,
1) 일이나 공부 외에 이렇게 몰입할 수 있다는게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올 하반기 내내 주변의 모든것이 죄다 회색빛의 삭막함밖에 없다는
숨막히는 압박감에서 좀 벗어나, 조금은 색깔이 있는 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것.
어쨌든 하루종일 앉아서 현미경을 보는 일상이라는 건
눈을 혹사시키는 직업이라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환자 보는 의사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꽤나 신경질적일 수 밖에 없는 직업이다.
정말이지. 본원이든 이곳 분당이든- 판독실에 앉아 판을 보면서
웃음소리 말소리 하나 없이 정말 조용하니 환풍기 돌아기는 소리만 들릴 땐 나도 모르게
주변 환경이 흑백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들인데, 혼자서 킬킬거리면서 웃을 거리가 생겼으니까.


2) 영국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언어는 결국 무한반복에 달려있다는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와 함께 조금은 영어에 익숙해졌다는 것.
물론 논문을 쓰고 읽을 때 쓰는 영어와 다른, 그 나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구어체나 관용구 같은 것에 대해서 난 정말 요즘 초딩보다 모르고 있고,
특히나, 자연스럽게 쓸 줄을 모른다는 걸 알았다. 
(더불어, 그만큼 요즘 학생들은 영어 표현을 유창하고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도)
게다가 영국식 영어라고는, "esophagus"를 "oesophagus"라고 쓴다는 것 정도밖에 몰랐다는.
(여기서 잠깐 삼천포. 지난 10월에 새로 나온 WHO Blue Book Digestive system 신판을 보면서 
몇장 넘기자마자 탁 드는 생각이, 유럽에서 나왔구만. 죄다들 영국식 어휘들이구만. 였음)
영어 듣기에 있어서 내 또래들과 얼마나 큰 괴리가 있었든지간에
어쨌든 그걸 메꾸기 위해서 뭔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는 건,
그것도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좋은 것 같다.


최근 트위터를 하면서 셜록 주인공들의 롤플레잉 계정을 팔로 하게 되었는데
이분들 만담 레벨이 장난이 아니다. 팬들이 운영하고 있는 거라는데
서양 언니들 덕심은 당최 따라갈 수가 없다는 건 여기 저기 서핑하면서 수없이 느꼈지만
이건 진짜 할 말이 더 나오지가 않는다.

주말동안 급기야 빵 터질만한 사건(?) 이 하나 있어서
트위터를 스샷해서 자르고 붙이고 타이포 넣어서 한 번 만들어봤다.
영드갤에도 올렸더니, 여기 저기 퍼져나간 듯 ^^
서명이라도 넣을까 했으나 좀 민망해서 관뒀다. 별것도 아니긴 하지만...
퍼가실 사람은 출처나 밝혀주시압!

[트위터의 특성 상 End 눌러서 아래에서 위로 스크롤 하면서 읽어야 함!]



당시 영국 시간으로 오후 4시인데 주말이라고 저러고 놀고 있었음...-ㅁ-
진짜 이분들 드라마 속의 인물이란 것 따위.... -_- 깡그리 잊게 해 줌...
런던 사상 최악의 폭설 이후, flat에 불낸 셜록... 제대로 빵 터짐 ㅋㅋㅋㅋㅋ
Posted by 리히테르




....

영드 셜록 리뷰는 나보다 더 우월한 것이 많으므로 생략.
그저 난 저 셜록 주연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
마틴 프리먼 Martin Freeman에서 시작했을 뿐이고...
얘네들 팬블로그도 나보다 백만배 정도 우월한 것이 많으므로 배우 사진 따윈 생략
(이라고 쓰고 간단히 귀차니즘이라고 읽는다)

급기야 데이비드 테넌트의 싱글 파더
콜린 모건과 브레들리 제임스의 멀린
그리고 허슬, 스푹스까지...

...

네에, 저 영드하셨습니다.

특히 입문작이나 다름없는 셜록은 거의 중증.
그저 배우들 표정과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무자막에 도전하고 있으니. 제대로 -_-)b
덕분에 영어 좀 느는 듯.
생각보다 영국식 발음이 그렇게 이상하거나 까다롭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 되었다. 
이젠 USCAP에 가서 C. Fletcher를 다시 만나더라도 완전 멍때리다 오진 않을 듯.

영드는... 미드와 달리 정말 소박한 화면 (-_- CG가 왜 이리 조잡한거야)에
그 특유의 우울함과 안개 낀 듯한 분위기를 동반하는데
여기까진 내가 그저 긴가 민가, 푹 빠질 지경은 아니었다.
근데.
배우들의 연기력이 셰익스피어를 기반으로 한 나라라 그러한 것인지
왜이리 연기를 잘 하냔 말이다...
솔직히 배우들 외모는 전혀 아니올시다인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감정적인 카타르시스가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된다.
빠져들 수 밖에.

젠장. 닥터후만 남았다. 큰일났네 --;;
Posted by 리히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