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서적

1. 뉴욕 100배 즐기기

2. Secret 뉴욕

3. Enjoy 뉴욕

4.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주요 미술관 오픈 시간 표

구글에 홈페이지 검색해서 들어간 후 visit 란의 admission 정보에서 개관시간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변경사항이 있더라도 그 때 그 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입장료도 확인할 수 있으니 사실상 그 어떤 여행책자보다 홈페이지를 직접 검색해서 확인하고 가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 가려고 이런 거 검색할 땐 영어로 좀 합시다... :)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주요 미술관 입장료 및 무료 입장 시간

메트로폴리탄 뮤지움 : 자율 입장제 (원하는 입장료만 내고 입장 가능), 권장 25불

구겐하임 미술관 : 22불, 자율입장제 시간 토요일 5P45-7P45

휘트니 미술관 : 20불

노이에  갤러리 : 20불

프릭 컬렉션  : 20불, 자율입장제 시간 일요일 11A-1P

MoMA : 25불, 무료 입장 시간 금요일 4P-8P

클로이스터즈 : 메트로폴리탄 뮤지움 당일 입장권 지참시 무료, 메트로폴리탄 뮤지움과 입장료 및 원칙은 같음.


내가 갔던 곳 구글맵 링크 

https://maps.google.co.kr/maps/ms?msid=208874061469149850620.0004e7f878b703a446300&msa=0





그 외의 잡다하고 정리되지 않은 팁들. 2013년 10월 기준.

 

1. 쇼핑

SOHO 보다는 West Village 혹은 Greenwich Village 가 좋았습니다. SOHO는 지금 한창 공사중이기도 하고, 길이 좁고 가게들이 번잡했어요. 차라리 5th avenue 쪽의 즐비한 명품숍들이 훨씬 나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잘 안 들어오는 브랜드들은 특히나 West Village 혹은 Greenwich Village에 더 많았구요. 특히 Bookmarc 는 한 번 가볼만 합니다. Marc Jacobs에서 운영하는 문구류, 서적 가게인데 선물 사기 좋아요. 가격은 (당연히!) 안 착합니다. 조 말론, 딥티크 같은 유럽 향수 매장도 여길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갔지, 안 그랬으면 못 가봤을 거에요. 초코렛은 Lindt 초코렛이 맛있었어요. 갖가지 맛을 무게 달아서 한봉지씩 파는 거 사가지고 오면 선물하기 딱 좋게 팔더군요. 5번가에 가게가 몇 군데 있습니다. 뉴욕은 면세 쇼핑 안 되는 도시입니다. 공항이 아니라면, 시내에서는 세금 다 물어야 합니다. 이거 모르고 가면 당황스러움 ㅋㅋㅋ 저 처음에 헐킈 했습니다. 거기다 밥값은 정말 비싸서, 팁 생각하면 가격표에 적힌 가격이 그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화장품은 웬만한 건 우리나라에 다 들어와있으니까 사고 싶다면 미국 브랜드 (Mac, Clinique, Kiehl, Benefit 등...) 를 사거나 (우리나라보다 싸니까... 세금 붙어도 우리나라보다 싸거든요.), 우리나라에 안 들어와있는 중저가 레이블인 Sabon이나 Victoria Secret 을 추천합니다. 특히 후자는 속옷가게 안 쪽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화장품가게가 있고, 특히나 바디용품들이 싸고 품질이 좋아서 써보니까 좋더라구요. 추천  비싼 브랜드를 원한다면 요새 문스 블로그 (http://blog.naver.com/cmoonn/) 에 자주 등장하는 MAKR나 Aesop을 찾아보면 되는데, 이것들도 다 웨스트 빌리지나 그리니치, 혹은 브루클린에 매장이 있어요. 


2. 박물관과 미술관

The Cloisters 강력 추천합니다. 무려 SBS 뉴스에도 나온 뉴욕의 중세 수도원. 날씨 좋은 날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개장 시간에 맞춰서 다녀오세요. 190th St로 워싱턴 하이츠보다도 위, 맨해탄의 최북단에 있기 때문에 정말 멉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저는 아침에 개장시간 맞춰서 새벽같이 센트럴 파크 배회하다가 MET museum 갔다가 오후에 Cloisters로 갔습니다. 중세 미술 뭐 볼 거 있냐고 해도, 진짜 그냥 그 호젓하고 명상적인 조용한 분위기에서 허드슨 강이 보이는 경치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녀올만 합니다. 겨울이면 좀 춥긴 하겠군요. ㅠㅠ 옷을 잘 챙겨입고 가시면 됩니다.

저는 주말을 안 끼고 갔기 때문에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무료 개장 시간을 노려보지도 못하고 왔습니다만, MoMA의 경우엔 금요일 무료개장 시간 (오후 4시~8시)즈음 해서 그 쪽을 지나가면서 봤는데 정말 줄이 그 블럭 통째로 싸고 돌더라고요. 동선이랑 타이밍이 너무 꼬여서 결국 그냥 MoMA는 입장료 내고 봤는데,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사신다고 생각하고 그냥 돈을 내고 들어가는 편을 택하는 게, 현명하다면 현명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돈이 정말 궁하다면 모를까,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돈 내고 들어가는게 돈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보게 되고, 그 편이 훨씬 여유롭고 사람이 좀 적습니다. 

숙소 브로드웨이 주변이나 미드타운인 경우가 많을 텐데, 이런 경우 뮤지움 마일이 위치한 어퍼 이스트 사이드와는 지하철 최소 한 번은 갈아타고 가는 위치에 있을 겁니다. 어퍼 이스트에 호텔이 많이 없어요. 대부분이 고급 주택가 혹은 대사관저로 이루어져 있고, 90번 가 이상의 북쪽지역은 할렘가입니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도 같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 어퍼 이스트 사이드를 지나다니는 지하철인 4,5,6호선은 뮤지움 마일이랑 최소한 3개 avenue는 떨어져 있습니다. 꽤 걸어요. 버스 타면 된다지만 뉴욕 교통사정이 어퍼 이스트라고 예외는 아닌지라, 그냥 걸어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중요한 건 어쨋든 왔다 갔다 하는데 꽤 시간 잡아먹는다는 걸 염두에 두고 갤러리 구경을 하시면 되겠다는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은 하루만에 못 봅니다. 절.대.불.가.능. 합니다. 그리고 수학적인 시간 계산만 따져봐서 하루만에 다 볼 수 있다고 쳐도 지쳐서 못 봐요. 힘듭니다. 날씨 안 좋으면 입장료를 하루치만 내고 대충 25불 정가보다 적게 부르고 자주 가세요. 할 것도 없는데 그거나 실컷 보세요. 보는 만큼 남습니다. 정말 볼 게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모르고 가도 좋습니다. 이틀에 나눠 가세요. 그래도 반 밖에 못 봅니다. 저 결국 그렇게 죽자 사자 돌았는데도 직물전시회 특별전 못봤어요 ㅠㅠㅠㅠ 유럽 미술 방에서 못 나왔음 ㅠㅠㅠㅠ

MoMA와 MET museum은 무료 와이파이가 됩니다. MoMA는 진짜 빵빵하게 잘 터졌고요 MET museum은 구석탱이 깜깜한 전시실에서는 일부 안 터지기도 했습니다만, 진짜 그 규모에 비해서는 빠르고 안정적인 와이파이였습니다. 감동. 의외로 길거리에서는 그닥 호락호락하게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습니다. 


3. 뉴욕에서 짧게나마 정신없이 지내본 소회로는, 제 경우엔 정말 월화수목금 다녀오면서 정말 말 그대로 월화수목금 저녁마다 공연을 잡아놓고 박물관, 미술관이 닫는 6시 땡 치면 미드타운 혹은 브로드웨이로 부지런히 돌아와서 밤 9시, 10시, 혹은 자정까지 연극 혹은 오페라나 리사이틀 공연을 봤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고 저녁에 할 게 없으면 분명 심심하실 거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뉴욕에 있는 동안 한인민박에 묵었기 때문에 숙소에 TV가 없어서 정말 이런 스케줄은 최적의 스케줄이었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저녁에 할 걸 미리 계획해놓고 가시길 강력하게 권합니다. 아니면 정말 호텔 방에서 매일 저녁마다 TV만 보다 올 수도 있어요. 뉴욕의 쇼핑몰들은 아무리 늦게까지 해도 저녁 8시면 문 다 닫습니다. 하다못해 클럽이나 바, 라운지에 예약이라도 해 놓고 가세요.


4. 혼자서 식당 예약 안 하고 뉴욕에서 맛있게 먹는 법

뉴욕에서는 대부분의 식당이 예약제입니다. 만약에 맨해탄에서 밥을 먹고 싶은데 식당 예약을 못 했고, 테이블에서 먹겠다고 하면, 평균 30분 이상의 대기시간을 자랑합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오픈테이블 닷컴 (http://www.opentable.com/)에서 예약을 하거나, VISA 시그니쳐 카드 사용자의 경우 외국 식당이나 행사의 무료 예약 대행이 가능하니 영어가 자신이 없는 사람은 카드사에 예약 대행을 요청하면 됩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전수해드리는 팁은,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면 된다는 것입다. Babbo도, Peter Luger도, Sarabeth's 도 다 그렇게 먹었습니다. 오픈 시간에 딱 맞춰 가면 사람들이 조금 기다리고 있고, 혼자 먹는다고 하면 바에서 먹을거냐고 물어보는데 테이블이 아니라 바에서 먹겠다고 하면 바로 앉아서 금방 먹고 나갈 수 있어요. 그러면서 옆자리 혼자 온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재밌습니다. 혼자 오는 사람들 많아요. 눈치 안 보고 잘 다녔습니다. 


5. 지하철

타고다닐만 합니다. Local인지 Express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는 것, 일부 역들은 들어가는 입구가 Uptown방향과 Downtown 방향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 메트로 카드가 한 지하철 역에서 두 번 못 긁게 되어있다는 것 정도만 유념하고 있으면 생각보다 훨씬 다니기 쉽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는 게 문제가 아니었고 지하철 구멍에서 나와서 도대체 어느방향으로 가야지 목적지가 나오는지, 그 방향 감각이 익숙하지 않아서 더 헤맸습니다.

뉴욕 지하철은 적어도 지하철이 지하를 지나는 동안에는 전화 안 터집니다. 이건 다들 알고 계시죠? 런던 지하철보다 나은 건, 런던 지하철은 지하철 역 안으로만 들어가도 전화가 안 되지만 뉴욕 지하철은 지하철 역 안에서는 그나마 전화가 된 다는거. 가끔 무료 와이파이가 터져주시는 감개무량한 지하철 역도 있고 말이죠. 한국 지하철 안에서 별로 내가 듣고 싶지 않은 통화들을 듣는 데 질린 저로서는 그 점은 오히려 감사했던 점이에요. 그냥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시면 됩니다. 
메트로 카드는 1주일치 무제한 정액권을 썼어요. 카드 보증금 1불을 포함해서 32~33불 정도입니다. 한 번 타는 데 5달러 정도기 때문에 지하철을 하루에 2번 이상 탄다면 무조건 이 정액권 추천합니다. 저는 뽕을 뽑기 싫어도 이 뉴욕 지하철 하루에 서너번 이상 타고 다녔기 때문에 아주 잘 썼습니다. 지하철 역마다 자판기가 있는데, 무려 한.글. 지원이 됩니다. 터치스크린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 메트로카드로 버스도 탈 수 있습니다.
지하철 노선도는 저는 아이폰에 pdf 파일과 NYSV Pro라는 앱을 받아갔습니다. 네트워크 연결이 안 되기 때문에 인터넷 안 써도 그냥 폰 안에다 넣어두면 바로 볼 수 있는 지하철 지도 혹은 종이 지도가 필요합니다. 여행자 인포에 가면 빳빳하고 좋은 종이 지도를 얻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공식 사이트는 여기 (http://www.mta.info/maps/submap.html) 입니다. 버스 노선도도 받아두면 편해요. 뉴욕은 일방통행이 많고 교통지옥이라서 자전거가 제일 낫다고 택시기사분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남북방향 (up-down, street)으로는 지하철이 답이고 동서방향(avenue) 으로는 버스가 답이라는데, 전 그냥 남북은 지하철, 동서는 걸어다녔습니다. 애비뉴 세 개 정도는 그냥 기본으로 걸었습니다. 

6. 구글맵 만세. 
1주일 이내의 여행에서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격 대비해서는 효율적인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나 저처럼 혼자 다니는데다가 구글맵 의존도가 150%에 이르는 방향감각 시tothe망인 사람에게는 구글맵은 거의 구세주 수준이죠. 아이폰의 경우 문제는 밧데리... iOS7으로 업데이트 하고 나서, 3G를 쓰면 밧데리가 거짓말이 아니고 1분에 1%씩 뚝뚝 떨어집니다. 휴대용 충전지 등을 상비하시는 걸 권합니다. 

7. 여행 준비는 네이버 까페 중에 뉴행디 (http://cafe.naver.com/nyctourdesign) 에서 제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혼자 간 거라서 제일 두려웠던 게 공항에서 숙소 가는 거, 숙소에서 공항 가는 거였는데 여기 저기 많이 물어봤습니다. 슈퍼셔틀, 한인택시, 공항버스 등등 다양한데요, 지하철은 의외로 비추였습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우리나라에 비해 극히 적으니 캐리어 들고 이동하기엔 무리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공항에서 숙소 갈 때는 공항버스를 이용했고, 숙소에서 공항 갈 때는 한인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양쪽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가격대비해서는 역시 슈퍼 셔틀이나 공항버스가 좋은 것 같습니다.

8. 숙소는 한인민박, KM하우스 8호점이었습니다. 뉴욕은 한인 민박이 무척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여기 저기 까페나 블로그 후기들을 검색해서 대강 읽어보고 결정했습니다. 몇 가지 기준 (제 경우는 위치, 청결도를 가장 우선으로 하였습니다.)을 두고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를 하나 하나 줄여나가면 결국 괜찮은 숙소가 결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숙소가 타임스퀘어 M&M 초코렛 건물 (까페 베네 타임스퀘어 점 건너편) 에 있는 플랫의 방 하나를 쓴 건데, 교통 정말 너무 좋아서, 다른 모든 불만들은 다 감수할만했습니다. 새 건물이라서 깨끗했구요. 비싸기만 하고 낡고 더러운 호텔을 쓰는 것 보다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비수기였음에도 주변 호텔들 방값 다 하루에 30~50만원선이었고, 저는 하룻밤에 12~13만원이었습니다. 참고로 뉴욕에서, 특히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하룻밤에 10만원대로 방 못 잡아요...(...) 타임스퀘어는 워낙 치안이 좋은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숙소는 치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만, 문제는 무지하게 시끄럽다는 겁니다. 잠귀 밝은 분이라면 피하세요.

9. 브루클린은 반나절 잠깐 밥먹으러 간 것 뿐이었는데, 날씨가 흐리고 꾸물거려 그런지 꽤나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낮인데도 여자 혼자 다니기엔 좀 무서웠어요. 분위기가 딱히 험악하거나 하진 않은데, 한적하다고 하기엔 거리가 썰렁~하고, 꽤 빈티지해서 좀 조심하게 되더군요. 날씨가 맑았으면 훨씬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가게들은 아기자기하고 신기한 게 많아요. 다만 가게와 가게들 사이에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낡아빠진 건물들이 잔뜩 있다는 게 문제겠죠.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10. City pass는 못써봤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따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관심 있었어도 셧다운 때문에 못 갔을 판이구만...), 메트 뮤지움은 두 번을 갔으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역시 쳐다도 안 봤고, 자연사 박물관은 심지어 스쳐지나가지도 않는 동선으로 다녔기 때문이죠. (이것도 역시 셧다운 때문에 못 갔을 판인데 어차피 아웃 오브 안중이었...) 하지만 제가 안 가봤다는 곳을 다 가보실 분이라면 확실히 저 City pass가 이득이라고 합니다. 특히 MoMA와 구겐하임 미술관의 경우 City pass에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1. 뉴욕 공립 도서관은 매일 매일 여는 시간 닫는 시간 다릅니다.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들어가면 일단 벙찌기 때문에 미술관과 분리해서 따로 항목을 만들었는데요, 이게... 맨해튼에만 백 개가 넘는 분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 파크 주변에 있는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건물은 Stephen A. Schwarzman Building 으으로, 442번가 5th avenue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관시간 정보는 http://www.nypl.org/locations/schwarzman 에 잘 나와있습니다. 이 곳에 무려  영화에 많이 나오는 로즈룸 (대열람실)이 있는데, 이 로즈룸은 일반인을 위한 공개 구역과 진짜 열람실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뉴욕에는 역시 서점이 많은데, 기노쿠니야 서점은 뉴욕 공립 도서관 뒷마당 격인 브라이언트 파크가 다 보이는 건물에 있습니다. 여기 되게 핫한 곳이라 주변에 좋은 음식점, 쇼핑센터가 많아요. 그리고 Three Lives Company 는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습니다. 뉴욕 서점 순례기는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이 책을 들고 갔습니다. http://1pagestory.com/bookwanderer/ 이 홈페이지도 잘 나와있구요. 구글맵에도 찍혀있습니다. 


저는 대도시 (메트로폴리탄) 들을 혼자 여행하는 게 너무너무 재밌어요. 자연 경관에 감탄하는 것 보다 사람 구경하는 게 재밌습니다. 거기가 다 거기 같아도, 서울같아도, 운전을 못하는 저로서는 혼자 다니기 좋거든요. 또 이런 대도시들을, 특히 혼자서 여행하면 도시의 분위기에 취해 막 쏘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워낙 혼자서 잘 쏘아다니고, 잘 먹고 하기도 하지만 제 취향에 맞는 덕질을 찾아서 하는 편입니다. 그 대표적인게 공연, 전시 (미술, 박물관), 그리고 서점과 무덤입니다. 이번엔 무덤 레이드는 못 떴군요. 퀸즈에 큰 거 하나 있던데. ㅋㅋㅋ 네... 페르 라 셰즈 묘지에 가보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다음 목표는 파리... 여튼 여행할 때 뭔가 포커스가 있으면, 여행을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건 사실인 듯 해요. 그럼 도움이 되셨기를.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11. Part II



이어서 계속. 오늘은 구겐하임 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을 들린 후, 시간이 되면 웨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에 들려서 저녁을 먹고 퀸토 연극을 마지막으로 보러 가기로 했다. 일단 정신줄을 되찾아서 구겐하임으로 출발. 구겐하임은 역시 어퍼 이스트 빌리지의 86th st에 내려서 avenue 2개 정도 걸어가면 나왔다. 입장시간이 조금 지나서 갔는데 벌써 줄이 이만~큼. -_-;;; 이 동네는 기본적으로 미술관 한 번 들어가는데 줄 좀 서는 건 기본인 듯.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축물의 구조 자체가 참 특이한 곳이다. 안에 꼭 안 들어가보더라도 건물 외관은 한 번쯤 구경해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내부 천장은 이렇게 생김


주로 인상파 이후의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전시해 놓았고, 칸단스키의 작품이 많았다. 위 사진에 찍힌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회랑은 공사중이어서 관람이 불가능했고 4층정도로 작게 꾸며진 전시관을 보았는데, 피카소, 세잔 등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고흐의 그림도 두 점인가 있었다. 사진 촬영은 불가능해서 내부 그림 사진은 없다. 입장료에 비해서는 조촐한 규모의 전시였다. 사람들이 공간의 크기에 비해서 좀 많은 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복작복작하고 정신없어서 그랬는지 크게 인상이 남지는 않았다. 




그리고 몇 블록을 걸어내려와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를 저번에는 제값을 다 주고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좀 적게 내고 들어갔다. 참고로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은 자율입장료다. 내고싶은 만큼 낼 수 있다는 뜻. 권장은 20불인데, 20불을 꼭 다 낼 필요는 없다는 뜻. 지난 번에는 중세 파트만 대충 돌아보고 간 거라, 각 잡고 안내문을 들고 대강 계획을 짠 다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중점적으로 그림들을 보고, 악기관이나 장식품, 공예품들을 대강 둘러보면 될 것 같았다. 먼저 로버트 리만 컬렉션 Robert Lehman Collection으로 갔다. 르느와르를 비롯한 유명한 그림들이 잔뜩 걸려있던 곳이었다.




르느와르 컬렉션들



안쪽에는 이런 공예품과 세공품 컬렉션도 있었다.




디테일의 감동




헉... 헉...


밖으로 나오면 이런 잔잔한 분위기의 회랑이 있다. 대칭으로 마련되어

채광을 잘 해 놓아서 분위기가 참 괜찮았다. 평일 오전, 사람이 적어서 호젓했다.



뒤이어 유럽 미술쪽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선 엘 그레코의 그림부터...




이건 앵그르.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눈 돌아갈 것 같은 유리병이며, 장식품이 전시된 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이런 건 V&A에서 이미 한 번 당해본(?) 경험이 있어서,

각오는 했지만... 예쁜 걸 볼 때 마다 유리창에 붙어 하악거리며 

눈을 빛내고 입을  헤에 벌리는 건 어쩔 수가 없고.







우아했던 조각상



디테일이 살아있는 체스판. 나 하나 갖고 싶더라.



유리잔 예술이다... 나 하나만... 쿨럭



소유욕 돋게 하는 공예품들을 대강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갔을 땐 점심이 훌쩍 지나 있었고 

슬슬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지만

왠지 시간이 아까웠다. 다시 나갔다 들어오기가 싫었다.


그래서 무식하게 계속 구경함. ㅋㅋㅋ


여기서부터는 2층. 유럽 미술 완전 정복

그리고 미국 미술 중에서 인상파랑 내가 좋아하는 시대를 중심으로 보고

악기관을 구경하고 오기로 했다.


문제는 저렇게 마음먹고 보는데 도무지 끝이 안 보였다는 거 ㅠㅠㅠㅠ



브뤼겔의 그림



나무 장식품



베르메르의 그림



무리요의 성모 승천



터키 쪽 사람의 도자기 공예품



일본관의 유명한 크리스탈 사슴



일본관을 한참 돌다가 잠시 쉬어가며 보니 이런 뷰가 보이는 방이 있었다.



그리고 악기관으로 들어갔다. 하악,



류트!



옛날 피아노



이게 덜시머



포르테 피아노. 그라프피아노 >_<

 

그리고 미국 미술관 쪽으로 들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하삼 (Hassam)의 그림과

휘슬러, 알렉산더의 그림이 잔뜩 걸려있었다. 

반색을 하면서 물 만난 고기 마냥 뛰어다님 ㅎㅎㅎ



하삼의 그림



휘슬러



존 알랙산더



다시 유럽 미술관으로 들어와서... 

조르지오 델 라 토르의 촛불과 해골이 포인트인 그림들을 둘러보고



라파엘 전파 (pre-Raphaelism) 인 번 존스.

테이트 브리튼에서 좋아라 하고 봤던 화가의 또 다른 그림들.






드가의 그림



르느와르의 화병




그 어떤 것 보다 맘에 들었던 고흐의 두 그림들. ㅠㅠㅠㅠ



베게로의 그림. 참 예쁘다. 정말 탐미적이고.

의외로 최근의 화가라는 게 더 신기한 베게로의 그림.



그리고 코로의 풍경화가 쫙 걸려있던 방.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지치기도 했고, 

그래서 코로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여기가 천국이었다.

쉬는 기분이 저절로 들었다.



이 정도만 구경을 했는데도 벌써 박물관에 들어온지 4~5시간이 지나 있었다.

헉헉헉


벌써 오후3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맙소사.



메트 뮤지움 2층 회랑에서 본 정문 입구.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아마 뉴욕을 다시 방문하게 되면, 역시나 이곳을 다시 찾게 되겠지.

개미지옥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남들 다 해본 짓을 하러 길을 나섰다.



그래서 이것도 찍어보고, 발걸음을 돌려 지하철을 타고

뉴욕을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었던 웨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 구역으로 갔다.


난 이 동네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었다.




게이 스트릿도 가보고.



걷다 보니까 조 말론 향수가게가 있어 반색을 하며 들어가서 구경해보고.




참 예뻤다.

웨스트 빌리지에서 BOOKMARC라고 Kei샘께서 알려주신 곳이 있길래

번잡한 큰 길가에서 제법 걸어가야 하는 호젓한 이 곳을 찾아갔다.

과연 시간과 발품을 팔아 올 만한 곳이었다.


주변에는 마크 제이콥스 매장이 깔려있고...

그거 아니어도 진짜 고급 명품 독립샵인데

소호처럼 사람이 많지도 않고 번잡하지도 않고...

아파트 혹은 연립주택 사이의 작은 벤치들이 모인 

공원 같은 휴게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매그놀리아 컵케익이며 레드벨벳을 먹으며 

조곤 조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북마크에서 팔던 감사 카드.

fucking much라니 ㅋㅋㅋ 아놔 진짜 캐주얼하면서도 빵 터졌다.

존나 감사합니다라니 ㅋㅋㅋ

반어적으로 비꼬는 걸까, 그냥 가벼운 느낌일까.

하나 사들고 오고 싶었지만

왠지 이걸 받는 사람에게 괜한 오해를 살까 두려워서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놓고 왔다 ㅎㅎㅎ



북마크 전경




예쁜 벽돌담과 타일 문짝... 너무 예뻤다.

누가 사는 집이었을까.



뉴욕에서의 마지막 만찬은 그리니치 빌리지의 Babbo 였다. 80불짜리 (ㄷㄷㄷ) 파스타 테이스팅 메뉴가 있었던 곳. 어쩌자고 핸드폰 밧데리가 간당 간당 하여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게다가 코스를 시켰더니, 음식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배는 터질 것 같아서 다 먹지도 못했다는 게 비극 ㅠㅠㅠㅠ 근데 정말 맛있었다. 가기 전에 강추를 한 세 명한테 일관적으로 받았던 곳이라서 ("한국에서는 그런 파스타 못 먹어봐")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하며 심드렁했는데, 정말로 맛있었던 곳이었다. 일주일 있으면서 못 쓴 식비 여기다 다 쏟아 부음 ㅋㅋㅋ 정말 한 끼에 10만원짜리 태어나서 처음먹어봤다 ㅠㅠㅠㅠ 뉴욕이니까 먹지 딴 데서는 혼자 이렇게 먹지도 못함... ㅠㅠㅠㅠ 옆자리에 혼자 앉은 아저씨가 와인을 곁들여서 먹는데, 처음엔 무뚝뚝하니 신경 안 쓰다가 와인이 들어가서 좀 불콰 하니까 슬슬 말도 걸고 그러길래 얘기도 좀 하고. ㅎㅎㅎ 재밌었다. 그리고 부랴 부랴 퀸토 연극을 보러 브로드웨이로 돌아왔다. 퀸토 연극이 끝난 후에 친구 S양을 만나는 걸로 그날 일정이 끝났다. 퀸토 연극 극장 건너편에 있는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의 라운지 바에서 술을 홀짝이다가 자리를 옮겨 주변 루프톱 라운지에 가려고 했는데, 라운지의 소음과 줄 서 있는 거에 식겁하고 결국 Duane Reade 에서 맥주와 감자칩을 사들고 와서는, 숙소 방에서 노가리를 까고 새벽 3~4시까지 수다를 떨다가 잤다. 그렇게 뉴욕의 마지막 날이 끝났다. 



이 식당이 있는 Waverly  Place 진짜 좋음 ㅠㅠㅠㅠ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11. Part I


카네기 홀 공연을 마치고 왔던 날 밤이었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는 거의 12~13시간. 그러니까 낮밤을 바꾸고 한두시간 정도를 더하거나 빼면 된다. 그러니까 뉴욕이 저녁이면 한국은 그 다음날 아침이라고 생각하면 편함. 숙소가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되었고 카네기 홀 공연이 그래도 다른 공연보다는 좀 일찍 끝난 덕에 일찍 들어와서 쉬면서 트위터를 켜서 염장도 지르고 그 외 뉴욕 관련 정보들을 살펴보려고 타임라인을 쭉 보는데, 트친님께서 아래 사진을 멘션으로 보내주셨다...(...) 이게 바로 덕중지덕 양덕이라는 텀블러 팬덤의 정보력. 나 진짜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이거 보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남. ㅋㅋㅋ 뭐? 내 최애배우님께서 뉴욕에 오셨다고? 진짜?? 리얼리??? -ㅁ-;;; 나 내일이 뉴욕에서 마지막날인데? ㅠㅠ 우와. 운도 이런 운이. 헐. 일부러 맞추려고 해도 힘들 거 같은데 뭐 이런... 베니의 뉴욕 방문은 줄리안 어센지의 전기 영화인 Fifth Estate (제 5계급)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국제 영화제 때만 틀어주고 개봉을 언제 할 지 모르는 영화지만, 뉴욕에서 보고 올랬더니 개봉일이 내가 귀국한 다음 주여서 못 보고 왔다는 그 영화다. 첫날 포스팅에서 타임스퀘어에 커다란 포스터가 잔뜩 걸려있었다던 그 영화.

하여튼, 문제는 내일 스케줄이었다. 나는 저녁 8시에 퀸토 연극을 보러 가야 했고 낮에는 곧 죽어도 (=라고 쓰고 베니를 못 봐도 라고 읽는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은 봐야겠고 뭐 그런 상황.



음.... 그러니까. 그러니까..... 으악... 어쨋든 뉴욕에서 저걸 검색해서 저 이벤트들이 일어나는 곳을 알아내서 쫓아다니면 내 최애배우를 볼 수 있다 이건가? ... 망설이지 않고 핸드폰 구글링을 시전했는데... 그 결과가 가관이었다. 정말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뉴욕은 오픈된 건지, 아니면 그냥 요즘 세상이 좋아진건지, 영어로 검색하니까 줄줄이 쏘세지로 정보가 쏟아지는 거다. 몇시에 어디서 뭘 하고, 표는 어디서 팔며, 몇시까지 어디로 가서 줄을 서면 된다는 등. 구글맵으로 위치 지원은 당연히 해 주고. 멍... 게다가, 저 행사 장소들 죄다 내 숙소에서 가까워. -ㅁ- 그러니까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지도 않을까... 못 보면 말고. 라고 아주 작은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뉴욕이란 -_-;; 무슨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라도 된답니까. 이게 뭐야. 생각보다 너무 쉽잖아. 에이. 설마. 

난 어차피 내일 박물관이 오전 10시에 열기 전에는 일찍 일어나기만 한다면 오전 중의 행사에는 어떻게 가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위 사진에서 제일 첫번째 스케줄인 오전 8시 Good Morning America를 검색해 봤더니 무려 "타임 스퀘어 무료 방청"이 떡 하니 뜨지 않겠는가. 타임 스퀘어라니. 숙소에서 엎어지면 코도 아니고 무릎 깨지는 지척이었다. Good Morning America 굿모닝 아메리카 (GMA)는 아침 7부터 시작하는 뉴스+토크쇼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ABC 방송국에서 하는데, 이 ABC 방송국의 본사와 스튜디오가 타임스퀘어에 있었다. 문제는 그 시간에 일어날 수 있느냐. 오로지 시간만이 관건이었다. 내 잠버릇을 믿어보기로 하고 일단 잠을 청했다. 혹시 몰라 알람도 맞춰두고. 


그리고, 마지막날 새벽. 해도 뜨기 전, 알람이 울리기 전 그냥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발딱 일어났다. 때 빼고 광 내고 옷도 신경써서 좀 입고 가방도 좀 가볍게 하고, 길을 나섰다. 새벽녘의 타임스퀘어는 한산했지만, 썰렁하진 않았다. 여전히 길에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차들도 제법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네온사인 간판들은 여전히 눈부시게 불을 밝히고 있었고, 공기는 축축하고 서늘했다. 대여섯블럭을 내려가자, 타임스퀘어가 나왔고, 사람들이 공터를 빙 둘러싸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어? 여긴가? 여기 맞나봐?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가니까 정말 야외에 스튜디오를 설치해놨고, 펜스도 쳐 놨고, 결정적으로 이 길거리 야외 방청 장소 바로 건너편이 ABC 방송국 건물이었다. 헐. 진짜네. 진짜 무료방청 해주나보네. 방송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시작하는 거였고, 내가 도착한 시각은 기가 막히게도 새벽 6시 25분경이었다. 뭔지 모르니 멀뚱멀뚱 서서 기다리니 방송이 시작했는지 스크린에서 앵커가 나오고 스튜디오를 비춰주기 시작했다. 읭, 여기서 방송을 진행하는 게 아닌가벼. 게다가 방송이 시작되니 모여있는 사람들은 종이에 로빈 (GMA 방송 진행자인 남자 앵커) 이름이 적어서 흔들어대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날이 슬슬 밝아왔다. 사람들 진짜 부지런해...(...)



이게 GMA 무료방청의 현장. 새벽 6시 반의 현장.

제가 서 있는 곳의 바로 뒤편 건너편이 ABC 방송 스튜디오였음.



내 관심사는 이 방송이 아니라 이 방송에 "게스트"로 나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였기 때문에 저 방청객 사이에 오래 있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가다가 이 방청석 건너편의 ABC 방송국 본사 건물에는 계속 사람들이 모여있다가 경찰의 지시로 흩어지고 있었고, 시꺼먼 벤이 그 앞에 멈추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사진을 찍는 모양새가 반복되고 있었다. 아마 초반에 락밴드인지 헤비매탈 그룹인지 유명한 가수가 왔다 간 거 같은데,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드글드글 모여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보아하니 거기가 아마 스튜디오 입구인가보다, 하고 방청객들 사이를 빠져나가 길을 건너갔다. 그러니까 정말 통유리로 된, 건물 1층 안의 스튜디오를 정말 볼 수가 있었다...-ㅁ- 와 이 나라는 방송을 이런 데서 하는구나. ㄷㄷㄷ



방송국 처음 보는 것도 아니면서 완전 신기해함.


뉴스가 시작되고 한 30분동안은 이 스튜디오 구경하면서 뉴스들을 듣느라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내가 갔을 때는 셧다운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였고, 워싱턴 DC에서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었던 상황이라 그에 대한 뉴스들을 듣고 날씨 정보도 듣고 그랬다. 화씨 욕하면서... 아 정말 화씨는 적응이 안돼... 이럼... 이 GMA 라는 프로그램이 스튜디오 한 구석탱이에서만 방송을 진행하는 게 아니고 앵커들이 스튜디오를 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테마가 구역별로 다르게 죄어있는 것 같은 구조였다.) 옮겨서 진행하기도 하고, (아마 섹션이 바뀌고 중간광고가 있으면 옮기는 듯 했다.) 사람이 모여있는 방청공간으로 앵커들이 나왔다가 들어가기도 했다. 저 텀블러 포스팅에 8시가 되야 베니가 나온다고 했는데 7시 반이 지나자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난 어디에 있어야 하느뇨. 



스튜디오 내부를 밖에서 찍은 모습. ㅎㅎㅎ


트위터를 계속 켜놓고 생중계를 하니까 트친님께서 스튜디오가 보이는 유리벽에 붙어있다가 스튜디오 출입구 쪽으로 붙으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정말 8시가 되니까...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ㅁ- 까만 콜벤이 한 대 멈추더니 연한 감색 양복을 입은 베니가 정말 휙 지나가더라. 기럭지 ㄷㄷㄷ 우와...


그래서 라이브 방송 하는 베니의 뒤통수


인터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진짜 금방 끝남... 그 현장을 대형 TV 스크린으로 타임스퀘어의 방청공간에도 쏴주는데... 완전 뿌듯함. 내 최애 라이브 방송을 반경 20m 안에서 보는 기분을 아시나요... 진짜 최곱니다. 허허허... 그래서 지금 도어 쪽으로 가야되는데... 그 쪽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리고 그 쪽에 보인 사람들은 역시나, "Cumberbitches"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ㅋㅋㅋ 그래 나도 Cumberbitch잖아. 가자... 그래서 무단횡단 함. 뉴욕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GMA 라이브 방송이 끝난 후 바로 이어서 Katie Couric의 토크쇼가 있었기 때문에 과연 배우님께서 밖에 나오실까 궁금던 게 사실. 같은 스튜디오일 가능성이 높았거든... 안 나오고 바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별로 기대를 안 하고 펜스 쪽에는 팬들이 한가득 있었기 때문에 늦게 끼어든 벌로 좀 뒤쪽으로 밀려서 펜스보다는 건물 벽 쪽에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네. 베니가 나왔다. 나왔어! 나왔다구요!!! (부아아아아악)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데, 우와!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소리 지름.









Oh


My


God



이게 꿈이야 생시야


정신줄 놨음


아참 근데


얼굴 커요

진짜 큼 

하관 왕자 맞음

기럭지가 길고 날씬한데

그럼에도 상쇄가 안 되는 

대따 크고 긴 얼굴임


근데 예뻐요

ㅠㅠㅠㅠ

예쁘다고요 ㅠㅠㅠㅠ 

왜 이렇게 예뻐

양복이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거야

해골무늬 알렉산더 맥퀸 넥타이도 

너무 이쁘고

아아아악!

눈 색깔도 이쁘고

피부 뽀얗고

머리도 자기 머리색

잘 다듬고 말쑥하고

신발은 못 봤네요

아무렴 어때


그리고...

목소리

꽤애애애애액

이거 직접 들어봐야 되요

정말 쫙 까는 저음 섹시합니다

헉헉

무슨 말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혹시 몰라서 가져간 어거스트 오세지 카운티 책을 꺼내서 사람들을 밀치고...(양언니들 미안합니다. 제가 좀 작아서 안 밀치면 닿을 방법이 없었솨...) 책을 내밀었다. 베니가 여기 저기 싸인 해주고 팬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그러더라. 시간만 많으면 정말 거기 모인 사람들 다 싸인해줬을 기세. 한 10~15분동안 계속 나와있었다. 펜스에 붙은 팬들과는 대화도 하고. 매니저 (사진에서 베니 왼쪽 옆에 서 있는 열쇠 목걸이 한 백인 여자) 가 어느 정도 제지도 하고 그래서 다 해주진 못했지만, 굉장히 스윗하고 친절했습니다. 바쁘지 않았으면 정말 다 해줬을 기세. 제가 어거스트 오세지 카운티 책을 내미니까 처음에 매니저가 가져가더라고요. 저는 사람 사이에 껴서 잘 안보이고 그러니까 못 알아보고 누가 내 책을 뺏어가려는 줄 알고 꽉 잡았다가 "내가 받아서 싸인 해 줄게" 소리를 듣고서야 책을 넘겼어요. 헉헉... 정말 정신줄을 놓긴 했는가봄. ㅋㅋㅋ 그리고 싸인을 받으려고 하는데...


 

저 주황색 표지 책이 제 책!!


제 책을 본 베니는... 


-ㅁ-


Oh, Good idea. Very nice book (?) 이라고 해 줬어요

그거 말고도 한두마디 더 했는데 

제대로 못 알아들음 ㅠㅠㅠㅠ

아마도 작품이 좋다는 

뭐 그런 의미였을거라고 

추론할 뿐

영어 못하는 게 

이렇게 저주스러울 줄은 몰랐다

완전 motivation 제대로 받아옴


어쨌건

뭐라고 말했건

일단 꺄아아아아악


난 반사적으로 

그거 제꺼에요 It's mine! 이라고

대놓고 소리지름


그래 너 이색히 뉴욕이라서 아는 사람 없다고

한국에서 절대 못할 짓

철판 깔고 해봤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걸로 끝난 게 아니고

저거 내꺼라고 하니까 날 딱 정면으로 눈 마주치며 보면서

"Do you want to get autograph inside?"

-ㅁ-

어버버버...

세상에

말 걸어줬어

눈도 마주쳤어


내 최애 배우가

말 걸어줬어!

말 걸어줬다고!

눈 마주쳤어!

눈도 마주쳤다고!


0.2초정도 어버버 하다가

YES, PLEASE! THANK YOU! 

라고 했다

-ㅁ-




그리고 베니가 싸인 해주는 동안 아이폰 난사.

아이폰 연사 기능은 참 좋은 것입니다. ㅠㅠㅠㅠ 이거 없었음 어쩔 뻔했니

저 곱게 말려올라간 미소를 보라고요 ㅠㅠㅠㅠ

우와 ㅠㅠㅠㅠ



팬들이랑 사진 찍어주시는 거 나도 찍음.


팬들의 인기를 실감했는데, 베니가 은근히 이런 거 즐거워하면서 단체샷도 찍고 그러는 거 보니 새삼스럽게 유명세를 알겠던... ㅠㅠㅠㅠ 영광이었다. 그래... 셜록 시작할 때 부터 팬질했으니 3년째인가. 저 베니라는 배우가 이러고 다닐 때 부터 좋아했는데. ㅠㅠㅠㅠ 흑흑...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저렇게 입고 다니던 사람이 양복 입고 머리 빗으면 이렇게도 달라보일 수가 있구나. ㅠㅠㅠㅠ 온갖 동물 닮았다고 놀리고 옷장 태워야 된다고 성토대회 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유명해졌어. 장성해서 이름을 날리는 아들을 보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너_옷이_이게_뭐야.jpg


맨날 2D로만 보던 사람 4D로 보니까... 정말 정신줄 제대로 놨다. 흥분도 제대로 했고. 손을 못 잡아본게 아쉽지만, 뭐 어때. 말 걸어줬는데. 그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봤는데! ㅠㅠㅠㅠ 내 최애인데 ㅠㅠㅠㅠ 세상에... 퀸토 본 걸로 모자라서 베니까지 보다니 ㅠㅠㅠㅠ 이게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지 뭐 다른 게 아메리칸 드림인가효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숙소까지 오다가 스텝 꼬임. 다리 풀렸다. -_-;; 정말 어떻게 숙소까지 왔는지 기억이 안 나. 머리는 화산폭발이라도 한 거 같은 기분이고, 진짜 신호 안 됐는데 막 길 건너려고 하고 큰일날뻔했음. 구두 신고 있었는데 정말 발목 삐끗할 뻔했다. 심장은 정말 정신없이 뛰고 눈앞이 노랗더라. 거의 3시간 가까이 쉬지도 않고 계속 서있었는데다가, 중간에 약한 비도 한 번 왔는데 그대로 맞았고, 아무리 옷을 입었다고 해도 건물 사이의 바람이 쌀쌀맞아서 좀 떨기까지 했는데... 게다가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났는데, 긴장을 얼마나 했는지 온몸이 다 아픈데... 기운이 나는 거다. 긴장이 탁 풀려서 어질어질한데, 생각만 하면 입에 웃음이 걸리고. 진짜 미친년처럼 헤실헤실 웃고 다녔다. 박카스, 레드불, 믹스커피 합친 까페인과 각성제보다 더했다. 몸은 죽을거 같다고 난리를 치는데 너무 좋아. 행복해. 흥분해서 기운이 펄펄 나.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이 같이 나오면 이 꼴이 되는 겐가... 정말 약이라도 한 거 같은 기분이었다. -ㅁ-


베니 싸인 인증.

ㅠㅠㅠㅠ


싸인 받고 숙소에 오니까 아침 9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다. 박물관이며 미술관 오픈시간에 딱 맞출 수 있는 시각.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지막 날 관광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침도 안 먹고 3시간이나 바깥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서있기만 했는데도, 왠지 오늘 하루는 뭐든지 잘 될 거 같고 밤도 샐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게 베니 파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베니에 대한 정보를 캡쳐해서 멘션주셨던 트친님, 처음보는 방송국에서 헤매고 있던 저를 이끌어주신 경험치 300%의 영드덕후 트친님, 그 외에 랜선으로 응원멘션을 날려주신 수많은 분들, 저 사진을 실시간으로 올렸을 때 함께 기뻐해주시고 좋아해주신 모든 랜선 지인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 정말 트위터에서 알려주신 분들 덕분에 봤지, 안 그랬으면 볼 생각도 안 했을거에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10.


수요일 공연 두 탕의 여파는 꽤 심했다. 늦잠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일어나니까 아침 8시 반...(...) 와. 아침은 남은 음식 싸온 걸로 대충 때우고 출발. 오늘 점심은 피터 루거에서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사흘을 내리 죽어라고 돌아다니고 나니 기운이 한풀 꺾여서, 에라 모르겠다 되는 대로 다니자. 마음먹었다. 이날 휘트니 미술관에 다녀오는 걸 포기했다. 구겐하임은 수요일 목요일에 닫아서 마지막 날인 금요일 말고는 갈 시간이 없고, 오늘 시간 되면 프릭 컬렉션을 보든지 하고, 내일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을 다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아침엔 뉴욕 공립 도서관에 잠깐 갔다가 지하철을 타고 부르클린으로 가기로 했다. 뉴욕 공립 도서관인 브라이언트 파크 쪽의 지하철이 그나마 브루클린으로 한 번에 가는 지하철 노선이 지나다니기 때문이었다. 날씨도 꾸물텅하니 별로 좋지 않고 비도 간간이 뿌리고 있었다.


일단 브라이언트 파크. 여기가 뉴욕 공립 도서관 뒷마당이다.



파노라마 사진. 

은근 건물숲이 분위기 있게 나온다.

딱 도심 속의 공원 그 분위기.




분수도 꽤 고풍스럽고



주변 건물과도 잘 어울린다.


요 근처의 일본의 대형 체인 서점인

기노쿠니야 서점이 있다.

일본의 교보문고 같은 곳인데

뉴욕 지점이다.



영어로 된 책도 팔고 일어로 된 책도 판다. 

1층은 그냥 평범한 뉴욕 서점이고

2층은 만화책 전문점이다.

한마디로

오덕 전문 서점이다.


그러니까 이런 데.


배가본드 벽화가 있는 곳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층 서가는 사진 못 찍게 해 놔서 생략



올라가는 건 에스컬레이터인데 

내려오는 건 계단이다.

계단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있길래 

너무 이뻐서 찍어봄.

완전 마음에 드는데 사려고 하니까 

이거 또 짐이라서 못 샀다.


기노쿠니야 서점을 다 봤으니

뉴욕 공립 도서관으로.


투모로우 등 재난영화랑

각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대열람실

로즈룸 실물 구경이나 해 보려고.



딱 봐가지고서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이나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이나

뉴욕 공립 도서관이나

건물 입구는 

그놈이 그놈...(... 미안하다)


입구 양 옆을 지키고 있는 

사자가 유명하대서

사자 찍어드리고.





마지막 요 사진은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든다.

날이 흐려서 세피아로 바꿔봤다.


안에 들어가보기로 한다.


뉴욕 공립도서관은 시즌마다, 날마다 오픈시간이 다르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가는 거 필수. 홈페이지 상단 메뉴 중 Location으로 들어가면 된다. 뉴욕 공립 도서관은 맨해튼에만 수십개의 분관이 있다. 그러니까 지역구마다 하나씩. ㄷㄷㄷ흔히 알려져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 쪽에 있는 이 오래된 건물의 이름은 Stephen A. Schwarzman Building 이다. 참고하시길. 위치는 42번가 5th ave.이다.




내부는 이런 분위기.

로즈룸 찾아 삼만리




마침내 로즈룸.

이런 분위기다. 

책보다 컴퓨터가 눈에 들어오는 열람실

그냥 평범한 지역 도서관 ㅎㅎㅎ






여기가 (돈이 아니라 책) 대출받는 곳.


로즈룸은

관광객들을 위한 곳이 있고

이용객들을 위한 열람공간이 따로 있다.

따로 분리된 공간은 컴퓨터가 없지만

대신에 사진 촬영 금지.

그냥 보기만 해도 참 좋다.


중요한 거 다 봤으니까 밥 먹으러

브루클린 피터 루거로 고고싱.

오픈 시간이 11시 반 정도니까 거기 맞춰서 출발함.


지하철 한 번에 갈 줄 알았는데

중간에 노선을 바꿔 타야 해서

(express-local 서는 역이 달라서...)

환승.


커넬 스트릿 Canal Street 역이었던가




이런 분위기.


기차는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를 건너서 브루클린으로.



오 피터 루거 간판이다.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를 건너자마자 나오는 첫번째 역인

Marcy Av 에 내리면 피터루거까지 한 5~10분 거리.



지하철역 모자이크



뉴욕 지하철 기차는 안 찍어본 거 같아서 이 틈에 찰칵



지상 지하철역 이런 분위기.

스크린 도어 그런거 없ㅋ음ㅋ



소문의 피터 루거.

과연 오래된 집이었다.



점심 때라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착석.

원래는 스테이크 시켜야 하는데 런치메뉴 시켰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거 보니 

딱 봐도 혼자 다 못 먹을 거 같아서...



립아이 스테이크 미디움-레어.

이것만 먹어도 배 찢어짐



금화 초코렛!

이거 안 받으면 무효라고 ㅎㅎㅎ


다들 아시는 사실이겠지만 

피터 루거는 카드 안 된다.

현금만 받음.

계산할 때 알았는데 

여기는 아예 카드 기계가 없고

현금 출납기마저 1920~1930년대 썼을 법한

고리짝시절 오래된 기계다. 

아예 새로운 기계를 살 마음이 없는 것 같아 ㅎㅎㅎ


그리고 브루클린 구경에 나섰...다기보다는

그냥 커피 마시러 블루 보틀 커피나 다녀오기로 했다.

피터 루거에서 별로 멀지 않았고

가는 길에 구경이나 좀 하려고 했다.




앗 내 신발이랑 옷차림 비친다.



브루클린 철물점


브루클린은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랬는지, 사람이 없고 을씨년스러운데다가 오래되고 버려진 건물들이 그 특유의 빈티지함을 풍기고 있어서 혼자 다니고 있으니 이러다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어 좀 섬뜩한 그런 동네였다. 날씨가 좋았으면 그 정도 느낌은 아니었는데, 너무 사람이 적고 날씨마저 우중충하다보니... 대낮인데도 혼자 다니기엔 조금 무서웠다. 아무래도 브루클린 브릿지 쪽보다는 여기 윌리엄스버그 쪽이 주택가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중간에 The Bagel Store에 들렸는데 배불러서 먹지는 못하고. 여기 베이글이 부드럽고 맛있다던데. 눈도장 찍어놨다가 나중에 와봐야지. (나중에 언제 ㅠㅠㅠㅠ)



블루 보틀 커피에 도착


좀 춥고 속도 느글거리고 해서

(그리고 영어가 딸려서...-_-)

라떼 주문.

한 잔 시켰는데도 아트를 해서 주신다.

예뻐


종이컵도 너무 예쁘다.

버리기 아까웠다.


창가에 앉아서 사진 찍고

홀짝 홀짝 마시는데

청바지 청잠바 입은

청년이 말 걸었음

-_-

음... 

영어 좀 더 잘했으면 꼬셔볼;;걸;;

근데 나갈 때 남자랑 나가던데. 

게이였나 싶기도.

(근데 왜 나한테 말걸어 -ㅁ-)


여튼 반쯤 먹고

화장실 갔다가

뚜껑 씌워서 가지고 나옴.

마지막 한방울까지 싹싹 핥아먹었다.


보통 우유 비린내 때문에

라떼는 그냥 대충 먹고 버리는데

여기 우유 고소하니 맛있더라.





블루 보틀 커피 이런 분위기.

아참.

바리스타 잘생겼어요 -_-)b

친절해요. ㅎㅎㅎ



다시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로 돌아옴.

배가 너무 불러서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를 걸어서 건너기로 함.





전형적인 뉴욕의 건물.



그래피티들


윌리엄스버그 브릿지 걸어서 건너기



날이 우중충하긴 하지만 

비가 오지 않으니까

건너갈만 했다.

바람은 꽤 세게 붑니다.

옷 단단히 입는 거 추천.









윌리엄스버그 브릿지에서 보이는 맨해튼


그렇게 

걸어서 맨해튼 입성


별로 안 걸어요. 한 10분~20분?

적당히 걸어갈만하다.


윌리엄스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이스트 빌리지. 브루클린보다는 덜하지만 상당히 빈티지한 분위기의 동네였다. 여기서 지하철 한두 정거장 정도만 가면 소호다. 소호 쪽은 Prince St 프린스 스트릿과 Spring St 스프링 스트릿, Canal St 커넬 스트릿 요 세 지하철역으로 둘러싸여 있고.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를 건너면 Delancy/Essex St 델런시/에섹스 스트릿 역이다. Broadway-Lafayette St 브로드웨이-라파예트 스트릿 역에서 갈아타면 되는데 사실 그냥 안 갈아타고 걸어가도 딱히 문제는 안 되는 거리들이다. 워낙 다닥 다닥 붙어있다. 저 브로드웨이-라파예트 스트릿이 큰 역이고 여러 노선이 만나는 데라서 꽤 다니기 편했다. 뉴욕에 온지 사흘이 지난 나흘째가 되어서야 나는 겨우 소호에 가볼 수 있었다. 소호에 들러서 빅토리아 시크릿이랑 사봉 쇼핑하고 웨스트 빌리지로 향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들어가면 입구엔 야한 속옷들을 팔긴 하지만 조금만 안에 들어가면 중저가 화장품의 천국이다. 바디 미스트랑 바디 클린저, 바디 로션 라인이 좋은 게 많고 마침 내가 갔을 땐 세일도 하고 있었는데 짐이 무거울까봐 또 포기... 다행히도 이건 공항에 있어서 몇 개 사왔다. 근데 여기 화장품 진짜 괜찮다. 립글로스, 립스틱도 발색이 좋고, 바디미스트는 향수보다 지속력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종류가 정말 많다. 아무거나 눈 감고 집는다고 해도 앞뒤양옆에 수십가지가 더 있어서...;; 차라리 원하는 향이 있으면 영어로 더듬더듬 이런 향을 원한다고 (내 경우엔 sweet, floral 한 걸 좋아해서) 말해주니까 직원이 진짜 금방 딱 맘에 드는 거 찾아준다. 그 사람들 외국 사람 한두번 상대해본 거 아니라서 잘 도와준다. 멀뚱 멀뚱하게 있지 말고 달려드는 직원 싫다고 도망다니지 말고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삽시다. 세일하는 아이템이랑 그렇지 않은 아이템이 가격 차이가 꽤 나니까 이 점도 염두에 두고 쇼핑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뉴욕은 면세 쇼핑 안 된다는 점도 참고할 것. 가격표에 적힌 가격에 세금을 붙인 값을 지불해야 한다. 가격표에 적힌 가격은 세금 포함 안 된 가격임. 빅토리아 시크릿 잘못 들어갔다가 졸지에 포인트카드까지 만들어옴. 그래 뉴욕 또 오라 이거지 -ㅁ- 동생이 알려준 사봉 Sabon에서 사람들 선물 줄 것도 몇 개 사서 양손 가득히 쇼핑백을 들고, 드디어 남들 다 가는 소호를 찍었으니 가고 싶었던 웨스트 빌리지의 Three Lives Company 서점을 들러보기로 한다. 뉴욕에서 가장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 웨스트 빌리지 까지는 소호에서 지하철로 또 두세정거장만 가면 되서 금방 갔다. 뉴욕 지하철 만만세. 

웨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는 동네가 참 예뻤다. 고급 주택가지대이고, NYU가 근처에 있어서 젊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인데, 진짜 주택들이 다 예쁘고 가로수도 소담하게 심어져 있고. 소호 쪽이 워낙 번잡하고 공사판이 잔뜩이라서 길도 좁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여기는 좀 한가하고 여유로운데다가, 아기자기한 맛까지 있는데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한마디로 사람이 사는 곳 같았다.


Three Lives Company는 금방 찾았다. 이 근방엔 오스카 와일드 서점 등 중소 서점이 많았는데 이곳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붉은 벽돌집 코너에 자리한 정말 작은 동네 서점이었다.



가끔 낭독회를 한다고 하는 오래된 뉴욕의 서점



이런 분위기.



발을 한 발작 딛는 순간

삐걱거리는 소리가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서점.



주인은 친절하게 책을 찾아주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딱히 제지하지 않는다.

군침 뚝뚝 흘리면서 사고 싶은 책이 

한두권이 아니었지만

일단 참는다.

책이 제일 무거워 ㅠㅠ



그냥 표지가 보이게 이렇게 놓은 것만으로도 참 예쁘다.



서점을 나와서 그리니치 빌리지 쪽으로 잠깐 갔다가 오기로 했다. 내일 다시 와야겠다 마음먹으면서. 길을 지나가는데 횡단보도가 얽혀있는 가운데 이런 귀여운 게 있어서 한 번 찍어봤다.


으잌 귀여워


그리니치 빌리지를 거닐다가 Waverly place 따라서 걷다가 퀸토가 인스타그램으로 올려줬던 식당인 Waverly Inn을 찾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기서 저녁 먹으면 그렇게 분위기 있고 좋다고 뉴요커들 사이에 이름난 식당이라던데, 낮이라서 음식을 먹진 못하고 외관만 구경했다. 과연 예쁘고 분위기 있는 식당처럼 보이더라. 주메뉴는 그냥 평범한 아메리카식 파인 다이닝... 까지는 아니고 그냥 레스토랑.




귀여운 간판

배경으로 자전거도 깜찍하게 나왔네



그리니치 빌리지-웨스트 빌리지

분위기는 이랬다.


초가을 분위기인데

호젓하고 조용하고. 

진짜 좋더라.


비버리 힐즈 같은데

다닥다닥 붙은 플랫들이라서

왠지 소박한 그런 분위기.

실제로도 연예인 등 

유명한 사람들 많이 살기도 하고.

(퀸토 여기 산다고...-_-)

실제로 고급 명품 

독립매장들도 밀집해 있다.



그냥 어디선가 

유명한 배우가 선글라스 끼고

저 문 중에 하나 열고 나올 것 같은 

딱 그런 분위기 ㅇㅇ


정신없이 구경하고 문스 블로그에 나온 Aesop 매장도 둘러보고 그러니까 시간이 늦어서 부랴 부랴 서둘러서 지하철 타고 쭉쭉 올라가서 숙소에다 짐 내려놓고 프릭 컬렉션으로 갔다. 숙소에서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꼼찌락거리다가 조금 늦는 바람에 프릭 컬렉션 6시에 문 닫는데 5시 25분에 도착했더니 늦었다고 입장도 못하게 빠꾸먹을 것을 (원래 35분까지 입장 받잖아 ㅠㅜ) 울먹울먹 하니까 시큐리티가 슬쩍 들여보내줘서 폐장할 때 까지 공짜로 실컷 봤다. 베르메르 그림이 있고 코로, 르누아르, 드가, 앵그르, 컨스터블, 터너, 램브란트, 고야, 벨라스케즈, 게인즈버러 그림이 있고 그 외에 시계와 공예품 컬렉션도 참 예쁜데 전시 규모가 큰 게 아니라서 대충 대충 둘러보면 30분이면 두 번 돌면서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 사실 제값 주기엔 좀 비싸게 느껴질만한 규모였는데, 이게 런던에서 미술관은 죄다 공짜로 봐버릇 하니까 뉴욕이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거다. 그래도 공짜는 좋은 거. 덕분에 이거 놓지지 않고 내 취향의 그림들을 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들여보내주신 시큐리티분께 감사를 ㅎㅎㅎ 개인적으로 베르메르 컬렉션과 앵그르 그림이 좋았다. 베르메르 그림이 워낙에 전세계적으로 몇 개 없어서 런던에서 본 거랑 이번에 본 거 합치면 한 반 정도는 본 거 같다. 이제 베르메르는 네덜란드 가서 보는 것만 남았나 ㅎㅎㅎ 무엇보다도 규모가 크지 않고 그냥 쉬엄쉬엄 볼 수 있는 규모라는 게 딱 좋았다. 정말 개인 컬렉션을 저택에 소장해놓은 거라서 어째 박물관이라기보다는 그냥 남의 집에 구경가있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날씨가 흐린데 정원에 국화가 핀 모습이 참 예뻐서 몇 개 찍었다. 프릭 컬렉션 내부의 분수가 흐르는 회랑도 참 괜찮다. 나이 많은 노인네들이 종종 거가서 하염없이 물을 보며 쉬고 있었다. 마감시간에 맞춰 나오니 벌써 해가 뉘엿 뉘엿 지고 있었다. 이 날은 카네기홀 공연이 있던 날이어서 좀 여유있게 다닌다고 그냥 4,5,6호선 아무거나 골라잡고 쭉 내려가서 유니언 스퀘어까지 가서 한 바퀴 돌았다. 사실 뉴욕 최대 중고서점이라는 Strand 서점에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포기하고 그냥 카네기 홀 보러 갔다. 카네기 홀 후기는 여기에 http://physica1.tistory.com/519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9.


역시 새벽같이 깼다. 오늘은 공연 두 탕을 뛰는 날이라 구경다닐 시간이 반나절밖에 없다. 아침부터 부지런 부지런을 떨어보기로 했다. 사라베스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공연 두 탕 뛰니까 아침을 든든하게 먹기로 결심했다. 숙소에서 위쪽으로 열 블럭 정도만 걸어가면 되길래 또 걸었다. 사라베스도 체인점이라서 뉴욕에만 몇 개가 있는데 내가 간 곳은 센트럴 파크 남쪽 모서리 (59번가) 에 있는 곳이었다. 오픈이 8시라서 한 7시 50분쯤에 맞춰서 갔다. 식당은 이미 오픈한 상태였고 예약 안 했다고 하니까 이름 적어놓고 잠깐 기다리라고 해서 잠깐 기다렸다. 그냥 한 5분 기다리니까 자리에 안내해 주더라. 예약 안 하고 갈 거면 그냥 오픈 시간에 맞춰 가면 별로 기다리지 않을 것 같아서 무대뽀 작전으로 가봤는데 의외로 성공적이었다. 뉴욕에 가면 사라베스 브런치는 다들 한번씩 먹어보고 온다는데 내가 뉴욕 와서 사흘이 다 되도록 남들 다 가는 소호도 못 가보고 자유의 여신상도 안 가보고 그라운드 제로도 안 가봤으면 그래도 사라베스는 먹어봐야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일말의 책임감 (...?...) 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내가 제아무리 남들 안 하는 짓만 골라가지고 해놓고 앉았어도 그래도 한두개쯤은 남들 하는 것도 해 봐야지...(...) 그래서 사라베스에 앉아서는 Four Flower Juice 라는 과일쥬스를 하나 시키고 대망의 연어 에그베네딕트를 시켰다. 네. 사라베스 하면 연어 에그베네딕트라면서요? 유명한 집 답게 맛있고, 비주얼도 끝내주시더라.



오메 맛있겠는거



간판 찍고.


반 블럭 걸어가면 Fifth Avenue.

그 유명한 애플 스토어가 요기 잉네



아무 생각 없이 찍었는데 

의외로 예쁘게 나왔던 애플 스토어.


앱등은 아니지만 아이폰을 3년째 쓰고 있는데

안 들어가볼 수는 없죠.


게다가 오픈을 안 했을 줄 알았는데 

(이 때 시간이 아침 9시가 되기 전이었음.)

열려있어서 냉큼 들어갔다.

아침이라 좋은 건 사람이 적다는 거.

근데도 좀 바글바글하다.

사람들 부지런해...-ㅁ-


게다가 아이폰 5S와 5C를 볼 수 있는 기회!

샴페인 골드는 못 봤습니다. 씨가 말랐더란...



5번가 애플 숍을 한 번 둘러보고 나오니

밥 먹었는데 더 배부름.


후식을 먹기엔 너무 이른 아침이고 하여

(아직 10도 되기 전이라서 가게 연 곳이 없음...)

그냥 록펠러 센터 즈음까지 fifth avenue를 따라

쭉 걸어가기로 함.


가다가 티파니 매장 ㅎㅎㅎ

여자들의 로망 뉴욕 티파니 본사 ㅠㅠ


그 하늘색 포장지 리본... 으히히

아쉽게도 개장을 안 해서 

나중에 또 오기로 하고 

사진만 찍고 지나감.



한참을 더 내려가니까

반스 앤 노블스 서점이 있어서 들어감.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고

여기서 폴리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신보 구매.

뉴요커지 하나 구매하려고 했는데

없어서 못 샀다.


대신에 이런 코너 발견



닥터후 굿즈 코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ㅠㅠ

달렉이 몇종류야.

부럽드아아아아


록펠러 센터에 레고 스토어가 있는데

나는 레고 아키텍쳐 스튜디오가 사고 싶어서

밑져야 본전으로 가게 구경하고

있으면 사고 없으면 포기하고

뭐 이런 심정으로 레고 스토어를 방문했다.

아직 오픈 전에 도착해서 디스플레이 된 거 구경했는데



이거 잘 보면 은근히 깨알같다.

평범함과는 이미 거리가 멀다.

아는 만큼 보인다.

어벤저스 호빗 스타워즈 >> 스타트렉...

덕후들의 캐릭터 A to Z로 아주 다 있다.

진실로

Geek을 위한

Geek에 의한

Geek의 장난감, 레고.

최고다.



이거 다 레고 블럭.


레고 아키텍쳐 스튜디오는 없어서 (아마도 기억에 이거 한정판이었다... 없어도 이상할 건 없는 상황이었음)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 구경하는 것도 되게 재밌어서. 매장이 크진 않은데 잘 보면 되게 재밌는 거 많다. 나 말고도 저 레고 아키텍쳐 스튜디오 찾는 외국 사람들 제법 있더라. 매장직원한테 물어보는 거 줏어들음. 품절이라고. ㅠㅠ 방문하시는 분들 참고하세용.


원래 MoMA는 금요일에 무료입장이어서 그날 가려고 했었다. 근데 조언을 듣기로는 그날 완전 미어터진다고. 돈으로 시간을 사는 셈 치고 그냥 돈 내고 들어가시라고. 안 그래도 난 이날 공연 두 탕 뛰는 스케줄 때문에 동선이 배배꼬여서 어퍼 이스트 사이드가 아닌 미드타운에 있는 이 MoMA를 도대체 어떻게 구경해줘야 쓰것는가 고민이 되던 차였는데 이렇게 돈 내고 보면 한큐에 해결되는 문제였는지라 아주 산뜻하게 그냥 돈을 썼다. 어차피 바빠서 쓰지도 못하고 있던 돈이었음. 미국 밥이 워낙 한 끼 양이 많고 남은 거 싸와서 먹고 그러다보니까 먹는 데 돈 쓸 일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짐 많아지는 건 또 싫어해서 쇼핑을 하러 다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고. 미술관 기념품점에서 엽서 사는 짓도 안 하고, 그러다보니 정말 돈 쓸 일이 별로 없었다. 실제로 다녀와서 정산해보니 뉴욕에서 쓴 돈의 반은 입장료고 나머지 반의 반은 식비, 반은 교통비였다. -_-;; 여튼 MoMA는 돈 내고 들어가도 사람이 많은데, 나중에 금요일에 이 근처 지나갈 일이 있어서 보니까 줄이 이 블럭을 통째로 둘러싸고 있었다. 무료 입장이 4시부터인데 이미 2시 반 정도부터 장사진. 완전 도떼기 시장이다. 그러니까 저 돈으로 시간을 사는 셈 치고 그냥 돈 내고 들어가길 권하는 바이다. City pass를 이용하면 훨씬 싸게 이용할 수 있기도 하고. 



MoMA 입구. 말쑥하다.



쌈박한 간판



조각공원.

조각공원은 MoMA 오픈시간인 10시 전에 

오전 8시 15분부터 9시 반 정도까지 

무료 개방을 해 준다. 

여기만 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둘러보는 것도 방법. 

호젓하니 건물에 둘러싸인 

공원 같은 곳이라 분위기도 괜찮다.


오픈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줄이 벌써 한창.

조금 기다렸다가 입장.



MoMA는 꼭대기에 일단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보는 게 진리라 한다.


맨 꼭대기 층에서는 

마그리트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봤던 거랑 비슷한데 

그냥 또 들어가서 또 봤다.

또 봐도 좋으니까.


마그리트전 사진은 없음.

특별전은 사진촬영 금지라서...

그 외의 전시는 사진 얼마든지 찍어도 된다.



올라가면서.


마그리트 특별전을 보고 

한 층 내려오니까

인상파 이후의 화가들 그림이 

줄줄이 쏘세지.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고


모네 그림 중

후기작에는 이런 것도 있다.


피카소



계단 내려오는 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가장 좋아하는 그림.

실물이 훨씬 예쁩니다.

정말이에요.

사람들도 바글바글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Field Trip온 초딩들이 드글드글


앙리 루소의 그림 앞에서 설명하는 선생님


수많은 음반 자켓의 모티브가 된

그 유명한 그림



색깔이 예뻐서.




빙빙 돌아가면서

시시각각으로 그림자 모양이 변하는

모빌을 배경으로

창 밖의 건물숲들을 바라보던

노부부 찰칵.



그림이란 무엇인가




가구며 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전시도 있었다.



점심 먹고 2시부터 공연이라서 서둘렀다.

어차피 날림으로 보고 있었음...

개장할 때 부터 봐도 2시간 반 남짓밖에 못 봄.



칼더의 유명한 모빌.



가구랑 인테리어엔 이런 것도.




뚫어뻥으로 별 걸 다 하네



이런 스테인드글라스 비슷한 것도.



MoMA는 건축 구조 자체만으로도 참 볼만한 곳이다.

한 번 더 가고 싶은 곳.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마음의 여유가 좀 없이 

둘러본 곳이었는데

그 점이 가장 아쉽다.



조각공원 둘러보고.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사람도 적고

사진찍기 참 좋았다.

파티같은 거 하면

딱 좋을 것 같이 꾸며놨음.






이거 사진 참 잘 나오던 조각



요건 자코메티의 조각.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조각가.



인스타그램으로도 편집해보고.


나오는 길에 로비.



사진 찍고 보니 저기 누워서 자는 사람도 있다 ㅋㅋㅋ


MoMA 건너편은 CBS 방송국 본사인데 요 앞 골목길에서 Hala Guys라고 뉴욕 할랄 푸드 중에 제일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 있다. 아침을 배불리 먹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할랄푸드 먹어봐야지, 생각하고 하나 사서 숙소에 와서 먹었다. 소문대로 맛있음. 닭고기+양고기+빵+밥+야채의 구성에 소스를 뿌려주는데 별미다. 레드소스가 엄청 매운데 이게 느끼한 걸 잡아주고 고소하다. 누린내도 별로 안 나고. 단돈 6달러인데 진짜 배 찢어지게 먹을 수 있다. 1인분이 아니야... -_-;; 여자 둘이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음... 고기도 완전 많이 주고. 안남이라서 밥보다 고기가 훨씬 많다. 어쩜 비율을 신기하게 잘 맞춰서 주는지. 숙소까지 걸어오는데 별로 식지도 않고, 괜찮았다. 참고로 숙소에서 MoMA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였다.


주황색이 밥임.

이게 먹기 전에 찍어야 하는데 한 숟갈 먹고 찍어서

비쥬얼은 별로 안 맛있어보이게 나왔는데

맛있습니다.


아침도 배터지게 먹고 점심도 배터지게 먹고, 2시부터 퀸토 공연 보고 스테이지 도어에서 기다리다가 만나서 셀카찍고 사진 찍고 저녁 굶고 메트 오페라 보러갔던 날이었다. 메트 오페라 후기는 따로. (여기) 퀸토 연극 후기도 따로. (여기)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8. Part II


앞의 포스팅 이어서 계속.

지하철 A라인을 타고 쭉쭉 밑으로 내려가서 23번가 (23rd St) 에서 내리면 그곳이 첼시 (엄밀히 말하면 첼시라기보다는 첼시와 그리니치 빌리지의 북쪽 경계쯤...?) 다. 지하철에서 빠져나오자 구글맵을 켜고 하이라인을 찾아 걸어갔다. 중간에 CVS에서 생수를 한 병 사서 꼴깍 꼴깍 마시면서 갔다. 이 때 시각이 아마 오후 2시가 못 된 시각이었을텐데, 점심은 한참이 지났건만,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위대한 뉴욕 베이글과 아드레날린 파워...(...) 이 날은 정말 여행 첫날의 폭발하는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미친듯이 쏘아다닌 날이었다. 그러고 저녁엔 퀸토 연극 1차 뛰러 가고... 스테이지 도어에서 기다리고... 와. -_-; 낮에 그렇게 돌아다니고서는 연극 보러 가서 졸지도 않고 열심히도 봤다. 내가 귀국해서 다시 생각해도 이 스케줄은 미쳤어...;;;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스케줄. 날씨 하루 반짝 좋다고 진짜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다녔다.


여튼 이번 포스팅은 사진만 많고 설명은 부실한 날림 포스팅이 될 예정. 하이라인은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니, 날씨 좋은 날 낮에 혹은 밤에 야경 보러 가시는 거 추천. 그리고, 여기 사람 많다. 길은 상대적으로 좁은 데 비해서 사람은 꽤 많음. :) 그리고 중간에 뭐 파는 데가 많지가 않다. 위쪽 스트릿으로 올라가면 좀 나오는가 싶은데, 내려가지 않는 이상 물 파는 곳을 만나기 힘들다. 수돗물을 먹어도 되기는 하지만, 찝찝하실 테니 올라가기 전에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생수 한 병 정도는 사들고 걸으시길 권한다. 아님 아예 중간에 내려오던가. 대신 화장실은 중간 중간에 큰 빌딩 사이사이를 지나는데 그 쪽에 많이 있으니 오히려 그건 걱정 안 해도 되더라는. 


뉴욕 여행을 하는 내내, 진짜 어딜 가도 인산 인해 -_- 여서, 아니 비수기에도 이 지경이면 성수기엔 여행을 못 다니겠다... 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염두에 두면 좋음. 



23번가 역에서 서쪽, 즉 pier 쪽으로 죽 걸어가면 

하이라인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나온다.

이곳이 아마 23번가와 24번가 사이 

어디쯤에 있던 걸로 기억.



하이라인 입구 간판.

뉴욕에서 계획적으로 폐선로를 개발해서 

시민들의 공원으로 만든 이 곳.


버려진 모노레일 선로가 

어떻게 탈바꿈했는지 확인해보았다.



시각은 바야흐로 한낮의 햇볕이 쨍쨍



올라간 23~24번가를 기점으로 

남쪽으로 일단 행선지를 잡고 내려감.


일단 하이라인 걷다가

첼시 마켓으로 빠져서 거기서 

뭘 좀 먹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대충 이 정도로 사람이 드글 드글.

이게 적은거라고.





빈티지한 분위기가 나무들이랑 잘 어울러져서 멋스러움.




이런 조각상도 있고




외로운 양복쟁이 아저씨도 있고



햇볓은 쨍쨍



건물들은 반짝



모노레일 선로였음을 보여주는 구조물들이 

군데 군데 눈에 띈다.




하늘이 비친 건물



낡은 건물 뙤약볕



선로 사이에 풀과 건물



가을 분위기



여기가 첼시 뷰포인트인 거 같은데 

진짜 참 괜찮다.

스카이라인도 멋있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고.






그러니까 파노라마 사진 한 장 찍고


계속 가자.





맑고 시원한 가을 하늘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사이에 

현대적인 건물들이 들어서있는데

은근히 잘 어울린다. 

그 점이 이 하이라인의 포인트가 아닐까.



의외로 커플은 많이 없음.

혼자 다니는 사람 되게 많더라

다들 혼자서 책읽거나 

사진찍거나 그림그리거나

음악을 듣거나.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 

커플의 비중이 적어서 마음에 들었다.

혼자 다녀도 안 튀어. 너무 좋음.

동성이든 이성이든 

쌍으로 다니는 것들 다 싫은데 ㅋㅋㅋ



하이라인에서는 pier 도 보인다.



차가 지나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게 해놓고



여기가 첼시 마켓 건물


이 사진만 보면 가을은 멀었고 

아직도 여름 같다 ㅎㅎㅎ




여기 분위기가 참 좋아서 많이 찍었다. 

붉은 벽돌 건물과 낮고 아담한 잡목들.




저 건물이 아마 첼시마켓.





여기쯤 와야 뭘 먹을 수가 있다. 

사람들이 제법 되더라.

맛있어 보이는 거 많았는데, 

랍스터 먹으려고 참음 ㅎㅎㅎ



이렇게 분수는 아닌데 물이 흐르게 해 놓음.

아기들이 장난치거나

아저씨들이 신발 벗고 발 담그고 있음. 시

원해보임.



레일 위에 일광욕 할 수 있는 의자를 왔다 갔다 하게 해 놨다.

이거 진짜 아이디어 괜찮음.




유명한 스탠다드 호텔 건물.

꼭 책을 펼쳐놓은 거 같이 생겼다.




호텔 건물의 다 안 나와도 예쁘다.

하이라인이랑 참 잘 어울리는 건물.



그러니까 이런 호텔.

비싸겠지? ㅎㅎㅎ




이건 아마도 하이라인에서 

첼시 마켓 내려가는 길에 찍은 거.


하이라인을 내려와서 첼시 마켓으로 향했다. 첼시마켓은 앞뒤로 긴 건물인데 건물의 뒤쪽에 하이라인이 지나가고, 첼시마켓 안으로 들어가는 정문 입구는 (후문도 있는데 이건 진짜 못 찾겠고) 이 마켓 건물을 따라서 한참 걸어와야 있다. 그래서 여튼 첼시마켓 들어가려고 건물 한바퀴 뺑뺑 돌고 헤매고 난리쳐서 결국 입구 찾아서 들어감 ㅠㅠ 건물 진짜 큽니다... 엉엉




들어가자마자 나 빈티지 빈티지 대문짝만하게 적힌 간판



화장실 있는곳인데 이런 데코도 해 놓고.

저 바닥에 동글동글한 거 다 동전임

이 동네 사람들은 물이 흐르는 곳만 보면 

죄다들 동전을 던지나. 크흠.



본격적으로 마켓.

가게가 뭐 엄청 많진 않은데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둘러보진 못했다.

은근히 저녁에 뭘 잡아놓으니까 

오후가 되면 후달린다.

시간 여유를 두고 브로드웨이 

타임스퀘어로 돌아가야 된다는 게

은근히 강박관념이 된다.


아 그리고 일단 배가 고팠음.



대충 둘러보고 밥을 먹기로 함



당시 시각 오후 3시 20분



할로윈 얼마 안 남았다고 호박 파티 중



첼시 마켓엔 서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 서점에 이런 것도 팔았음...


가격은 안 봤는데 일단 혹해서

(그보다 세일하고 있었음)

하나 살까 했는데 무게의 압박 때문에 ㅠㅠ 포기함

아 사진 보니까 왜 안 사왔는지 완전 후회된다.

맘놓고 덕질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여기가 아마 후문인듯



랍스터 플레이스. 

첼시 마켓의 해산물 시장인데 이런 거 판다. 

굴도 팔고 조개도 팔고.


생굴을 먹어보고 싶었으나

배탈날까봐 겁나서 

안전하게 랍스터 찜을 파는 곳으로.



랍스터 한 마리 혼자서 포식.

사실 이거 다 먹고 난 다음에 찍은거에요.

먹느라 바빠서 먹기 전에 찍는 거 까먹음.



각종 향신료 가게



각종 넛츠 가게


가게는 뭐 굉장히 많은데

일단 랍스터 한 마리를 혼자 다 먹고 나니까

배불러 터질 거 같아서 뭘 못 사겠더라 ㅠㅠ

맛있어 보이는 거 많았는데. ㅠㅠ




첼시마켓 입구

나오면서 한 컷


다시 지하철 타고 타임스퀘어로.

숙소에서 잠깐 쉬고 옷 갈아입고 

짐 놔두고 연극 보러 가야 됨.



뉴욕 지하철 난간에는 

이런 귀여운 녀석도 있다.




연극 보러 가기 전에 드라마 북샵에 들러서 해롤드 핀터 대본집을 사려고 헤매다가 뉴욕타임즈 본사 건물도 지나감. 이 건물에 딘 앤 딜루카 있어요. 지나가시는 분들 참고하시길. 이 근방에 셱셱버거도 있었던 걸로 기억. 여튼 드라마 북샵이 42번가보다 아래로 내려가야 있어서 숙소에서 열 블럭 정도 쭉 내려갔다 왔다. 열 블럭 멀어보여도 얼마 안 걸린다. 진짜 금방 감. (참고로 뉴욕 지하철 한 정거장이 열 블럭 안팎이다. 이거 알아두면 편함.) 그쪽에 있는 주요한 가게들이며 쇼핑몰은 이 때 다 봤다. 하지만 그 쇼핑몰들 들어가진 않았음. ㅎㅎㅎ 정신이 온통 책 사는데만 팔려있었다... oTL



드라마 북샵


여기서 해롤드 핀터의 배신 대본이랑

어거스트 오세지 카운티 대본을 샀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까지 살까 했다가, 그냥 말았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그냥 그거 사서 퀸토 싸인 받을 걸. 

ㅠㅠ 잘못했네.


Posted by 리히테르

2013.10.7 ~ 2013.10.12

New York City, USA


2013. 10. 7.





올해는 여름 휴가를 쓰지 않아서, 내년 직장이 정해지는 대로 지금 직장에 휴가를 내고 다녀왔다. 지금 직장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일이 몰려서, 휴가 쓰기가 조금 불편하므로 그래도 11월 전에, 휴일을 끼고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 한글날이 낀 10월 둘째 주로 정했다. 한글날이 끼었을 때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그 다음에 한 짓이 제일 먼저 연극 예매였고 그 다음에 오페라 예매였고 그 다음에 비행기표 구입이었고 맨 마지막으로 한 게 숙소 예약이었다. 나름 비수기이기 때문에 저렇게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더라. 비행기는 대한항공 직항. 카드사 제휴로 싸게 구했다. 작년 여름, 디트로이트 직항으로 앤 아버를 다녀왔을 때 비행기표값에 기함을 토해본 경험이 있어서 (정말 제 돈으로는 못 갈만한 가격이었습니다. 병원 돈이었으니까 갔지... ㅠㅠ), 그 때 보다 훨씬 멀리 가는 이번 비행기편의 가격은 (게다가 국적기라는 걸 고려해 봤을 때) 진짜 괜찮았다. 문제는 14시간이라는 어마무서운 비행시간. 


내가 탄 비행기는 A380이었는데, 내가 이 항공기에 깨춤말춤을 추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아이폰 유저라서. 아이폰은 있지만 아이패드가 없어서. ㅠㅠ 14시간이라는 비행시간 동안, 내가 음악 듣고 비디오 보고 e-book을 보고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장난감이 아이폰인데, 아이폰 밧데리는 한 번 충전하면 아무리 잘 버텨봤자 14시간은 무리수. 게다가 내려서 부모님께, 숙소에 연락도 해야 하니 중간에 충전을 안 하면 무지무지 아껴써야 하는 거다. 아이고. 그러니 밧데리 교체가 안 되는 이놈의 핸드폰은 충전할 수 있는 USB가 좌석마다 있는 비행기가 장땡인 것이다. A380은 무엇보다도 그런 점에서는 최고의 비행기였다. 



스타 트렉 다크니스 틀어줌... 한글 자막도 나옴...

갈 땐 못 봤고 올 때 봤는데

하지만 한글 자막이 워낙 영화관에서 봤단 것 보다 못하고, 

이미 아이튠즈에서 HD 영상 사논 게 있어서 그걸 봤다. 



숙소는 KM 하우스 민박 8호점 커플룸을 이용했다. 마스터룸은 혼자 내내 쓰기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웠고, 어차피 마스터룸이나 커플룸이나 두 사람이 쓰도록 세팅된 방들이라면, 그냥 조금 불편해도 공용 화장실을 쓰는 커플룸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가격 대비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던 선택이었다. 



한국에서 아침 10시쯤에 출발했고, 뉴욕에 오전 11시 반 정도에 도착했다. 내가 갔을 땐 미국 정부가 셧다운 선언한지 사흘이었나 나흘 째였다. 뉴행디 등에서는 자유의 여신상과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모두 닫았다고 공지 메일을 보내준 상황. 뭐, 나는 둘 다 근처에도 갈 계획이 애시당초 없었기 때문에 상관이 없긴 했는데, 단 하나, 입국 심사가 많이 걱정되었다. 까다롭기도 한데다가 셧다운 여파가 이런 데 미칠까봐. 그래서 평소라면 도착지 공항에서 핸드폰 꺼내들고 셔터질을 먼저 했을 텐데, 그런 거 전혀 안 하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속력으로 immigration을 향해 냅다 뛰었다. 기다리기 싫으면 일단 줄을 빨리 서는 게 장땡이다. 단체 관광객들 사이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서 제일 짧은 줄에 섰다. 내 앞에 혼자 오신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먼저 통과시키고, 나도 입국 심사. 내가 미국에 n번째 들어오는건데 이번만큼 심플한 입국심사는 처음이었다. 왕복 E-ticket 이랑 ESTA 만 줬는데 사진찍고 지문찍고 그냥 통과시키더라. 뭐 물어보지도 않음. 오메. 웬일이여. 내가 그렇게 관광객 코스프레였어? E-ticket에 귀국일이 확실히 적혀있어서,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 확실히 나갈 날짜가 정해진 사람은 안 건드리는 듯. 그리고 뉴욕 내 체류 주소를 브로드웨이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로 적어놨다...(...) ㅋㅋㅋ 미안. 나도 거기서 묵었으면 좋겠는데 돈이 없어서 뻥을 쳐봤어... ㅋㅋㅋ 그냥 그게 안전할 것 같아서. 옷차림도 나름 좀 비싼 걸로 신경써서 입고 가기도 했고 들고 있는 짐도 별로 없었다. 아마 그 점도 알게 모르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내 앞에 있던 할머니께서는 뉴저지에 딸 보러 가는데 핸드폰 로밍이 이상하다면서 나한테 도움을 청하셨다. 내가 모닝캄이어서 짐이 먼저 나오고 할머니 짐이 좀 더 천천히 나왔는데, 그 사이에 설정 잘못된 걸 찾아서 도와드리고 전화를 연결해드리니 고맙다면서 내 번호를 알려달라는 걸 그냥 사양하고 내 짐 가지고 먼저 나왔다. 이번 여행은 혼자 놀러온 거니까. 


여튼 공항을 나서니까 진짜 호객행위하는 택시며 셔틀 기사들이 달려드는데 다 제끼고 길을 건너서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이게 인천공항처럼 따로 표지판이 있거나 하는 게 아니라서 잠시 당황. 정말 매표원 혼자 휑한 도로에 그냥 서 있는 거다. 야매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대충 세운 나무 팻말이 바닥에 세워져 있고 말이지. 그래서 입국 심사 때도 안 한 영어를 공항 밖에 나와서 처음 했다.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 Port Authority Bus Terminal 가는 버스 여기서 타는 거 맞냐고. 맞덴다. 버스 언제 오냐고 하니까 20분 있다가 온덴다. 일단 표를 사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뉴욕에 신혼여행 오신 한국인 부부를 또 만나서 오밀조밀 수다도 떨고 정보 공유도 하고. 목적지가 같아서 타고 가는 동안 심심하진 않았던 거 같다. 문제는 맨해튼에 들어가는 길이 무진장 막혔다는 거. 데이터 로밍을 해왔기 때문에 버스에 탄 이후부터 계속 아이폰 구글맵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덕분에 버스가 지나가는 길 이름도 알 수 있었다. Long Island Express Way를 지나 퀸즈를 통해서 지하 터널로 맨해튼에 들어오는데, long island express way가 공사판을 벌려놓은 덕에 월요일! 점심! 시간인데도 무지무지 막혀서 정말 이건 헬게이트야 소리를 몇 번 했던 듯. 이런 교통 체증은 맨해튼에 들어서자 걷잡을 수 없이 심해졌고, 결국 센트럴 역과 브라이언트 파크를 지나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비행기가 착룩한지 거의 3시간가까이 지난 후였다. 난 이 때 맨해튼의 교통지옥을 체험하고 다시는 한국에서 길 막힌다고 징징대지 않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맨해튼에는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가고 있었다.



맨해튼 입성하자마자. 버스에서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 역시 버스에서


크라이슬러 빌딩. 역시 버스에서.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은 42번가에 있었고 숙소는 48번가 즈음에 있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캐리어를 끌고 가도 그닥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 비가 왔으면 어쩔 줄을 몰랐을 뻔했던 것을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다. 대신 조금 더웠다. 한국보다 약간 더운 날씨였다. 짐을 들고 걸어가니 땀이 조금 났다. Street와 street 사이가 멀지 않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짐을 끌고 가려니 좀 멀었다. 게다가 횡단보도가 많고 소나기가 내린 여파로 곳곳에 물이 고여있어서 더 신경쓰이기도 했던 게 체력 소모에 한몫을 했다. 금새 숙소 체크인 담당자와 미팅 포인트에서 만났고 체크인도 수월하게 했다. 숙소 입구에 security가 있어서 치안도 안심이 되고, 진짜 브로드웨이 한가운데이고, 숙소 주변에 지하철 역도 엎어지면 코깨질 거리에 몇 개나 있었고, (특히 N,Q,R 라인은 Lexington avenue 에서 4, 5, 6호선으로 갈아타면 뮤지움 마일로 갈 수 있어서 애용했다.) 1층에는 스바로, 록시땅, M&M초코렛 매장이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보안 카드와 키를 받아서 방으로 들어와서, 이것 저것 주의사항들이며 기기 사용법, 와이파이 비밀번호 등을 안내 받았다. 안내 해주시는 분도 사근사근하고 친절했다. 나중에 마트에 갈 일이 있어서 위치를 물어보러,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다시 요청드릴 일이 있어서 귀찮게 문자를 보냈는데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내 경우엔 닷새 동안 부엌을 쓸 일이라고는 물 마시는 거랑 남은 음식 데워먹는 거 말고는 쓸 일이 없었는데 (라면도 안 가져왔다. 뉴욕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숙소에서 밥을 해먹어...! 라는 마인드로 왔기 때문에 ㅎㅎㅎ), 밥솥도 있고 쌀도 있고 냄비도 있어서 사람들이 라면도 끓여먹고 밥도 해먹는 걸 봤었다. 세탁기가 있어서 중간에 빨래도 한 번 했고. 빨래할 때 세탁기 속에 관리인이 이불 빨래를 넣어두고 안 꺼내놔서 난감했던 것 빼고는 딱히 불편하진 않았다. 냉난방은 시즌이 시즌이라서 한 번도 틀지 않았다. 난방이 아직 되지 않는다고 설명을 해 주셔서 걱정했는데, 아침에 잠깐 창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저녁에 이불 덮고 자면 딱히 춥지 않았기 때문에 쓸 일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날씨가 추운 정도는 아니고, 흐리고 비가 오면 일교차도 적었던 탓도 있다. 게다가 혹시라도 추울까 싶어 긴팔 긴바지 잠옷을 가져가서 입기도 했고. 샤워실도 깨끗하고 전체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는 인상이었다. 욕실은 샤워기가 분리가 안 되는 게 불편했지만, 미국 샤워기 어디나 다 이러니까 이건 뭐 불편한 축에 끼지도 못할 거고. 다만, 위치가 너무 좋은 탓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꽤 시끄러웠는데, 나야 잘 때 소음에 신경쓰지 않고 등 대면 자니까 이 점은 문제가 안 되는데, 같은 플랫 다른 방 쓰시는 분들은 시차 + 소음 문제가 겹쳐서 잠을 많이 설치시는 듯 했다. 그래도 위치에 비해서 높이도 있고 방음이 제법 잘 되는 창을 썼는지 시끄러 죽겠다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워낙 지하철이 몇 개나 지나다니다보니 19층 방인데도 (...) 지하철이 지나갈 때 마다 진동이 살짝 울린다. 난 이런 게 또 쓸데없이 예민해서 기함을 한 번 토하긴 했는데, 워낙 잠 자는 덴 문제가 없는 둔탱이인데다가 워낙 매일 스케줄이 빡세서 일단 잘 때는 세상 모르고 잤다. 한마디로 숙소는 완전 좋았다. 가격 대비해서는 진짜 위치도 시설도 기대 이상이어서, 뉴욕에 또 온다면 또 여기서 묵을 거 같다. 숙소 창을 내다보니 뒤쪽에는 바클레이 은행이 파란 간판을 반짝반짝. 밤에도 꽤 생각보다 괜찮은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쓴 커플룸. 이렇게 생겼다. 깨끗하고 널찍함! 

사진 찍은 쪽에 넓은 옷장이 있었는데 

일주일치 옷 가득 가득 걸어놔도 남아돌고 

캐리어까지 안에 넣어놓고 다녔다.

두 사람이서 써도 좁은 줄 못 느꼈다.


숙소 창밖으로 본 뷰


밤엔 이렇게 보인다. ㅎㅎㅎ


짐을 대강 대강 정리해도 벌써 오후 4시가 다 되어서, 부랴 부랴 서둘러 노이에 갤러리로 향했다. 마감시간이 다 되었지만 어쨌든 잠깐이라도 봐야 했다. 그렇게 넓은 규모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노이에 갤러리는 화요일과 수요일이 휴관일이었다. 매일 저녁마다 공연을 잡아놓은 판에, 하나라도 더 보려면 서둘러야 했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모두 여섯시 전에 문을 닫아버리니까.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우산을 챙기느라 다시 방에 올라갔다 오느라 바보 인증. 그래서 뉴욕에 떨어지자마자 지하철을 이용하러 가봤다. 일단 메트로 카드를 사야 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49th Street 역에 내려가서 카드 자판기 앞에 섰다. 자판기 무려 한글 지원이 되는데, 난 어리석게도 신용카드를 어디다 집어넣는지 헤매느라 잠시 지체. 신용카드 PIN 넘버 입력하라는데 0을 어디에 몇 개 붙이더라 헤매서 잠시 또 지체. 하지만 어쨌건 무사히 카드 결제에 성공하고 메트로카드 1주일치 무제한 정액권을 득템했다. 이게 32불인가 33불. 카드 데포짓 1불이 추가된다. 지하철 역은 듣던 대로 지저분하고 환기가 안 되며 오래되고 낡아 있었다. 개찰구도 역 마다 천차만별인데 진짜 쌍팔년도 시절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쇠창살을 밀고 가야 하기도 하고. 뉴욕 지하철은 탈 때만 카드를 긁고 나올 때는 그냥 나온다. 카드도 그냥 대면 읽히고 이게 아니고 일일이 긁어줘야 한다. 나름 재밌음. 가끔 긁어도 다시 긁으라고 할 때도 있다. 그리고 역마다 다른데, 뉴욕 지하철은 Uptown 방향 (St 앞의 숫자가 증가하는 방향)과 Downtown 방향 (St 앞의 숫자가 감소하는 방향)의 입구가 완전히 분리된 경우도 있다. 다 그런 건 아닌데, 가끔 모르고 탔다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뉴욕 지하철은 같은 역에서 카드 두 번 못 긁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올 때 카드 결제를 안 하니까 같은 역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온 걸 알고 나갔다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 못 들어감 ㅋㅋㅋㅋㅋㅋ 이런 경우엔 한 정거장 정도 지하철을 타고 가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거나 반대편 승강장으로 이동하면 된다고 한다. 난 다니면서 그런 일은 안 겪어봤는데 종종 사람들이 그런다고 하더라. 난 그냥 지하철 타려고 입구 찾는데 내가 가려는 방향이랑 반대 방향 입구만 자꾸 보여서 짜증났던 적은 한 번 있었다. 아니 내려가는 방향 타야 되는데 어디로 들어가야 돼 왜 여긴 올라가는 방향 입구 밖에 없는 거야 젠장 ㅎㅎㅎ 이러면서. 지하철 역이 넓은 경우엔 제대로 된 입구 찾는 것도 꽤 일이다. 지하철 안은 냉난방도 완비 되고 뉴욕에 도착해서 처음 탄 지하철은 다음 역이 어딘지도 친절하게 전광판에 띄워주는 새 기차를 타서, 갈아타고 가는 데 문제가 없었다. 가기 전에 뉴욕 지하철의 악몽에 대해서 꽤나 겁을 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놔서 엄청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출발이 좋았다. 그러면서 뉴욕이 다니기 편하다고 새삼 느꼈는데 내가 가는 곳이 업타운 방향인지 다운타운 방향인지만 알면 진짜 활개를 치고 다닐 수가 있구나, 싶었다. Lexington Avenue에서 6호선 local로 갈아타고 86번가에서 내렸다. 지하철 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니까 이게 이거 대로 또 멘붕인게, 방향감각이 reset 된 거여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이 안 되는 거다. 숙소 주변도 한 이틀 헤매고 나니까 지하철 역에서 나와서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잡혔다. 그래서 구글맵 만세. ㅠㅠ 구글맵 없었으면 진짜 헤맬 뻔했다. 지하철 역에서 딱 올라왔는데, 좌우를 아무리 둘러봐도 표지판이 안 보이면 진짜 위치 파악이 안 된다. 그래서 조금 삽질해서 더 걷는 건 그냥 감수하고 다녔다. 4, 5, 6호선 라인에서 avenue 3개는 걸어가야 뮤지엄 마일 (5th avenue)이다. 비도 오고 바람도 제법 불어서 쌀쌀했지만 그냥 우산을 쓰고 흐린 뉴욕도 나름 매력적이라면서 천천히 걸었다. 걷기 시작하니 오히려 땀이 날 정도였다. street 간격이 짧고 avenue 간격이 넓다 해서 엄청 걸을 각오를 했는데 의외로 그렇게 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횡단보도를 건널 때 마다 기다려야 되는 게 좀 걸리적거렸을 뿐. 여기는 무단 횡단은 잘 안하는데, 신호 시스템이 빤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신호 떨어지기 전에 항상 먼저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냥 차가 멈추면 보행 신호가 안 떨어져도 알아서 길을 건너던 듯. 그래서 금방 노이에 갤러리에 도착했다.



노이에 갤러리 가는 길. 아마도 6th ave


노이에 갤러리에 거의 5시가 다 된 시각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마감 전이라 입장권 끊고 바로 관람 시작. 입장권이 표가 아니라 뱃지처럼 되어있는 작은 금속 판이다. 노이에 갤러리는 1시간 전후 정도면 다 둘러보기에 충분한 규모였다. 아기자기하고, 작품 수가 많지 않고 그림보다는 가구나 시계공예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2층부터 볼 수 있는데, 2층은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그림이, 3층~4층에는 칸단스키 등 현대미술이 많다. 칸단스키 작품들을 워낙 옵세시브하게 많이 전시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나중에 간 구겐하임 미술관 보다 이곳 컬렉션이 훨씬 잘 정돈되어 있고 작품 스타일도 내 취향에 더 맞았던 것 같다. 클림트의 풍경화는 실물을 처음 보는데 너무 좋아서 침 흘리면서 그림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에곤 쉴레의 그림도 보고. 칸단스키의 컬렉션 중에서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듣고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한 게 있었는데 그 컬렉션이 있는 방에만 따로 음악을 틀어주고 있었고, 벽의 패널에는 음원도 깨알같이 다 적어놨던 게 인상적이었다. 한바퀴 도는 걸로는 시간이 남아서 두 번 세 번 실컷 시간 여유를 가지고 마감시간 될 때 까지 충분히 구경했다. 갤러리 샵은 서점처럼 되어 있던 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노이에 갤러리에 왔으면 까페 사바스키에서 자허 토르테와 커피를 먹어보는 게 족보라고는 하지만 연극도 있고 그냥 제대로 된 저녁밥을 먹는 게 낫겠다 싶어서 까페는 구경만 하고 나왔다.

 

노이에 갤러리 입구 :)


안에 사진 촬영 금지인데 몰래 찍었다. 에곤 쉴레의 그림...


갤러리 샵. 이렇게 서점처럼 되어 있다.


까페 사바스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쪽으로 돌아왔다. 숙소 쪽을 지나서 한 정거장 더 가서 42번가 타임스퀘어 역에서 내렸다. 여기 완전 지하철 노선 몇 개가 지나는 커다란 역. 우리나라처럼 쇼핑센터 빌딩과 지하철역이 연결되기도 하고 그런 곳이다. 저녁을 여기서 먹고 숙소에 들렸다가 연극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낙점한 곳이 Carmine's라고 하는 파스타 전문 패.밀.리.레.스.토.랑... oTL 싸고 양많다는 소문만 듣고 (믿고) 갔는데, 예약 안 하니까 대기줄이 어마어마할 뿐이고... 바에서 먹을거냐는 말을 못 알아들은 나는 하염없이 기다렸을 뿐이고... 주문했을 때 파스타 한접시 시키면 되겠지 하고 시켰는데 그 한접시가 3인분이었을 뿐이고... ㅉㅉㅉ 내 옆 테이블에서는 한국 여자분 둘이서 한국말로 수다를 떨면서 파스타를 먹고 있었을 뿐이고... 이렇게 뉴욕에서의 첫 저녁밥은 삽질 오브 삽질로 점철된 저녁밥 되시겠다. 그래도 맛있었으니까 다행이지. ㅠㅠ 그래도 정말 양이 무지 많아서 반도 못 먹었다. 그리고 반도 못 먹고 남은 건 싸가지고 와서 알뜰하게 남은 나흘 끼니 중 두 끼를 남은 파스타 데워 먹는 걸로 때웠다고 한다. ㅎㅎㅎ



뮤지움 마일 따라 내려오면서 본 예쁜 집들


이게 프랑스 대사관이었나 문화원이었나 

여튼 프랑스 국기 걸려 있던 집


뉴욕 지하철역 분위기. 대략 이렇습니다.


42번가 지하철역 :) 타임스퀘어!


타임스퀘어에서 저녁밥 먹으러 가는 길. 이런 분위기.


비가 살짝 뿌리는 가운데 타임스퀘어.


내가 먹은 Carmine's 스파게티... 

리가토니면으로 시키고 새우 파스타 시켰더니 

이건 무슨 떡볶이 n인분 비쥬얼... 아하하하 ㅠㅠㅠㅠ



저녁 먹고 숙소에 와서 목도리 하나 걸치고 양치질 하고 배리모어 극장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극, 해롤드 핀터의 배신을 보러 갔다. (연극 후기는 따로 작성했어요. 여기에 http://physica1.tistory.com/517)

타임스퀘어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제 5계급 (Fifth Estate) 간판이 크게 걸려있었다. 개봉했으면 보고 왔을 텐데, 아쉽게도 내가 귀국한 다음 날 개봉이라서 못 봤다. 버스 광고판에도, 옐로우 캡 택시들의 차 뚜껑 등에도, 지하철역 입구 간판에도 여기 저기 참 많이 붙어있었다. 그거 말고도 헝거 게임 캐칭파이어, 엔더스 게임, 원더랜드, 슬리피 할로우 등 근래에 새 시즌 시작하는 드라마며, 곧 개봉할 영화들의 광고판이 눈 돌아가게 많이 걸려있었다. 광고의 천국이었고, 휘황찬란해서 정말 시각적으로는 현란할 정도로 자극이 되는 곳, 그 곳이 뉴욕 타임스퀘어였다. 





크고 아름다운 우리 벤베니. Fifth Estate 광고판


연극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본 타임 스퀘어 광고. 

뭔지 모르고 지나가긴 했는데... 재밌었다.

연극 끝나고 밤 11시가 다 되서 들어왔는데 정말 불야성이 따로 없었다. 

거리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가득했고, 간판은 꺼지지 않고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뉴욕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Posted by 리히테르

Carolyn Sampson, Soprano

New York Recital Debut


Beiliang Zhu, Viola da Gamba

Paul O'Dette, Archlute

Kenneth Weiss, Harpsicord


Thursday, October 10, 2013 at 7:30 PM

Joan and Sanford I.Weill Recital Hall

Carnegie Hall, New York




PURCELL        "Thou wakeful shepherd" (A morning hymn) from Harmonia sacra

PURCELL        "Music for a while" from Oedipus

PURCELL        "Sweeter than roses" from Pausanias, the Betrayer of His Country

ANONYMOUS   "The Duke of Norfolk," or "Paul's Steeple"

PURCELL        "Thrice happy lovers" from The Fairy Queen

PURCELL        "Oh! fair Cedaria, hide those eyes"

PURCELL        "I attempt from love’s sickness to fly" from The Indian Queen

BYRD              Third Pavan and Galliard in A Minor from Lady Nevell's Book

PURCELL        "From rosy bow'rs" from The Comical History of Don Quixote

PURCELL        "Let us dance, let us sing" from The History of Diocletian

PURCELL        "Man is for the woman made" from The Mock Marriage

PURCELL        "If music be the food of love"

PURCELL        "The fatal hour comes on apace"

SIMPSON         Division on a Ground in E Minor

PURCELL        "From silent shades, and the Elysian groves" (Bess of Bedlam)

PURCELL        "O solitude, my sweetest choice"

BANISTER        Division on a Ground

PURCELL        "Hark! The ech’ing air" from The Fairy Queen

PURCELL        "When first Amintas sued for a kiss"

PURCELL        "Now that the sun hath veiled his light" (An evening hymn) from Harmonia sacra


Encore:

PURCELL "When first Amintas sued for a kiss"


마지막 공연 후기입니다. 

... 아니, 너 뉴욕에 닷새밖에 안 있었다면서, 공연 후기만 네 개면, 그 동네에서 도대체 뭘 한거야... 라고 하실 분들이 계실 거 같은데요, (없으면 말고) 네... 저 닷새 동안 매일 저녁 공연봤어요 ㅋㅋㅋ oTL... 그래, 이 구역의 콘서트 고어가 나야! 나라고! (켈록) ... 한국에서도 안 하는 짓을 미국가서 하고 있... 크흡... 사실 이 카네기홀 공연은, 출발하기 3일 전에 이 날 하루를 비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카네기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티켓 값을 보고서는 얼레, 얼마 안 하네? 자리도 좋은 자리 남아있네? 하고서는 그냥 제까닥 질러버린 공연이었습니다. 진짜 유일하게 티켓 값이 한국 돈으로 다섯자리수...(...) 네, 이 카네기 홀 공연 때문에 저는 비워두었던 하루가 공연으로 채워졌다고 합니다. 이 날 공연이 제가 뉴욕에서 본 것 중에서 가장 가격이 싼 공연이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오페라도 사실 잘 모르고 봤고, 연극도 사실 셀렙들 생눈영접 하려고 본 거지, 잘 모르는 장르여서 낯선 감이 없잖아 남아있었는데, 이 공연은 제가 좋아하는 장르였고,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늘상 음반으로만 접하면서 내가 이 곡들을 실황 공연을 볼 기회가 과연 올까, 라며 반쯤 포기하고 있던 레파토리들이었습니다. 그날 카네기 홀의 메인 공연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게르기예프의 러시아 레파토리였는데, 저는 그런 레파토리와 연주자라면 이미 전날의 메트 오페라로 뽕을 뽑았다고 생각해서 (...) 당연히 제끼고, 오로지 소프라노와 프로그램만 보고 이 작은 리사이틀을 예매했을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같이 연주하는 사람이 누군지 보지도 않았더랬습니다.) 그런데, 공연장에 입장해서 플레이빌을 받고 보니, 얼레...? 헐... 헐, 류트 연주자가 폴 오데뜨 Paul O'Dette 고 하프시코드 연주자가 케네스 바이스 Kenneth Weiss야...! 꺼억... 제 눈을 의심할 뻔했습니다. 이게 꿈이여 생시여.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캐롤린 샘슨 Carolyn Sampson 이 분, 뉴욕 데뷔 리사이틀이라네...? 프로그램북 (=플레이빌) 공짜인 것도 고마운데 (미국은 공연 보면 그냥 다 공짜로 주더군요. 광고로 도배가 되어있긴 하지만 정말 이 점이 공연 볼 때 마다 너무 편하고 좋았던 점이었습니다.) 가사집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네...? 우와... 멋지다. 게다가 가사집 안에 보니 구석에 작은 글씨로 "조용히 넘겨주세요" 라는 글까지 적혀있더랍니다. 배려심 돋네... 레파토리도 예매할 땐 대충 아, 퍼셀 하는구나 하고 넘겼는데 자세히 보니까 내가 좋아 죽고 못 사는 퍼셀 페어리 퀸 아리아 중 "Hark! The ech’ing air" 랑 Evening Hymn에, O solitude와 Music for a while까지 해준다고? 횡재도 이런 횡재가 있나. ㅋㅋㅋ 게다가 플레이빌 사이에 끼워진 쿠폰같은 걸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거 공연 끝나고 공짜 리셉션도 있으니 먹고 마시고 가란다. 맙ㅋㅋㅋ소ㅋㅋㅋ사ㅋㅋㅋ 워메 ㅋㅋㅋ 세상에. 그래서 저는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잔뜩 들떠버렸더랬습니다. 밥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랄까, 그게 뭔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카네기홀은 공사중이었습니다. 위치를 나타내는 표지판들입니다 :)


캐롤린 샘슨 리사이틀 포스터. 

매진이라는 표시가 당당히 붙어있었는데, 의외로 빈자리는 제법 있었습니다.


제 자리에서 본 무대. 생각보다 멀지도 않고, 홀의 규모도 아담하니 작았습니다.

이런 고음악, 바로크 공연에는 최적화된 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구요.


인터미션 때 하프시코드를 조율하는 모습



캐롤린 샘슨은 디스코그래피를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주력 분야가 바흐의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를 포함한 성가곡들과 다울랜드의 가곡들입니다. 그런 만큼 청아하고 맑으면서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목소리를 가진 소프라노입니다. 퍼셀의 오페라를 녹음한 음반들도 제법 되더군요. 그래서 들으면서도 참 편안했습니다. 그 시대의 노래들이 다들 그렇게 약간은 뽕끼(?) 가 있고, 나른하면서도 사람 마음을 느슨하게 하는 곡들이기도 하고요. 제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부분은, 공연하는 그 곳이 미국이라는 거였고, 퍼셀이 영국 작곡가였으며, 그래서 노래 가사가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크크크, 아마 우리나라로 치면 판소리나 시조를 읊는 자리 같았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아차. 가사집이 영어라서 그나마 알아먹을 수 있다고 좋아했더니만, 생각해보니 내 앞뒤양옆에 앉은 분들에겐 모국어였어...;;; 

공연 시작 후 첫 곡이 끝나고 어, 플레이빌에 나온 그 노래 순서가 아니네...? 라고 당황했는데, 중간에 폴 오데뜨께서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중간 중간에 류트와 하프시코드 그라운드나 갈리아르 같은 독주곡이 섞여있는데, 그 독주곡으로 나뉘는 파트 안에서는 노래 순서가 조금씩 바뀔 수 있으니 너무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가사집이랑 안 맞는 노래가 나와 조금 당황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가사집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노래만 듣게 되니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던 듯 해요. 곡의 배치도 참 센스있다 생각한 게, 나른하고 조용조용하면서 멜랑콜리함이 풍기는 음악과, 해학적이고 유쾌하면서 발랄한 곡을 번갈아가면서 해서,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지루하지 않게 하더라구요. 특히 톡톡 튀는 밝은 분위기의 곡에서는 사람들이 와르르 와르르 웃기도 했는데, 저야 멍청하게 헉 이게 뭐여... 했지만, 아. 이거 영어지. 영어로 웃긴 내용이었구나,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해학적인 곡들은 정말 가사가 웃겨서 웃는 거였어요. 성악 리사이틀에서 웃음보가 터지는 건 처음 경험해봐서,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퍼셀의 노래들은 해학적인 가사에 웃을 수도 있는 거였군요. 세상에. 케네스 바이스의 하프시코드 독주도, 폴 오데뜨의 류트 그라운드도 그저 넋놓고 봤습니다. 예습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아니라서 그냥 봤는데, 그라운드가 이렇게 반짝거리고 아름다운 곡인 줄 처음 알았네요. 실황으로 보는 것도 처음이고요. 이런 걸 우리나라에선 아마 참 보기 힘든 연주회일텐데, 그래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케네스 바이스의 연주스타일은 아티큘레이션이나 프레이징을 칼같이 나누기보다는 유들유들하면서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매끄럽게 넘어가는 게 돋보였습니다. 폴 오데뜨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줬구요. 비올 주자는 무명이고 모르는 분이었는데도 (아마 현지에서 섭외한 걸로 보였는데도) 굉장히 안정감 있게 잘 하는 분이더라구요. 아직 젊은 분인데, 대단했습니다.

워낙 퍼셀의 곡 중에서도, 동양 구석탱이의 팬도 립싱크를 찍을 정도로 유명한 곡들을 해줘서 몇몇 곡들은 가사집을 보며 가만가만 립싱크도 찍어봤는데, 제 왼쪽에 혼자 앉은 중년 아저씨는 빠르고 경쾌한 곡들을 부를 때마다 빵 터져주시고, 제 오른쪽에 앉은 노부부 중 할머니께서는 Evening hymn을 부르는 동안 고개를 흔들면서 같이 립싱크를 해주시더라고요. 예민한 관객이라면 이런 게 거슬릴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냥 함께 음악을 즐기는 거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 할머니께서는 나중에 리셉션에서 절 붙잡고 이것 저것 물어보시더라구요. 영어도 잘 못 하고 나이도 가늠이 안 되는 동양 여자애가 옆에 앉아 퍼셀 가곡 립싱크를 찍고 있으니 신기하셨겠지요. 특히 "When first Amintas sued for a kiss" 이 곡을 부를 땐 다들 진짜 폭소 폭소 웃음 바다였는데, 문제는 관객들의 이 분위기에 노래를 부르던 캐롤린 샘슨도 호흡이 삐끗 해서 삑사리가 났었다는 겁니다 ㅋㅋㅋ 잘 모르는 제가 듣기에도 숨을 탁 삼키는게 들렸어요 ㅋㅋㅋ 아이고 세상에. 이런 일도 생길 수 있구나. 그래서 앵콜곡으로 이 곡을 다시 한 거에요. 다시 부르니까 훨씬 안정적으로 잘 불러주셔서 다들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커튼 콜입니다.

왼쪽부터 캐롤린 샘슨, 폴 오데뜨, 비올 아가씨, 케네스 바이스 :)


리사이틀이 끝나고 홀 밖으로 나가니, 와인과 쿠키가 잔뜩 준비되어 있었어요. 홀 밖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찌 어찌 사람들이 반쯤은 나가고 반쯤은 남아있으니, 여유가 있었어요. 분위기도, 나름 자기가 좋아하는 곡들에 대해서 한마디씩 하면서 이 연주에 대한 평들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다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젊은 사람들은 다들 학생들인 것 같더라구요. 연주자들도 바로 리셉션 하는 쪽으로 나왔는데, 젊은 사람들은 다들 연주자에게 붙어 이것 저것 이야기도 하고, 질문도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제 옆자리에서 함께 립싱크를 찍었던 할머니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좀 받았습니다.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뉴욕은 처음이냐, 퍼셀 좋아하냐, 캐롤린 샘슨 노래는 어떻냐, 등등... 하긴, 신기하셨겠죠. ㅎㅎㅎ 캐롤린 샘슨과 건배도 하고, 싸인도 받고 이야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웠어요. 같이 즐기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캐롤린 샘슨께 가서 저 Evening Hymn 완전 좋아하는데 당신 노래 좋았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니까 고맙다면서 어디서 왔냐 물어보시더라구요. 한국에서 왔다 했더니, 멀리서 왔다면서 놀러왔냐고 물어봤어요 ㅎㅎㅎ 우와 친절해 ㅠㅠㅠㅠ 과연 영국사람이라서 강한 영국식 억양과 발음으로 ㅎㅎㅎ 말을 걸어주시고 싸인도 다 해주시는데 진짜 감동이었어요. 영어실력이 짧아서 더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영어만 통했으면 수다를 떨어도 될 것 같은 쾌활한 동네 아줌마 분위기였습니다. 케네스 바이스는 좀 수줍은 편이었지만 싸인을 요청드리니까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폴 오데뜨도 몹시 유쾌하고, 연주 좋았다고 하니까 고맙다고 하면서 흔쾌하게 싸인해 주시고, 이것 저것 물어보셨구요. 다들 연주자 관객 가릴 거 없이 한데 어우러져 여유있게 즐기는 분위기가 몹시 부러웠습니다. 특히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은 연주자들에게 붙어서 아주 진지한 얼굴로 토론하기도 하더라구요. 악기 연주 주법이라던가, 해석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구요. 다 알아듣진 못해도 살짝 살짝 스쳐지나가는 단어들 줏어듣는 것만으로도, 그 훈훈한 분위기를 같은 공간에서 만끽한 것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 그저 좋아하는 곡을 함께 듣고 함께 즐겼던, 정서적 교감을 나눈 흔치 않은 공연이라 그랬는지 정말 귀국 하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 오래 남았습니다. 음악은 세계 공용어라고 했던가요, 아마 딱히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더라도 그 느낌은 전염성을 가진 듯 같은 공간 안에서 공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싸인받은 것들입니다. ㅎㅎㅎ

위에서부터 캐롤린 샘슨, 케네스 바이스, 폴 오데뜨



Posted by 리히테르

The Glass Menagerie

by Tennessee Williams

공식 홈페이지 : http://theglassmenageriebroadway.com/


Booth Theatre, Broadway, New York, NY, USA


Starring (배역 : 배우)

아만다 윙필드 Amada Wingfield체리 존스 Cherry Jones

톰 윙필드 Tom Wingfield: 재커리 퀸토 Zachary Quinto

로라 윙필드 Laura Wingfield: 셀리아 키넨-볼저 Celia Keenan-Boldger

짐 오코너 Jim O'Connor (The Gentleman Caller): 브라이언 제이 스미스 Brain J Smith


Director 총감독

 존 티파니 John Tiffany 


뉴욕 여행을 하는 동안 브로드웨이 부스 극장에서 하는 퀸토의 유리 동물원을 봤습니다. 주객전도 제대로 여행이라고 아예 이걸 노리고 간 거였는데, (나도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연극" 한 번 보고 싶다고오오! 라는 심정으로.) 그래서 그 주에 있는 공연은 웬만하면 최대한 보고 오려고 했습니다. 

테네시 윌리엄스 Tennessee Williams 는, 잘 알려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A Streetcar Named Desire"와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Cat on a Hot Tin Roof"로 유명한 극작가이고, 아서 밀러 Auther Miller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 으로 유명한 극작가) 와 동시대를 살다간 사람이죠. 1940-50년대의 미국 현대극 개척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역할을 한 극작가입니다. 유리 동물원은 그의 초기작이자, 자전적인 색체가 강한 연극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당연히 연극은 영어로 된 것이고, 국내에 번역서로는 범우 희곡선에서 신정옥님 번역판으로 나와있는데다가, 원서 (A New Directions Paperbook NDP874) 도 구하기 쉬웠습니다. 게다가 오디오 드라마까지 CBS 플레이하우스 데이터베이스 (링크←클릭) 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게 있어서 예습 제대로 하고 가려고 마음먹으면 제대로 하고 갈 수 있었지만, 일단 그렇게까지 옵세시브하게 예습하고 가기엔 제가 시간이 남아돌지가 않았고, 그래도 보통 외국 사람이 이런 남의 나라 말로 된 연극을 좀 제대로 보고 오려면 한 번 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보고 나니 세 번 보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보면 볼수록 재밌었거든요! 보통 주변에서도 연극 그거 영어로 된 거 아무리 잘 해도 한 번 봐가지고는 잘 못 알아먹는다고, 특히 제 주변에서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연극 보고 오신 지인들은 죄다들 가셔가지고 밤새워서 박스 오피스에서 기다리면서 표 사서 1주일 내내 매일 극장에 출근도장 찍어가며 보고 오셨던 분들이셨다고요. 게다가 평생 이런 공연 얼마나 볼 기회가 있으려고,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Sieze the day 라잖아요?

공연 표는 한국에서 미리 예매 해 갔습니다. 예매 시기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정식 예매 개시 이후에 계속 추이를 보고 있었고, 정식 예매 개봉에서는 좀 지난 후였을 겁니다. 평일 표랑 마티네들은 자리가 제법 남아있었습니다. 워낙 오래 공연하기도 했고, 공연 횟수 자체가 많아서 그랬는지 각각의 공연마다 표가 완전히 매진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최소한 한두달 전에는 예매를 해야 좀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예매했을 때는 아직 상연 연장 (원래 내년 1월 말까지 공연인데, 2월 말까지 4주가 연장되었습니다) 에 대한 말이 나오기 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유리 동물원은 출연진도 감독도 워낙 유명세가 있는 배우들이어서 그런지 프리뷰부터 매진 행렬이더만, 공식 개막 프리미어때는 온갖 셀렙들이 다 와서 축하해주기도 했었어요. 예매처는 공식 예매 사이트인 Telecharge.com 입니다. 위에 링크해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곳으로 연결이 되게 해 놓았어요. 아마 이외의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건 거의 암표거나, 웃돈을 더 주고 사는 것일 겁니다. 물론 여기서도 좋은 자리는 프리미엄 붙어서 비싸게 팔지요. 아, 그리고 이 유리 동물원 연극은 학생들에 한해서 데이싯 Day Seat 이라고, 취소표를 아침부터 싸게 판매한다고 합니다. 대신에 로터리 lottery 같은 건 없었어요. 이건 뮤지컬과 달리 극장마다 천차만별인데, 뉴욕에서 제가 본 또 다른 연극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극인 해롤드 핀터 작 "배신"은 이런 데이싯을 아예 풀지 않았거든요. 박스 오피스에서도 개막 전에 줄 서서 표를 사는 분들이 상당수 있긴 했는데, 그런 불확실함을 감수하기엔 저 동양 구석탱이에서 온 영어 잘 못하는 외국인 처자는 소심해서요... 표값은 사이트 들어가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코 싸지는 않습니다. 총 세 번을 봤고, 거의 그 주에 있는 공연은 다 본 듯 해요. 예매처에서 컨펌메일이 한 번 더 오더라구요. 너 진짜로 같은 거 세 번 볼꺼냐고... -_-;; 잘못 결제한 거 아니냐고;;; 이것들이;;; 그래! 맞다고! 미안하지만 같은 거 세 번 보는 호갱님이 여기 있다! 그래! ㅠㅠ 그 중 수요일 공연은 낮공연 (마티네 Matinee) 이었습니다. 셋 다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긴 했지만 선예매 가격이 후덜덜한지라, 한 번은 좀 뒤에서 봤던 것 같네요. 공연 보는 중에는 뒤에서 입석처럼 서서 보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공연은 월요일 하루만 쉬고,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낮 2시와 저녁 7시 (토요일엔 8시) 이렇게 두 번을 공연하고, 일요일에는 오후 3시에 합니다. (연극 스케줄표를 쭉 보는데... 이런 미친... 소리가 절로 나오는... 대단하더라구요. 배우들 안 힘드냐...-ㅁ-;;; 중간에 병나겠어... 허허허 막공때까지 모두 아프지 마세요... 기도했다는) 그리고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 연극 시스템을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는 혹시 매일 캐스팅이 다른거 아니냐, 그러시는데, 그.딴.거.없.습.니.다. 네... 연극은 뮤지컬과는 좀 시스템이 다릅니다. 저는 세 번 모두 맨 위에 적어놓은 저 캐스팅으로 봤고요, (네... 퀸토 세 번 다 나왔습니다.) 배우가 아프거나, 심각하게 스케줄이 꼬여서 하루나 이틀 정도만 대역을 세우지 않는 이상, 17주 공연하면 17주, 14주 공연하면 14주 그 캐스팅으로 갑니다. 매일 캐스팅이 바뀌면, 매일 표값이 바뀌게요. 유명하고 스케줄 바쁜 배우들을 그러라고 데려다 쓰는 게 아닌데. 게다가 이 연극은 플레이빌을 보니 남자 배우는 둘 뿐인데 이 둘이서 대역 한 사람만 세워놨어요... ㄷㄷㄷ (저 첫 공연 보고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기절... 퀸토 너 대역도 따로 안 세워놓고 연극 하는 거냐며 ㄷㄷㄷ) 앞으로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사실 이 연극에서 대사나 연기의 비중 자체가 남자 배우들보다는 여자 배우들이 더 많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연극엔 저 딱 네 사람만 나와요. 다른 사람 없이 오로지 네 명이서 하는 연극 맞습니다. ㅇㅇ

그리고 이 공연, 제가 간 세 번 모두 매진이었고, 만석이었어요. 빈자리 없음. 입석까지 꽉 찼었어요. 사람들이 뒤에서 한줄로 쫙 서서 보고 있어...ㄷㄷㄷ 2차 였나, 3차 공연 갈 때는 양복 번듯하게 차려입은 중년 아저씨가 표 구한다고 적힌 종이 쪽지를 들고 극장 앞에서 서있는 것도 봤어요. 그 땐 정말 아마 입석까지 싹 다 팔린 것 같더라구요. 뉴욕 타임즈의 호평 (Wounded by Broken Memories http://nyti.ms/18740Td ) 은 기본이고, 각종 언론의 리뷰들이 우수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걸 읽어보긴 했지만, 에이~ 설마, 외국 애들의 립서비스겠거니... 했는데, 장난이 아니긴 한가 보더라구요. 놀랬습니다. 

제가 본 공연은 다음과 같아요.

1차 화요일 2013.10.8 7:00 PM
2차 수요일 2013.10.9 2:00 PM (낮공연)
3차 금요일 2013.10.11 8:00 PM

보통 극들이 정시에 딱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줄서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자리 잡는데 까지 시간이 꽤 걸리고, 극장 입구는 좁기 때문에 보통은 5~10분정도 delay가 있기는 했습니다. 극은 140분 정도에 걸쳐 진행되었고, 중간에 인터미션이 15분 정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2시간 반쯤 되는 것인데 (그래서 입석에서 보신 분들 완전 대단... 체력 짱이시다...), 실제로 테네시 윌리엄스의 이 연극 원본 자체는 단막극입니다. 막의 구분은 없고 총 7장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Part I 과 Part II (제 1부 와 제 2부 ; 둘 다 약 70분 정도) 로 나뉘어지고, 이 경계는 제 5장과 제 6장으로, 이 사이에 인터미션을 두게 됩니다. 내용상은 짐 오코너가 등장하기 전과 후로 나뉘게 되고요.

티켓은 E-ticket이라고, pdf파일로 보내주는 걸 인쇄해서 가져갔습니다. 여러가지 옵션 중에서 박스 오피스에 맡겨두고 찾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우편으로 받을 수도 있지만, 전 그냥 아래와 같은 pdf 파일을 인쇄해서 가져갔습니다. 이게 편하더라구요. 빳빳한 현지 티켓들을 가져오고 싶긴 했지만, 아무래도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다른 일정도 있어서 시간 절약하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경고 : 스크롤 압박. 장난이 아닙니다.* 

저 진지합니다. 진짜에요. (궁서체)

각오하세요 >_<  구구절절하게 쓰는 거 싫으신 분은 얼른 마우스 커서를 저 오른쪽 위에 X표에다 대고 누르시고요.


※당연하지만 연극의 내용과 디테일한 부분이 모두 포함된 스.포.일.러 있습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순서대로 1차, 2차, 3차 때의 무대 모습입니다. 

제 자리에서 찍은 거라서 각도가 확 차이가 나요. 

표값은 1차가 제일 비쌌고, 거리는 3차가 제일 가까웠습니다. 맨 앞줄! :D 

정말 손을 뻗으면 무대 밖을 구성하는 수조가 딱 닿았습니다 ㅎㅎㅎ 


뒤에서보는 것도 앞에서보는 것도 둘 다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어요. 

뒤에서 보면 전체적인 구도나 배치에 주목하게 되고, 

앞에서 보면 배우의 표정이나 손짓에 더 시선을 두게 되더군요.


(무대 장치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자세히)


극장 내부장식



부스 극장 위치 (구글맵)



크게 보기


극장 외관입니다. 꽤 고풍스럽고 예쁘죠!

그리고 스테이지 도어!

차가 지나다니지 않는 인도쪽에 있습니다. Shubert Alley 쪽으로 문이 나 있어요.



배우들 싸인 받은 것들. 결국 체리 존스는 만나뵙지 못했는데

(나이도 있고, 스테이지 도어에 잘 안 나오시기도 한다고...)

나머지 배우님들은 다 싸인을 받았네요. 


Zachary Quinto

Celia Keenan-Boldger

Brian J Smith




유리동물원 Montage 영상.

이게 아마 프리뷰를 찍은 걸 텐데, 제가 본 공연에서는 딱히 바뀐 부분은 없어보였습니다. 

저 영상에 있는 장면 그대로 다 봤어요 :)




무려 똑같은 연극을 세 번씩이나 보니까 고등학교 때 교과서 텍스트 해제하는 수준으로 디테일한 부분에서 제 나름대로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해지는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oTL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포스팅 할 내용을 대강 정리해봤는데요, 윽... 써놓고 보니 이쯤하면 이번 연극의 지시문들을 복원하는 수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사의 디테일이나 배우들의 애드립, 어디가 빠지고 어디가 추가되었는지는 아무리 비행기 안에서 벼락치기 예습을 해갔다고는 해도 영어라서 못 알아듣는 건 세 번을 봐도 커버가 안 되더군요. 하지만 사람들이 극 중에서 중간중간에 빵빵 터지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어요. 세 번 모두 사람들이 웃는 포인트는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쯤 보니까 배우들 연기나 특정 동작의 타이밍이 미묘하게 바뀌는 걸 보는 재미가 아주 솔솔했어요. 소품들이 마음대로 안 되서 몇 초 정도 딜레이되거나 당겨지는 때가 있는데, 혀도 안 꼬이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참 잘 넘기더라구요. 연극이란 역시 대단한 것 같습니다.


*** 이하의 내용에서 사용된 사진들은 모두 구글 검색에 나온 언론사 공식 스틸샷들입니다. 

따로 출처들을 일일이 밝히기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출처를 생략합니다. *** 

1. 무대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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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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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별 내용 및 디테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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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의 내용에서 사용된 사진들은 모두 구글 검색에 나온 언론사 공식 스틸샷들입니다. 

따로 출처들을 일일이 밝히기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출처를 생략합니다. ***



스테이지 도어에서.

총 세 번을 봤는데 스테이지 도어엔 두 번 갔었고 (마지막 금요일 공연엔 제가 너무 힘들기도 하고, 필라델피아에서 오래간만에 보는 친구가 뉴욕까지 왔어요. 솔직히 제가 그쪽으로 가야 하는데 연극 때문에 못 간거라... ㅠㅠ 미안했던...) 이 두 번 중에서 한 번, 즉 첫번째 본 공연 후에는 배우들이 아예 안 나오니까 가라고 극장 시큐리티가 사람들을 해산시켰기 때문에 실제로 배우들은 딱 한 번 봤네요. 그러니까 두번째 공연인 낮공연이 끝나고 훤할 때 봤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아마 첫번째 공연이 끝나고 나서 퀸토가 All is Lost 시사회였나 그게 링컨 센터 Lincoln Centre의 Alice Tully Hall에서 있었데요. 그래서 아마 그거 간다고 퀸토랑 연극 배우진들이 같이 갔던 거 같아요. 나중에 언론 사진들 뜬 걸 보니까 딱 그 일정이더라구요. 저 영화에 퀸토가 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으니까요.

스테이지 도어에 드글드글하게 사람이 많진 않았어요. 관객들의 뜨거웠던 반응이라든지, 극장의 좌석이 만석이라는 걸 고려해도, 스테이지 도어의 인파는 상당히 적었으면 적었지, 많지 않았어요. 게다가 관객 연령대가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이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노부부들이 손을 꼭 잡고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표 값의 압박도 있었을 거고, 뉴욕의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을 젊은 현지인들보다는 유럽계 외국인 혹은 동양인들의 비중이 적지 않아 보였을 정도로, 젊은 사람들의 비중이 적었습니다.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도 극소수. 고전극인데다가 (요즘 누가 젊은 애들이 1940년대 한창 떴던 테네시 윌리엄스 연극 같은 걸 본답니까), 전체적으로 관객 연령대가 높은 탓 등이 겹쳐 스테이지 도어에 사람이 적지 않았나 싶네요. 특히나 제가 스테이지 도어에서 퀸토를 봤던 날은 수요일 낮 공연, 즉 낮 2시에 시작하는 공연이었고, 공연이 끝나고 퀸토가 스테이지 도어에 나온 건 오후 5시 반 정도 되는 아주 애매한 시각이었거든요. 그 시간에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학교에 있거나 직장에 있었겠지요. 남녀 비율도 고만고만했고요. 아저씨, 아줌마 위주였습니다. 생각보다 젊은 여자 팬들은 상당히 적다는 데 놀랬어요. 나이도 나이인데, 남자 팬들도 상당히 많더라구요. 워낙 여배우들이 강세였던 연극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눈에 띄게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스테이지 도어가 마구 바글거리지 않아서 어디에 서 있어도 코앞에서 배우들 나오는 거 다 볼 수 있었어요. 

스테이지 도어에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해도 매번 한 20~30명 남짓한 사람들이 서있었는데, 아마 금요일 저녁의 세 번째 공연 (제가 스테이지 도어 못 간 날)에는 사람이 좀 더 많아서, 펜스를 넓게 치더군요. 연극하는 배우들 다들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어서 그런지 극장마다 시큐리티들이 스테이지 도어에 몰리는 관객들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편이었어요. 공연이 끝나기 전에 미리 스테이지 도어에 펜스 쳐 놓고 사람들을 줄세우더군요. 다니엘 크레이그의 경우엔 NYPD까지 붙어있었는데, 퀸토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게다가 스테이지 도어가 차도로 난 것도 아니고 해서... 기다리기엔 좋았네요.

사진들은 뭐... 딱히 프롤로그 포스팅에 올린 것과 큰 차이는 없네요... 아흑, 민망해라. 셀카 찍어준 거 다시 보니까 퀸토가 나보다 n살 많은데 왜 내가 n살 많게 찍혔니... 게다가 키 차이와 시선 차이하며... 하긴 그 셀카 제가 찍은 게 아니고 퀸토가 찍어줬어요. 네... 제 팔로는 그 각도 절대 안 나옵니다... 켈록... 퀸토 팔 길고 다리 길고... 아오... 서양 남자들 기럭지 길고 비율 좋다더니 정말이네요...

제일 먼저 짐 오코너 역이었던 스미스 군이 먼저 나왔어요. 출연진 중에 제일 어린 사람이었죠. (그래도 저보다 나이 많음 ㅎㅎㅎ) 젊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몸도 완전 잘 키웠고, 사근사근하고 친절했어요. 

두번째로 로라 역이었던 셀리아 키넨 볼저가 나왔어요. 머리를 틀어올려서 묶고 나와서, 처음엔 못 알아볼 뻔... 역시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지고 한 사람 한 사람 고맙다고 하면서 다 싸인 해주고 사진 찍어주고 하더라구요. 아저씨들은 포스터까지 들고 다 싸인 받기도 했어요. 어쩌다보니 여자배우님들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ㅠㅠ 로라 배우님 예쁘셨는데... 왜 못 찍었니... 왜그랬어... ㅠㅠ 스테이지 도어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은 셀카(...) 를 찍어주셨어요. 저는 차마 그 작고 예쁜 언니랑 셀카... 는 못 찍겠더군요. 아하하하 ㅠㅠ 원래 이런 거 하고 오면 후회하는 것만 한보따리 생긴다면서요. ㅠㅠ

마지막으로 퀸토가 스테이지 도어 문 열리고 나오는 데... 눈 튀어나올 뻔했습니다. 그 뭐냐, 내가 맨날 모니터랑 스크린에서 물고빨고핥던;; 그 사람 저기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라는 현실감각이 말이죠... 그게 그렇게 금방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방금 전까지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것 까지 봤는데도 진짤까, 싶은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비니쓰고 말간 얼굴로 문 열고 나오는 걸 그렇게 보니까  진짜 사람이구나, 살아서 움직이는구나, 라는 현실감각이 강타할 때 까지 약간의 그 진공 속에 있는 것 같은 멍함이랄까, 그런 게 있었어요. 제 앞에 와서 눈 맞추고 말 걸어줄 때 까지는 멍하던데요.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시선은 배우 동선을 쫓아다니게 되더라구요. 숨도 제대로 못 쉬고요. 말로만 들어서는 몰라요. 직접 봐야 돼 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표현이 안 되네요. 키 크고 잘 생겼어요. 상투적이죠? 그 말 밖에 못 하겠어요. 그냥 스웨터랑 면바지 막 입고 나왔는데도 빛이 나... (쿨럭) 스테이지 도어에 서 있던 사람들 모두 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눈 마주쳐주고 사진 다 찍어주고 싸인 다 해주면서 고맙다고 해주더라구요. 전혀 기대를 안 했는데 뜻밖에 친절함에 넋이 나갔어요. 저한테 와서도 눈 맞춰주면서 와줘서 고맙다 (Thank you so much for coming 이던가... 뭐라던가...) 고 해주더라구요. 싸인을 먼저 해 주시고 그 다음에 셀카 찍어줬어요. 선물 불쑥 내밀면서 '이거 당신 주려고 준비해왔어요' 하면서 직접 주니까 완전 놀라면서 (그럴 것이, 다른 사람들 선물 주는 사람 없었거든요. 선물은 도장. 연각재 장서인 (링크) 파줬습니다.) 고맙다고 악수... -ㅁ- 전 악수하니까 머리가 하얗게 되서 아무 말도 못하겠던데요... 말하고 안기라고 등 떠미는 사람도 없었고, 펜스에 막혀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ㅠㅠ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아하하하... ㅠㅠ 영어로 뭔가 말을 하긴 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대사를 외워왔는데 악수하는 순간에 하얗게 날아갔다는...;;; 덩치에 비해서 손이 조막만해서... 웃음이 나왔을 뿐이고요... 그냥 입이 귀에 걸렸을 뿐이고요... 다른 사람한테 가서 싸인해주고 사진찍어주고 말해주는 거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이 한 번 더 싸인해주고 한 번 더 사진 같이 찍어달라고 해도 다 해줬던 듯 해요. 저는 그 정도로 뻔뻔질 않아서 그렇게 못 했는데 ㅎㅎㅎ (아... 생각해보니 좀 후회되긴 하네요. 나 완전 소심하다 ㅠㅜ) 어버버....  여튼... 어휴... 너무 잘생겼던데요... 실물이 훨씬 잘생겨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서 있었네요. 그리고... 퀸토 눈을 직접 맞춰서 쳐다보는데 그 느낌이란. 눈이 참 크고 맑았어요. 눈매 시원하고. 그게 스크린에서 볼 때는 눈썹이 워낙 송충이 눈썹이니 잘 모르겠는데, 연극 할 때도 참 아 저 눈 참 반짝반짝 예쁘구나 했는데 스테이지 도어에서 헐렁한 차림으로 비니까지 쓰고 나오니까 이마 선도 너무 예쁘고, 눈 마주치니까 딱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이 사람을 무시하는 게 아니고 좋아하고 감사한다는 눈빛이라서 그게 참 놀라웠네요. 피곤할 게 분명했는데 별로 티도 안 내더라고요. 게다가 웃어줬어... 그 미소 백만불 짜리 맞습니다. 맞고요. 만나봤다는 사람들이 다들 소 스윗하다고 간증하는 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거기 모인 사람들 다 싸인해주고 44번가 쪽으로 스테이지 도어 바로 앞에 난 Shubert Alley를 따라서 메니저랑 같이 까만 배낭 매고 제 선물 손에 들고 (!) 내려가는 것 까지 한참을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쳐다보면서 스테이지 도어에 기다리고 있던 동양인 팬분들이 몇 분들과 모여있었는데, 긴가민가 하면서 먼저 가서 어디서 오셨느냐, 했더니 한국사람이셔서 인사도 했네요 :) 반가웠습니다. 한국 사람 없는 줄 알았는데 있었어 ㅠㅠ 라면서. 

퀸토 선물 주고 체리 존스를 외치면서 펜스에 붙으니까 시큐리티가 안 나온다고 얘기 해줬어요. 나중에 분위기를 보아하니 금요일 공연 스테이지 도어엔 나온 모양이더라구요. 연극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분이고, 관록도 장난이 아닌 분이신데, (이 분 혹시 미드 24 오래 보신 분들은 아실지도 몰라요. 뒷 시즌에서 여자 대통령 역할로 나오신 분이래요. 이걸로 에미 상도 받으셨죠.) 연기가 너무 대단하고 굉장해서 운 좋게 뵙기라도 하면 그저 영광이겠구나, 정도였을 뿐이었거든요. 토니 상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받았을 정도니, 아주 뼛속까지 연기자인 분이셨던 거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굳이 그 연세 있으신 분을 귀찮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딱히 들지 않았어요. 그저 연기를 직접 본 것만으로도 굉장한 경험이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스테이지 도어에서 기다리는 거, 말로 써 놓으니까 쉬워보이지, 실제로 해 보면 절대 그렇게 쉬운 거 아닙니다. 기다려보면 알지만, 기본적으로 최소한 1시간은 기다려야 해요. 옷 따뜻하게 입고 가셔야 됩니다... 목도리 칭칭 두르고... 발 편한 신발은 기본이고요. 예쁜 드레스 입고 멋 부리고 그런 거 못 합니다... ㅎㅎㅎ 배우도 후줄근하게 하고 나온다지만 팬들도 그닥 예쁘게 못 하고 있어요. 바람부는 뉴욕 브로드웨이 먼지구뎅이  한가운데에 한참을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죽자 사자 기다려도 못 만나는 경우도 있고요. 지인들이 그쪽으로 들어가서 만나고, 기자들도 왔다 갔다 하고, 배우들도 연극 끝나고 샤워 하고 옷 갈아입고 좀 쉬고 그러고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금방 안 나옵니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지치겠어요. 게다가 스케줄이 또 잡혀있으면 그냥 먼저 해산시키기도 해요. 다른 출구로 나가기도 하구요. 그래도 기다리는 건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연극을 보러 갔다면 성공하든 성공하지 못하든 한 번쯤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Brian J Smith




Zachary Quinto

미안하다... 니 초상권 그런거 읎다... ㅎㅎㅎ


학회나 패키지 여행 가면 이런거 못 봐요. 절대 못 보죠. 그래서 아주 작정하고 갔습니다. 기회가 생겼을 때 갔어요. 돌아와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후회가 안 되요. 후회 될 리가. 아마, 한동안은 자다가도 생각나면 깨어나서 뒷동산 광년이마낭 헤실헤실 웃겟죠. 정말이지 행운이었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뉴욕은 한국과 낮밤이 반대인데도 밤잠 설쳐가면서 랜선으로 응원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호평은 아니지만 오리지널 초연과 비교한 뉴요커 New Yorker 지 에세이 링크 (클릭)

Posted by 리히테르

급한대로 이번 여행의 핵심 사진만. ㅎㅎㅎ

Coming Soon!





다니엘 크레이그, 해롤드 핀터, "배신 Betrayal", 베리모어 극장 Ethel Barrymore Theatre




재커리 퀸토, 테네시 윌리엄스 "유리 동물원 The Glass Menagerie", 부스 극장 Booth Theatre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Met Opera, 차이코프스키 : 예브게니 오네긴 Tchaikovsky, Eugene Onegin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게르기예프, 소프라노 : 안나 넵트레코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

ABC 방송, Good Morning America Live, Time Square :D


아마 이게 내 인생 최대의 빅계가 아닌가 싶다. 생각도 못했는데... 세상에.

차애 배우 보러 갔다가 최애 배우를 만나버렸어. 

드라마 북샵에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어거스트 오세지 카운티 대본집을 샀는데, 들고나가서 싸인 받았다. 

사진은 내 책에다 싸인해주고 있는 모습.




카네기 홀 Carnegie Hall 리사이틀, 캐롤린 샘슨 Carolyn Sampson, 소프라노

하프시코드가 케네스 바이스, Kenneth Weiss

류트가 폴 오데뜨 Paul O'Dette

내가 좋아하는 퍼셀 가곡 레파토리였는데,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리셉션 하면서 연주자들 다 만나고 얘기하고 와인마시고 쿠키 먹고 사진찍고 싸인 받고.



Posted by 리히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