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트위터에서 본 좋은 말. 요즘의 나에게 정말 적절한 말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하고, 

견뎌야 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견뎌내라.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조차 갖지 말라. 


우리는 우리가 살고자 하는 삶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쇼펜하우어-


제럴드 핀리의 슈만 신보... 지난 10월에 나온 하이페리온 음반. 하이페리온이 올해 그라모폰에서 "올해의 레이블"로 선정되더니, 아주 그냥 포텐이 터져주신다. 어쩌자고 새로 나오는 것마다 다들 환장하게 좋은 것들이냐! 듣다가 말 그대로 좋아 죽을 뻔했다. 보통 앨범의 첫 곡은 그 앨범 전체의 인상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 곡이 마음에 들면 앨범이 다 마음에 들게 마련이다. 핀리의 이 앨범은 그런 앨범이 되었다. 제럴드 핀리는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듯 브리튼의 노래집을 들으면서 고운털이 마구마구 박힌 바리톤인데, 이번에 슈만의 가곡집을 새로 냈다. 슈만의 가곡집을 낸다는 소식, 멀리서 일찌감치 듣고 언제 오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어이쿠 오셨습니까, 하고 신발 벗고 마중나가는 기분으로 음반을 들었다. 과연 명불허전. 내 귀의 천국이라는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처음 듣는 노래가 아닌 게 분명한데도 너무나도 신선하고 새롭게 들리는 핀리의 지적이고 반질반질한 해석. 매끈한 목소리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오롯이 담긴 감성.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을 이처럼 담아낼 수 있다는 건, 그런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하이네의 시에 비해서 다소 추상적이고 쓸쓸한 느낌을 주는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붙인 곡인 만큼 예민한 슬픔이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느낌. 어딘가 아주 살짝 삐끗, 하고 망가지기 시작한 사람의 외로움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곡 전체에 슈가 파우더처럼 뿌려져 있다. 이게 한창 클라라와 연애 시작할 무렵의 곡이라고는, 믿기지가 않는다. 한창 풋사랑으로 들뜬 시기의 파릇파릇한 남정네가, 어쩜 이렇게 쓸쓸한 내용의 시에 "삘 받고 꽂혀서" 곡을 붙일 수 있는 걸까. 슈만의 말년과 최후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는 자기 운명을 일찌감치 알고 있는 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곡.


그래도 요전에 포스팅 한 슈베르트 가곡보다는 유명한 곡이라서 한국어 가사 번역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 ...미치겠다, 슈베르트와 슈만의 가곡으로 독일어 독학할 기세. 영어 번역이 좀 잘 되어있기를 바라는데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서 네X버 독일어 사전을 찾아서 비교대조를 해 보면 그렇지도 않단 말이지. 어줍잖은 독일어 지식과 단어실력, 그리고 쥐꼬리만한 영어실력을 가세하여 번역을 하게 되는 셈인데, 국어 실력이 딸려서 발번역이 되는 건 논외로 치고, 솔직히 이러느니 그냥 독일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독일어를 배우면 내가 좋아하는 이런 저런 가곡들 따라부르기가 좀 수월하려나...(도대체 왜 따라부르려고 하냐는 질문은, 인간적으로 하지 맙시다. 그러게요, 노래방에 가서 부를 것도 아닌데) 독일어가 어렵긴 어려운 것이,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는 몇 번 들으면 가사 따라 부를만큼 금방 외워지더만 (대표적인 예가 피가로의 결혼과 라보엠), 독일어 가곡은 왜 이리 입에 안 붙는지. 철자 수도 많고, 발음도 좀 딱딱하고 모음보다 자음이 압도적으로 많아 머릿속에 들어가는 정보량도 상대적으로 많으니까 그런 듯 싶다. 게다가 어깨 너머로 주워 듣자 하니, 문법이 그렇게 살인적으로 어렵다면서요. 언어에는 참 욕심 없이 살아온 인생인데,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지게 만드니, 참 대단한 음악이고, 음악가들이다.


어쨌든 바쁜 관계로 일단은 하이페리온 홈페이지에 있는 영어 번역본만 퍼다놓고, 나아아아중에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모름) 귀차니즘이 사라지면 슬슬 한국어 번역이나... 그냥 번역 해버림...(... 짧아서요...) 

요새 하도 낭만곡, 그것도 가곡만 줄창 올려대고 있는데, 내 취향 아는 분들이라면 얘가 사람 목소리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네, 뭐 잘못먹었나, 죽을 때가 되었니, 왜 안하던 짓을 하는고... 궁금하... 지는 않겠죠. 냐하하. 그러게요. 








Gerald Finley (baritone)

Julius Drake (piano)



In der Fremde


Aus der Heimat hinter den Blitzen rot

Da kommen die Wolken her,

Aber Vater und Mutter sind lange tot,

Es kennt mich dort keiner mehr.


Wie bald, ach wie bald kommt die stille Zeit,

Da ruhe ich auch, und über mir

Rauscht die schöne Waldeinsamkeit,

Und keiner kennt mich mehr hier.


Joseph von Eichendorff (1788-1857)




In a Foreign Land


From my homeland, beyond the red lightning,

The clouds come drifting in,

But father and mother have long been dead,

Now no one knows me there.


How soon, ah! how soon till that quiet time

When I too shall rest 

Beneath the sweet murmur of lonely woods,

Forgotten here as well.


English: Richard Stokes © 2007


낯선 곳에서


붉은 불빛 너머 고향에서

구름이 몰려오는데

부모님은 돌아가신지 오래이고

이곳에는 아는 이 하나 없네


이곳이 어디인지 잊을 만큼

외로운 숲이 달콤하게 속삭이는 가운데

내가 쉴 고요한 날은

언제인가, 아, 언제인가


한국어 번역 by 리히테르/CeciliaSJH
인용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리히테르

디스카우옹 추모 포스팅이 계속 블로그 첫 화면이라서, 밀어내기용 ^^;; 


슈만 가곡집 중에서 제일 곡이 많고 분량도 많고 일종의 짜깁기 앨범 (...) 같은 기분이 드는 이 "미르테" (Myrten, 독일어로는 Myrthen 이다. 어째 검색해도 th 로 하는게 맞다고 계속 고쳐주더니.) 가곡집은 실제로도 슈만이 몇년에서 몇년까지 작곡한 가곡들을 클라라 슈만이 "리더크라이스 Liederkreis" 형식으로 싹 한데 모아서 출판한 걸로 알고 있다. 미르테란 이름 자체는 독일어로 들꽃을 뜻하고. 좀 잡다하다 싶은 연가곡, 그래서 가사 내용만 딱 봐서는 (분명히 사랑 노래이긴 한데) 여자가 부를지 남자가 부를지도 상당히 애매한 그런 곡들이 모아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시인의 사랑이나, 여인의 사랑과 생애 같은 다른 슈만의 가곡들에 비해서 음반 녹음이 적고, 대부분 리사이틀 같은데서도 주로 발췌해서 몇 곡만 불려지는 것 같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슈만의 가곡 중에서 리스트가 편곡해주는 바람에 결혼식용 곡으로 가장 유명해진 Widmung (헌정) 은 바로 이 미르테의 첫 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Widmung은 성악가가 부른 것이 편곡판보다 나긋나긋한 맛이 살짝 덜하고, 남자가 부르든 여자가 부르든 (여자가 부르는 경우는 거의 못 봤지만...) 좀 내지르는 것 같아서, 원곡보다는 편곡판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편곡판이 좀 더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반면에 세 번째 곡인 이 Der Nussbaum (호두나무)는 클라라 슈만이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게 있지만 Widmung 과는 반대로 성악곡이 좋다. 정말 여름의 울창한 호두나무 가지처럼 쫙 뻗어져나가는 첫부분의 크레셴도를 표현하는 덴 사람 목소리만한 게 없는 것 같다. 난 여자 소프라노 목소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이 곡은 소프라노가 부른 게 마음에 드는 몇 안 되는 곡 중 하나이다. 멜로디 라인이 크게 어렵지 않고 짧아서 미르테 중에서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고, 그나마 대중적으로도 제법 널리 알려져 있는 곡 중 하나이다. 슈베르트에게 보리수 "Der Lindenbaum"이 있다면, 슈만에겐 호두나무 "Der Nussbaum"이 있는 셈이다. (독일어로 baum 은 나무란 뜻이다.) 보리수가 겨울 여행 속에 있는 곡이기 때문에 남자가 부르는 데 비해 이 호두나무는 주로 여자가 많이 부르는데, 남자도 가끔 부르는 듯 하다. 남자 여자가 딱히 나누어진 게 아니지만, 가곡의 경우에는 성부가 바뀌면 조성이 바뀌어져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점만 염두에 두면 될 것 같다. 


음원은 하이페리온에서 나온 슈만 가곡 전집 프로젝트 중 7집. 사실 다른 낱장 음반은 가지고 있질 않다. 미르테만 들은걸 사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는데, 결국 박스셋을 들여놨는데도 아직까지 낱장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귀찮 -_-;; 기도 한데, 워낙 이걸 가지고 있음 미르테 낱장 가지고 있는 느낌이라 박스셋에서 끄집어내 듣는 거랑 또 다른 것 같고 그래서인 듯... 뭐, 이렇게 가지고 있다가 언젠가는 처분하겠지 ㅠㅠ 근데 이 음반, 가사 해제집 무려 12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책이다 -_-;; 정성들여 해설해준 걸 봐서라도 처분 못하겠다;;; 아이고. 거기다 뒷표지의 깨알같은 미르테 원본 표지까지. 해맑은 표정의 두 성악가가 찍힌 자켓도.






좀 밝은 분위기인 슈만의 곡을, 도로테아 뢰슈만의 목소리로 들어보기... 



Dorothea Röschumann, soprano

Graham Johnson, piano



Es grünet ein Nußbaum vor dem Haus,

Duftig, 

Luftig,

Breitet er blättrig die Blätter aus.


Viel liebliche Blüten stehen d'ran;

Linde

Winde 

Kommen, sie herzlich zu umfahn.


Es flüstern je zwei zu zwei gepaart,

Neigend, 

Beugend 

Zierlich zum Kusse die Häuptchen zart.


Sie flüstern von einem Mägdlein, das 

Dächte 

[Die] Nächte 

[Und] Tagelang, wüsste, ach! selber nicht was.


Sie flüstern, - wer mag verstehn so gar 

Leise

Weise? 

Flüstern von Bräut'gam und nächstem Jahr


Das Mägdlein horchet, es rauscht im Baum;

Sehnend

Wähnend 

Sinkt es lächelnd in Schlaf und Traum.

Posted by 리히테르
출발하기 전날 아침, 공항 터미널에서 짐을 먼저 부치고 (새벽같이...) 좌석 배정도 받고...
마지막으로 아이폰에 음악과 영상을 꾸깃꾸깃(... 읭? ㅋㅋㅋ) 우겨넣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우여곡절 -_- 
(이래봤자 별거 아니지만, 9월 치프건으로 한 번 휘청, 폭동으로 두 번 휘청 해서 제 가슴을 오그라붙게 만들었더랬습니다... 하아... 휴가 한 번 가기 참 힘듭니다 ㅠ_ㅠ)
끝에 결국 가게 되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응? 어디서 많이 듣던 식상한 틀에 박힌 발언!)

이런날에는 슈만 카니발의 마지막 곡, 다비드동맹행진곡이 제격이군요.
늦더위가 기승입니다. 런던 날씨는 다음과 같네요... 짐에서 반팔을 다 뺐더라는 후일담이.
 

 

아믈랭 연주 보러  가니깐, 내 맘대로 아믈랭 연주의 카니발 중 마지막곡인 다비드동맹 행진곡입니다.
예전에도 포스팅을 한 번 했었네요. (링크)
아믈랭이란 피아니스트는,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음색이 너무 건조하기도 하고, 리스트, 쇼팽 등 낭만곡이 장기라, 건조한 음색에 비해서 현란한 곡을 많이 하는 연주자라는 면에서 별로 좋아라 하진 않았습니다. 근데 듣다 보니 정이 들더라고요. 이런 스타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교적인면에서 뛰어나면서도, 음악적인 안정감이 돋보여서, 그 점이 꽤 맘에 들더군요. 좀 독창적이고, 클래식 외의 다른 영역도 등한시 하지 않는 연주자이기도 하고요. (재즈, 자작곡 음반도 몇 개 냈었죠) 이번에 보러가는 겸사 겸사, 한 번 올려봅니다.
게다가 하이페리온에서 나온 아믈랭의 이 음반 자켓은 꽤나 이뻐요. 이것도 런던에 있는 어느 갤러리에 있다는데, 하이페리온 자켓 그림 찾아다니기 테마로 런던 갤러리를 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은 시궁창. 일정상 힘들 것 같네요. 미안해, 그림아. ㅠ_ㅠ

 




Robert Schumann

Carnaval Op. 9 Marche Des Davidsbündler Contre Les Philistins

Marc-Andre Hamelin, piano 

Posted by 리히테르


14. Zart und singend
Wilhelm Kempff, piano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 시절에 올렸던 것과 같은 사진, 같은 곡.


슈만의 Eusebius가 이렇게 소곤 소곤, 나긋 나긋하게 들릴 수도 있구나.
슈만은... 어쩌면, 조용한 새벽에 꽃 피는 소리를 음악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지.



Posted by 리히테르


Etude XII. Finale. Allegro Brillante
Wilhelm Kempff, piano


예전에 올리겠노라고 다짐했던 슈만의 심포닉 에튀드 마지막 곡.
켐프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딱 드는 인상이
'이 사람 피아노 참 쉽게 쉽게 친다.'
별명이 모데라토의 제왕인데, 그래서 그런지
빠른 악장은 좀 천천히 치는 것 같고, 느린 악장은 좀 빨리 치는 것 같다.
맨날 중간 정도의 속도로 나가는 느낌?

클래식 음악 입문 초기에 호불호가 심할 땐 이걸 참 싫어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이것도 매력이다.

특히 이 심포닉 에튀드의 마지막 피날레 곡은
켐프의 연주로 처음 들으니 참 뭐랄까...
아나운서가 또박 또박 천천히 차분하게 강의해 주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어보니 웬걸, 이게 원래 그렇게 빠른 곡이라고는 하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거다. 에고...

이 곡.., 뭔가,
카니발의 마지막곡인 다비드 동맹 행진곡과 통하는 면이 있는 곡이다.

오늘 날씨 참 좋던데... ㅠ_ㅠ
컴퓨터를 뒤져보니 이런 사진이 있어서...
예전에 윈도우 바탕화면 한다고 받아놓은 모양인데 무료로 받았으니 무료 배포. ㅎㅎㅎ


바탕화면용 사진... ㅎㅎㅎ

Posted by 리히테르


Marc Andre Hamelin, piano

1. Preambule
4. Valse noble
14. Reconnaissance
16. Valse de allemande


올해는 슈만 탄생 200주년.
아믈랭의 연주도 오래간만이다.
하이페리온의 예쁜 표지가 곡의 내용과 참 잘 어울리던 음반.

나에게 슈만은 항상 피아노곡으로 기억된다.
쇼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나에게 있어 피아노의 시인은 쇼팽보다는 슈만이다.

카니발은, 내가 처음 접한 슈만 피아노곡이었다.
아마도, 시현씨의 연주 때문이었을 거다.

리히테르의 Waldszenen 다음으로 좋아하게 되어버린 곡이다.
곡을 접한 것은 카니발보다 Waldszenen 이 좀 더 뒤였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피아노를 부술 것 같았던 마지막곡 다비드 동맹 행진곡과
엄지손가락이 망가지는게 아닐까 조마조마 했던 14번 레콘상스.

사람의 기억력이란 묘해서, 항상 여러가지 감각이 함께 받아들여졌을 때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각 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미천한 인간보다는 구글이라는 신께"...
'슈만 카니발' 을 치고 enter를 치면, 나보다 백만 배쯤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실 테니
그분께 여쭤 보시기를...

다음 번엔 빌헬름 켐프가 연주하는 다비드 동맹 무곡과
심포닉 에튀드를. ^^ 저작권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리히테르

Nathalie Stuizmann, alto
Michel Dalberto, piano

Du meine Seele, du meine Herz
당신은 나의 영혼, 나의 심장,
Du meine Wonn',o du meine Schmerz
당신은 나의 기쁨, 나의 고통,
Du meine Welt, in der ich lebe
당신은 나의 세계, 나는 그 안에서 산다네,
Mein Himmel du, darein ich schwebe
당신은 나의 하늘, 나는 그 속으로 날아간다네,
O du meine Grab, in das hinab
오 당신은 나의 무덤, 그 안에
Ich ewig meinen Kummer gab
영원히 나의 근심을 묻었다네
Du bist die Ruh, du bist der Freiden
당신은 휴식, 당신은 마음의 평화,
Du bist von Himmel mir bescheiden
당신은 나에게 주어진 하늘,
Dab du mich liebst, macht mich mir wert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나를 가치있게 만들고
Dein Blick hat mich vor mir verklart
당신의 시선은 나를 밝게 비춰준다네
Du hebst mich liebend uber mich
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들뜨게 한다네 
Mein guter Geist, mein bessre Ich
나의 선한 영혼을, 보다 나은 나를




이 곡은 사실 단독으로 작곡된 게 아니라
슈만의 수많은 가곡 중 op.25, Myrthen ('은매화'라는 뜻) 이라는 가곡 묶음집에 포함된 곡이다.
약 30여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슈만의 다른 가곡인 <시인의 사랑>, <여인의 사랑과 생애> 처럼
유기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그 시기에 틈틈히 작곡해왔던 오만 잡다한 가곡들을
op.25라는 번호로 묶어서 낸 가곡집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이 op.25 Myrthen에 있는 가곡 중에서는 첫 곡에 해당하는 이 Widmung (헌정)과
세 번째 곡인 Der Nussbaum (호두나무) 가 유명하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있을 뿐만 아니라 슈만이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한껏 담아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가사 내용을 보니, 슈만이 얼마나 클라라를 사랑했는지 대충 감이 잡히지 않는가 말이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장인어른 되는 사람과 법정 싸움까지 해서 결혼에 골인했을까...
천재와 광인은, 종이 한 장 차이라더니. 이런 열정이면,
정말 정상적으로 살기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리스트의 피아노 편곡도, 성악곡도 좋다.
본래 여자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남자 성악가가 부른 걸 찾아다녔지만
이 곡은 원래 여자곡이라 그런지 (가사 내용을 봐서는 남자가 불러야 할 것 같은데...-_-)
남자가 부른 게 거의 없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녹음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보질 못했다.
(어쩌자고 이걸 안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_-)
이안 보스트리지(테너)가 부른 것도 있지만, 문제는 여자가 부른 것만 못하다는 것... ㅠ_ㅠ
이런 이유로, 사실 즐겨 듣기로는 리스트의 피아노 편곡 쪽을 택하는 편이다.

피아노 편곡은, 랑랑의 살짝 느끼한 실황 동영상을 첨부한다.



악보도 같이 올려본다.
이거 연주할 수만 있으면... 정말 결혼식 축가로 해 주고 싶었었다.

Posted by 리히테르


Robert Schumann, Fantasiesutucke op.73 for cello & piano
1. Zart und mit Ausdruck
2. Lebhaft, leicht

Steven Isserlis, cello
Denes Varjon, piano









이 사진 이후,
다시는 이만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을거라는 예감이 들었던
그 때를 종종 상기하곤 한다.
여전히 내 방 벽에 액자째로 걸려있는 이 사진은...
한여름, 충무로 남산골 한옥마을, 혼자서 카메라만 딸랑 메고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갔던 그곳에서
빛과, 사진기와, 나와, 사진에 나와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절묘하게 딱 맞아들었을 때였는지 생각나게 한다.

창밖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벌써 가을이다.
Posted by 리히테르
리히테르의 슈만 연주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거...

숲에 난 작은 오솔길로 들어가서... 
외로운 꽃도 만나고
저주받은 장소도 지나가고 정겨운 풍경도 보고
오두막에도 들리고 예언하는 새도 마주치고 나서
사냥꾼 무리가 흥겹게 맥주마시면서 부르는 노래를 듣고
해가 뉘엿 뉘엿 질 무렵 집에 오는 코스를
음악으로 나타낸 곡.
말 그대로. 숲(Wald)의 정경(Szene).

하도 좋아해서
악보 구해서 쳐보다가...

역시 슈만을 치기엔 내 손이 너무 작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저 듣는 데 만족하기로 했다.

8도도 간신히 짚는 요 쪼끄만 손.

칠려면
요새 랩미팅 준비하다가 들었던
바흐 프랑스 모음곡 5번이나...

...
....

에효. 
내가 왜 이러지.
시간이 있긴 있더냐.

어제부로 d-day 있는 일이 두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나서
징징대고 있는 마당에... -_-

풍월당 홈페이지 갔다가 멘델스존 피아노곡이 새로 나왔다는 얘기에
또 솔깃해 버렸어...
쩝.
언제 사서 다 들을려고...'_';;

잠시 관심이 뜸하나 했더니
또 낭만곡이 땡긴다.
왔다 갔다 하는 이놈의 취향.


풍차가 있는 저녁 풍경



강가에서





Robert Schumann
Waldszenen, op.82

1. No.8 Jagdlied (Hunting Song)

2. No.9 Abeschied (Farewell)

Sviatoslav Richter, piano
Prague, Rudolfinum, 1956 Nov.26th-28th
Live Recording
Posted by 리히테르

손열음과 타카치 퀄텟의 슈만 피아노 퀸텟이라니.
게다가 음향도 좋은 LG 아트센터.
아흙... 아쉬워서 어떡해.
왜 주말에 공연하지 않고 꼭 평일에 하냔 말입니다.
나같은 직장인도 좀 볼 수 있는 공연을 제공하라!

그래도 작년에는 안젤라 휴이트랑 비온디/에우로파 갈란테
라도 봤지... 올해는 어지간한 공연들이 어쩌자고 거의다 평일공연이라
언감생심 갈 수 있을거라는 꿈도 못 꾸겠다.
안습 -_-; 
옛날에 알고 지냈던 음대 친구들 연주회라도
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과연 가능할지.
얘들아 제발 주말에 공연해 줘요.

손열음... 내 동생 정도의 나이인데
몇 년 전 금호아트홀 독주회를 듣고 홀딱 반해버렸던 기억이 난다.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랑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7번이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강렬한 연주를 들려줬다.
조그만 아이가 그 힘든 레퍼토리들을
하도 기세 좋게 파워풀하게 연주해서,
농담으로 백 년 묵은 홍삼이라도 달여먹은 듯 했었다.
리히테르를 좋아라 하는 나로서는
꽤나 취향에 맞는 연주자였기에, 나름 팬이었지요 ㅋㅋ
예전에는 정말 국내파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연주자였는데
요즘에는 어떤 평가를 받는지 잘 모르겠다.

타카치 퀄텟... 내가 첫번째로 샀던 베토벤 현악 사중주(베현사)
전집이 알반베르크 퀕텟이었고, 두번째가 얘네들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베현사 전집을 살 마음이 안 들더구만...
알반베르크 퀄텟이 이미 좀 곰팡내가 슬슬 나기 시작하는
고전적 스탠다드라면 타카치 퀄텟의 연주는
현대적인 균형이 잡힌 연주라고나 할까.
베현사 말고도 다른 작곡가들의 실내악 연주도
꽤 좋은 연주라고 정평이 나 있었다.
요새는 브람스 실내악집도 내고 그러던데
우리나라에 몇 번 왔다고 하지만 좀체 볼 기회가 없었다.
생각해보니 현악 사중주 실연은 정말 한 번도 못 봤구나.
하겐 퀄텟도 한 번 왔었는데, 난 이상하게 하겐 퀄텟은
너무 깔끔하다는 생각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역시나 시간관계로 공연을 보지 못했었다.

슈만의 이 피아노 5중주는 리히테르와 보로딘 연주를 처음 듣고
완전히 꽂혔는데, 유투브에서 동영상으로 보긴 했지만
실연을 꼭 한 번 보고 싶은 곡 중의 하나였다.

그런 곡이고, 그런 연주자들이라
이번에 꼭 좀 보고 싶었는데...
에효...  그것 참.

이거 참. 국가 고시 보기 전에 바흐 페스티벌 못 간 것 보다
더 아쉽다. 그 때는 시험이라는 핑계라도 있었지. 쩝...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슈만 피아노 퀸텟 마지막 악장을
리히테르와 보로딘의 연주로 틀어놓고 들어본다...
역시 꽝꽝하니 행진곡풍으로 신나게 흘러나오는게,
들을 때 마다 속 시원하니 재밌다. ㅋㅋ

슈만이 schizophrenia 였다는데, 곡을 작곡할 때 마다
자기 자신의 자아를 유순하고 부드럽고 섬세한 Eusebius와
활발하고 격정적인 Florestan으로 분리해서 생각했다는 얘기를
어디서 주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유명한
Florestan Trio가 여기서 나온 이름이다.
슈만의 피아노 곡에서는 이런 양 극단을 달리는 곡이
번갈아가면서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다비드동맹무곡집이나
카니발 같은데서 아주 잘 나타난다고 하더라.
그렇게 따진다면, 이 곡의 마지막 악장은 
정말 슈만이 가지고 있었던 Florestan의 면모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한다.

[##_Jukebox|cfile5.uf@114DC2124A37D67901AB0A.mp3|AudioTrack 08.mp3|autoplay=0 visible=1 color=black|_##]
Schumann Piano Quintet op.44 in Eb major
IV. Allegro ma non troppo

리히테르와 보로딘 퀄텟의 연주가 안 올라간데서...
꿩 대신 닭으로.
Lasalle Qurtet 과 James Levine의 연주 ^^
연주 시간은 비슷하군요. 리히테르만큼 강렬한 타건을 선보이진 않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연주라고 생각해요.


아참... 짤방은 엄마가 놀러가서 찍어오신 예쁜 꽃...
나 대학원 시험보고 컨퍼런스랑 저널발표 준비한다고
주말에 아무것도 못 하고 병원 지하에 처박혀 있는 사이에
헤이리에 놀러갔다 오셔서 이런 멋있는 사진을 보여주셨다.
요즘 내 DSLR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시더니
내가 카메라 못 들고 다니는 사이에 사진을
나보다 더 잘 찍게 되셨다.
참 예쁘게 나왔다 ^^ 큰 거 내 컴 바탕화면으로 활용 중.



Posted by 리히테르